지난 15일 올레길 10코스를 걷고 왔습니다.
올레길 10코스에는 용머리 해안, 산방산, 송악산 등이 어울려 매우 아름다운 곳으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코스입니다.
평소처럼 숙소에서 오전 8시에 출발해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올레 10코스 시작점인 화순 금모래해수욕장에 도착하니 오전 9시 40분입니다. 해변 언덕길을 오르려는데 우리 앞에 30여 명의 학생들이 올레길을 걷고 있습니다. 기념 사진도 찍고 왁자지껄 떠들며 친구들과 올레길을 걷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언덕을 넘어서면 해안 주상절리대와 산방산, 용머리 해안이 멋지게 어울립니다. 우린 이 아름다운 곳에서 30여 분 쉬면서 경치를 즐겼습니다.
어제 제주 뉴스를 보니 용머리 해안에서 관광객들의 낙석 안전 문제 때문에 안전모를 쓰고 용머리 해안을 들어가게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런데 용머리 해안 매표소에 도착해 보니 출입문이 닫혀있고 '기상 악화로 출입 통제'라는 안내판이 있습니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용머리 해안 바로 앞에는 유채꽃이 만발해 관광객들이 들어가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유채밭에 들어가 사진을 찍는데 천 원이라고 하네요. 우린 하멜전시관을 지나 송악산을 향해 걸었습니다.
아름다운 제주와 가슴 아픈 역사 현장
사계 해안 도로를 걷다 보면 해안 사구가 나타납니다. 바닷물과 바람에 깎인 해안 사구가 멋진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산방산을 배경으로 해안 사구의 모습을 담아 보았습니다. 여기서 조금 더 가면 사계 화석 발견지가 나옵니다. 사람 발자국, 사슴 발자국 등이 발견돼 접근을 막고 있습니다.
송악산으로 가면서 산방산 쪽을 돌아보면 정말 아름다운 모습이 연출됩니다. 마라도 유람선 선착장 옆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면서 옆 자리에 앉으신 부부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분들은 제주가 좋아 중문 색달에 1년 동안 살 집을 구한지 일주일 됐답니다.
며칠 전 비자림을 돌아볼 때도 교사 부부를 만났는데 아내가 '명퇴'하고 1년 간 제주에 살기 위해 집을 얻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오늘도 그런 이야기를 듣습니다. 제주에 살고 싶은 사람들이 많은가 봅니다.
부남코지에 서면 산방산과 형제섬이 어울려 멋진 그림이 되고, 해안길을 걷다 보면 왼쪽으로 가파도와 마라도가 가까이 보입니다.
송악산을 지나 섯알 오름에 오르면 일본군의 진지가 나오고, 조금 더 걷다 보면 제주 4·3 유적지가 나옵니다. 여기서부터는 넓은 농경지를 지나는 길입니다. 얼마를 걷다 보니 비행기 격납고가 나옵니다. 일본군들이 태평양 전쟁 때 사용하던 격납고와 알뜨르 비행장입니다.
지금은 넓은 잔디밭으로 남아있습니다. 아픈 역사의 흔적들을 보며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봅니다. 넓은 농토길을 지나니 다시 바다가 보입니다. 모슬포 항이 가까워 옵니다. 올레 10코스를 걸으며 아름다운 자연에 빠지기도 하고 아픈 역사에 마음이 아프기도 하였습니다. 이제 다음 날이면 제주 여행 일정이 끝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