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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방범순찰대 지동지대 회원들이 어르신들께 전해드릴 반찬을 준비하고 있다
▲ 지동순찰대 자율방범순찰대 지동지대 회원들이 어르신들께 전해드릴 반찬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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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방범기동순찰대는 마을의 안녕과 청소년 선도 등을 위해 민간인들이 구성한 기동순찰대이다. 자원봉사자들인 이들은 사명감과 봉사정신으로 관내의 사회질서 안녕과 민생치안 등을 주로 담당한다. 지역민들의 인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봉사활동을 생활화하여 타의 귀감이 되며 사회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방범기동순찰대 지동지대는 2005년 5월에 8명의 대원으로 시작했다. 현재는 박경숙 지대장을 비롯하여 27명의 순찰대원이 함께 한다. 이들은 매주 5회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후 9시부터 오전 1시 사이 방범활동을 하고 있다. 매월 첫째 주 금요일에는 30여 명의 홀몸어르신들에게 점심식사 및 반찬을 제공한다.

또한 매월 정기적으로 홀몸어르신들께 이발·미용 봉사와 현장봉사를 하고 있다. 지동 관내의 크고 작은 행사장에는 언제나 기동순찰대 제복을 말끔히 차려입은 대원들이 나와서, 장내정리 및 교통정리 봉사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그 외에도 수원시의 행사장에서도 늘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다.

반찬과 털목도리까지 준비하는 세심함

박경숙 지대장(우측)과 대원들이 홀몸어르신들께 전해 줄 반찬을 정리하고 있다.
▲ 정리 박경숙 지대장(우측)과 대원들이 홀몸어르신들께 전해 줄 반찬을 정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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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한 번씩 전해주고 있는 반찬을 포장해 놓았다. 안에는 직접 짠 털목도리도 들어 있다.
▲ 포장 매달 한 번씩 전해주고 있는 반찬을 포장해 놓았다. 안에는 직접 짠 털목도리도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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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낮 12시 경,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세지로 306번 길 29-5(지동)에 소재하고 있는 지동지대를 찾아갔다. 마침 올 들어 첫 번째 금요일이라 대원 20여 명이 나와서 반찬 봉사를 하고 있었다. 날이 쌀쌀한데도 불구하고 홀몸어르신들께 전해 줄 반찬을 조리하느라 한데서 음식을 준비하고 있다.

"오늘 반찬은 고등어구이와 고추튀김, 그리고 아구찜과 만두를 준비했어요. 1월이라 따듯하게 드시라고 만두를 빚었는데 어제 대원들이 모여서 700개 정도를 만들었어요. 오늘 이 음식을 용기에 담아 어르신들께 전해 드려야죠. 그리고 겨울이라 어르신들이 조금 따듯하게 지내실 수 있도록 우리 대원 한 사람이 직접 털실로 짠 목도리 30개를 가져왔어요. 그것도 반찬과 함께 전해드릴 겁니다."

박경숙 지대장은 수원시 방범순찰대 중에 유일한 여성지대장이다. 대원들과의 사이가 좋음은 물론이고, 활동분야에서도 최고로 꼽힌다. 지난해는 경기도 내 571개소의 자율방범대 중 단 5곳이 받은 베스트 자율방범대로 선정되어 경기경찰서장의 인증패를 받았다.

순찰대 사무실에도 점심을 먹는 어르신들이 찾아와

추운날인데도 불구하고 밖에서 조리를 하는 모습. 대원들이 음식을 나르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그 뒤편에 어린 여학생의 모습도 보인다
▲ 조리 추운날인데도 불구하고 밖에서 조리를 하는 모습. 대원들이 음식을 나르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그 뒤편에 어린 여학생의 모습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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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여 명의 어르신들이 순찰대 사무실을 찾아왔다. 한약제 15가지를 넣어 끓인 육수로 삼계탕을 끓였다
▲ 상차림 70여 명의 어르신들이 순찰대 사무실을 찾아왔다. 한약제 15가지를 넣어 끓인 육수로 삼계탕을 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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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12시가 되자 순찰대 사무실로 어르신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이렇게 반찬을 하는 날이면 사무실에서 음식을 조금 더 준비해 어르신들께 점심을 차려드린다. 연세가 지긋한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이 순찰대 사무실 안에 마련한 식탁에 앉자, 대원들이 곧바로 음식을 차려 내오기 시작한다.

"오늘은 삼계탕 드시라고 마련했어요. 날도 춥고 하니까 모두 이 삼계탕 드시고 기운들 내시라고요. 잔나비걸상 버섯 등 한약재 15가지를 함께 넣고 끓여낸 육수를 이용해 토종닭으로 조리한 삼계탕예요. 많이 드시고 힘들 내셔서 건강하게 오래사세요."

반찬을 조리하고 음식을 대접하는 비용은 어디서 지원을 받는 것도 아니다. 모두 대원들이 회비를 내서 봉사를 하고 있다. 상에는 한약재 삼계탕과 김치, 아구찜, 만두 등이 한 상 잘 차려졌다. 음식을 드시고 한 무리의 어르신들이 밖으로 나가자 또 다시 한 무리가 들어온다.

장소가 비좁아 한꺼번에 대접을 할 수가 없어 이렇게 몇 번에 나누어서 식사를 제공한다. 반찬 나눔과 음식대접이 다 끝나고 나면 오후 2시가 훌쩍 지난다. 대원들은 그때야 비로소 늦은 점심을 먹을 수 있다.

연신 음식을 나르고 있는 봉사자 중에 어린 여학생 둘이 보인다. 대원 한 사람의 딸들이라고 옆에서 귀띔을 한다. 부모님들이 봉사를 하는 것을 지켜 본 아이들이, 방학 중 스스로 봉사를 하기 위해 이렇게 동참을 하게 되었단다. 부모의 봉사활동을 본 아이들은 무엇이 달라도 다르다고 한다. 아이들의 귀감은 바로 부모들이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와 티스토리 <바람이 머무는 곳>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자율방범순찰대, #지동지대, #수원, #반찬봉사, #삼계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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