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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2일 "김정은 동지의 특사로 최룡해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이 중화인민공화국을 방문하기 위하여 22일 비행기로 평양을 출발하였다"고 보도했다. 지난 2012년 4월 1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김일성 주석 생일기념 열병식에서 김정은 옆자리서 보좌하는 최룡해.
▲ 북 김정은 특사 최룡해, 중국 방문 위해 평양 출발 북한의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2일 "김정은 동지의 특사로 최룡해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이 중화인민공화국을 방문하기 위하여 22일 비행기로 평양을 출발하였다"고 보도했다. 지난 2012년 4월 1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김일성 주석 생일기념 열병식에서 김정은 옆자리서 보좌하는 최룡해.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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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복심'이 특사로 중국을 방문했다.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삐걱대던 북·중관계의 회복을 꾀할 뿐 아니라, 핵·미사일 문제를 대화 테이블에 올려 중국의 지원을 얻어내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2일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이자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인 최룡해가 김정은 위원장의 특사로 중국으로 향했다고 보도했다. 특사단 일행은 리영길 상장(중장에 해당), 김성남 로동당 중앙위 부부장, 김형준 외무성 부상(외교부 차관에 해당) 김수길 중장(소장에 해당) 등이다.

이들은 22일 고려항공편으로 중국 베이징에 도착, 첫 일정으로 왕자루이 당 대외연락부장을 만났다. 왕 부장은 지난 해 8월 북한을 방북해 김정은 제1위원장을 면담하는 등 오랫동안 대북한 외교를 담당해왔다.

면담 내용과 향후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김 위원장이 중국에 특사를 파견한 것은 우선, 삐걱대는 북·중관계를 복원하는 데에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은행이 북한의 조선무역은행 계좌를 폐쇄하는 등 중국이 UN 안보리의 대북제재에 보조를 맞추는 모습을 보였고, 중국 어선이 북한에 나포돼 2주간 역유됐다 석방되는 등 양국간 감정도 악화하는 상황이다.

"최룡해는 김정은의 '복심'", "북중 정상회담 논의 가능성"

그러나 최룡해 총정치국장이 특사를 맡았다는 점은 이번 특사의 과제가 현안 해결에 그치지 않는 것이라는 근거가 되고 있다.

최 국장은 북한 권력 공식서열로는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다음이고, 군부에서는 제1인자다. 그러나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과 함께 북한의 김정은 체제를 움직이는 실세로 평가된다. 지난 2010년 9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으로부터 김정은, 김경희(김정일 여동생) 등과 함께 대장 칭호를 받은 걸 봐도 최 국장이 김정은 권력 승계과정에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은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최 국장 집안이 '대를 이어 충성하는' 집안이란 것도 김정은 위원장이 최 국장을 신임할 수 있는 이유가 된다. 최 국장의 부친인 최현 전 인민무력부장은 김일성에 충성했고 김정일 위원장이 권력을 승계하는 과정에서도 큰 힘이 됐다. 최현이 동북항일연군의 유명한 지휘관이었다는 사실 또한 중국에서 우호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최룡해 총정치국장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의 입장을 그대로 전달할 수 있는 최측근이자 '복심'"이라며 "최룡해가 특사가 됐다는 것 자체가 북한이 이번 특사 파견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걸 대변한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현재 중국 어선 나포나 중국 은행의 북한 계좌 동결과 같은 북·중 간의 현안도 있지만 이런 차원을 넘어 미·중정상회담, 한·중정상회담이 줄줄이 예정돼 있는 상황에서 북한과 중국 간 한반도 정세와 관련된 논의가 있지 않을까 한다"며 "김정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예측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 수석연구위원은 "이지마 이사오 특명 담당 아베 내각관방 참여(자문역)의 방북이 대외 유화정책의 첫 번째 신호탄이라면, 최룡해의 방중은 두번째 신호탄으로 간주할 수 있다"며 "최룡해 총정치국장이 북한의 추가 핵실험 포기 등 중국이 바라는 모종의 선물을 가지고 방중 했다면, 이번 최룡해의 방중을 계기로 김정은의 방중 및 북중 정상회담 개최 문제도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특사 방문에서 북·중간 핵 및 미사일 문제가 논의되리라는 전망도 나왔다. 지난해 8월 방중했던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이 아니라 최 국장이 특사가 된 데 대해 정 연구위원은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은 북한의 핵 및 미사일 문제에 대해 논의할 적임자가 아니다"라면서 "군부의 제1인자를 보낸 것은 중국 측이 북한 측과 북한의 핵 및 장거리미사일 문제를 가지고 논의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특사 파견이 북한 입장에선 긍정적인 결과로 나타나리라는 전망도 나왔다. 박홍서 동덕여대 연구교수는 "90년대 초반부터 유지됐던 북·중관계의 프레임에는 변화가 없다"며 "북한이 사고를 치면서 북·중 간 갈등이 생겼다가, 대화한 뒤에 중국이 북한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주는 '설거지'를 해주고 북한은 중국을 추켜세우면서 꼬리를 내리는 패턴이 그대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태그:#최룡해, #특사, #북한,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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