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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스탠드 서비스 이후 '뉴스스탠드' 연관 검색어. 서비스 삭제나 중단에 대한 검색어가 대부분이다.
 뉴스스탠드 서비스 이후 '뉴스스탠드' 연관 검색어. 서비스 삭제나 중단에 대한 검색어가 대부분이다.
ⓒ 네이버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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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일부터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뉴스스탠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는 기존의 뉴스캐스트 방식에서  다양한 언론사들의 기사를 종합해서 추려내고, 이를 메인의 상단에서 번갈아가며 보여주던 것과 다른 형식이다.

바로 사용자가 직접 원하는 언론사를 등록하여 해당 신문의 기사들만을 받아보는 방식인데, 이런 서비스의 변경은 '낚시'로 불리는 기존의 선정적인 기사경쟁을 완화시키기 위해서라는 취지라는 명목이었다.

트래픽 줄어든 언론사와 공정성 시비 털어낸 포털... 누구에게 이득인가?

언뜻 보기에는 포털사이트 이용자들에게 희소식일 수 있다. 자극적인 제목으로 클릭을 유도하던 기사들이나 다른 이유로 구독을 원하지 않는 언론사의 글을 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또 다른 우려를 낳는다. 뉴스를 선택적으로 선택하는 것은 인터넷 미디어의 노출도를 낮출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네이버가 뉴스스탠드 서비스를 시작한 뒤로 언론사들의 트래픽이 대폭 낮아진 것으로 밝혀졌다.(관련기사 : <미디어스> <뉴스스탠드로 언론사 트래픽 반토막…네이버 '일거삼득'>)

이런 현상은 인터넷 언론의 축소를 부추길 여지가 크다.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인터넷의 접속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간편해졌고, 그에 따라 온라인 매체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였다. 종이로 발행되는 언론들은 자연스레 전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확고히 유지하던 위치를 잃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인용된 <미디어스> 기사를 보면, 네이버 뉴스스탠드 서비스 개시 이후에 '직접 언론사를 선택하여 기사를 읽는' 사람의 수는 매우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이용자들은 검색을 통해서 기사를 읽고, 포털을 통해 뉴스를 보는 경우 자체가 현저하게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오프라인 신문 판매부수에 있어서 높은 점유율을 자랑하는 보수언론은 결과적으로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 인터넷 언론의 영향력이 감소하면 자동적으로 잃어가던 위신을 되살릴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수차례 '저질언론 퇴출'을 말하며 "네이버를 집단 탈퇴하겠다"던 조중동이 최근 조용해진 이유를 유추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선정성 낚시기사'와 '기사제공의 공정성' 등의 문제로 비판을 받았던 포털사이트 네이버는 고민을 털어내게 되었다. 사용자가 직접 언론을 '선택'하게 되었기에 이제는 포털의 책임과 부담이 줄어들기 마련이다.

보고 싶은 기사만 봐서 좋다? '확증편향' 부추길 우려 있어

하루에만 천만 명 이상의 사용자가 방문하는 포털사이트에선 뉴스마저도 '소비'되는 콘텐츠 중 하나로 치부된다. 그런 이유로 위에 열거한 문제도 '사용자의 편리'를 위해서라는 말로 비켜갈 여지가 많다. 포털사이트 사용자가 자신이 원하는 언론의 기사만 볼 수 있다는 것은 사용자의 입장에선 분명 솔깃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는 '확증편향'이라고 불리는 경향을 부추기는 요소가 될 수 있다. 바로 '자신의 신념과 일치되는 증거만 수집하고, 반대되는 것은 배제하려는' 심리이다. 뉴스를 통한 정보의 습득과 인지에 있어 편향된 태도가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확증편향 자체는 보수-진보의 개인적 정치성향을 가리지 않고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지만, 지난해 '나주 성폭행범 사진 1면 게재' 등 오보가 끊이지 않았던 보수언론의 신뢰도를 생각해보면 이는 간단히 넘겨볼 문제가 아니다. 직접 언론을 선택한 뉴스구독자는 이미 그 언론을 상당히 신뢰하는 상태일 것이므로, 뉴스가 사안을 다루는 방식과 그 내용이 진실된 것인가에 대한 물음을 다시 던져볼 의지는 부족할 가능성이 크다.

특정분야에 대해서 아예 다루지 않거나, 한쪽으로 치우친 기사들만 접하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사회구성원들은 더욱 양극화될 것이다. '정보의 바다'로 불리는 인터넷의 보급은 지난 10년간 보다 쉽고 널리 다양한 지식을 보급하는 등 많은 긍정적인 효과를 낳았다. 그러나 인터넷 이용이 '뉴스의 편식'으로 이어지게 된다면, 이는 그런 효과들을 뒤집을 것이기에 분명 안타까운 일이다.

포털사이트의 독점을 벗어난 새로운 언론의 보급형태 필요

네이버는 검색의 대명사로 인식될 만큼 사용자가 많다. 그만큼 검색과 접속자도 많고, 자연스레 언론들도 인터넷에 뉴스를 공급하는 매체 중 큰 비중을 두게 되었다. 하지만 그만큼 네이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고, 이는 뉴스스탠드 서비스가 시행된 이후 인터넷 언론사에게는 타격으로 돌아오고 있다.

네이버가 꾸준히 서비스 개선을 위해 노력해주기를 바란다. 기존의 비판에서 벗어난 것에 만족하기엔 네이버의 영향력이 매우 커진 상태이고, 그에 어울리는 책임감을 가져야 마땅할 것이다. 사용자의 선택 위주로 서비스를 변경한 뒤에 지켜보는 자세로 머무른다면, 정보의 전달자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방관한다는 또 다른 비판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네이버만을 탓할 문제가 아니다. 독점이라 불릴 정도로 네이버의 영향력이 커진 지금, 언론사들도 도태되지 않으려면 기사보급을 위한 새로운 방식을 찾을 필요가 있다. 포털사이트 첫 화면에서 뉴스를 '한 번의 클릭'으로 접하던 편리함을 추구하던 사용자들도 다른 포털사이트로 빠져나갈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변화가 도래한 만큼, 언론사도 새로운 방안을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네이버가 새로 도입한 '뉴스스탠드' 서비스가 단발성 개편에 그치지 않고, 포털 사용자와 언론사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미디어의 개혁이 될 수도 있다. 서비스 개시 이후 열흘 가까이 지난 지금, 앞으로 어떤 변화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태그:#네이버 뉴스스탠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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