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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평 돌머리 해변. 연인들이 해변을 거닐며 사랑을 얘기하고 있다.
 함평 돌머리 해변. 연인들이 해변을 거닐며 사랑을 얘기하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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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가 지나고 경칩이 지났다.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몸과 마음을 활짝 펼 때다. '나비고을'로 알려진 전남 함평의 돌머리로 간다. 석두(石頭)마을이란 지명보다 옛 이름 그대로가 더 정겨운 곳이다. 이 해안을 따라가는 길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해안누리길 가운데 하나다. 이른바 '돌머리 해안길'이다.

길은 함평읍 돌머리 해수욕장에서 해수찜으로 알려진 손불면 궁산리 신흥마을까지 이어진다. 7.6km에 이른다. 거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걷는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길이 좋고 평탄해서다. 여름날 해변보다도 훨씬 낫다.

나비 조형물이 보이더니 금세 함평이다. 함평읍에서 갯내음을 따라가니 돌머리 해안이다. 해변을 찾는 발길이 부쩍 늘었다. 날씨가 풀린 덕이다. 아이들 손을 잡고 온 가족단위 여행객이 많다. 연인들도 해변에 발자국을 남기며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추억을 만들고 있다.

돌머리 해안의 인공풀장 모습. 풀장 둑 위로 사람들이 걷고 있다.
 돌머리 해안의 인공풀장 모습. 풀장 둑 위로 사람들이 걷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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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머리 해변 풍경. 아이들이 모래성을 쌓으며 놀고 있다.
 돌머리 해변 풍경. 아이들이 모래성을 쌓으며 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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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머리 해안은 갯벌 해변이다. 물이 들면 완전한 바다가 된다. 부모랑 함께 온 아이들이 바닷가에 모래성을 쌓으며 놀고 있다. 바닷물이 빠지면 더 신나는 갯벌 체험장이 완성된다. 조개가 살고 게가 노니는 게 신기하기만 하다. 밀물과 썰물이 하루에 두 번씩 되풀이되는 것도 신비스럽다.

이 갯벌은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다. 사철 다양한 먹을거리로 식탁을 풍성하게 해주는 밭이고 시장이다. 소득도 쏠쏠하다.

한쪽에 인공 풀장이 있다. 여기에 물을 채우고 비우는 것도 바다의 몫이다. 조수간만의 차가 물을 채웠다 비웠다 한다. 여느 풀장처럼 새로운 물로 바꾸려고 일부러 애쓸 필요도 없다.

빨갛게 물든 바닷가... 줄지어 찾아드는 사진 동호인들

돌머리 해변의 해송숲길. 해안을 따라 산책로가 예쁘게 놓여 있다.
 돌머리 해변의 해송숲길. 해안을 따라 산책로가 예쁘게 놓여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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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머리 해안의 해송숲길. 해안을 따라 놓인 숲길이 한가롭다.
 돌머리 해안의 해송숲길. 해안을 따라 놓인 숲길이 한가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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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에는 해변만 있는 것도 아니다. 바람을 막기 위해 심어놓은 해송이 아름드리 숲을 이루고 있다. 해송 사이로 난 산책로가 예쁘다. 보드라운 흙길이다. 그 길에 나무 부산물을 깔아 놨다. 해안을 따라 구부러지는 길도 매력적이다. 그 길을 연인들이 유유자적하며 거닐고 있다. 다정한 뒷모습이 질투심을 일으킨다.

해변을 배경으로 들어선 원두막도 아름답다. 옆에 나란히 선 둥근 돌탑이 원두막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돌머리 해변의 낙조 포인트다. 해는 함평만을 통째로 물들이며 해제반도 너머로 떨어진다. 이때 돌탑과 원두막이 빨갛게 물든 바닷물에 그림자를 드리우는 장면을 찍으려고 사진 동호인들이 줄을 잇는다.

해변 전망대도 조망지점이다. 여기에 올라서면 함평만이 한눈에 펼쳐진다. 해제반도는 물론 저만치 염산 앞바다까지 눈에 들어온다. 바다도 하늘도 모두 느긋하기만 하다. 간간이 떠있는 빈 배가 호젓함을 선사한다.

돌머리 해변의 돌탑과 원두막. 해질 무렵이 되면 낙조 포인트가 된다.
 돌머리 해변의 돌탑과 원두막. 해질 무렵이 되면 낙조 포인트가 된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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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머리 해변의 해변전망대. 해변 끝자락에 자리하고 있다.
 돌머리 해변의 해변전망대. 해변 끝자락에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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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머리 해수욕장을 벗어나 해안도로를 따라 간다. 주포까지 아스팔트 포장길이 이어진다. 도자기 빚기를 해볼 수 있는 체험장이 중간에 있다. 주포삼거리 배수갑문에서 마을사람들이 그물을 거둬들이고 있다. 그물에 숭어가 줄줄이 걸려 올라온다. 토실토실 살이 오른 것들이다. 주민들도 연신 싱글벙글이다.

여기서부터 궁산리 신흥마을까지는 둔치로 이어진다. 둔치의 길이가 700∼800m쯤 된다. 둔치 왼쪽은 바다고 오른쪽은 들녘이다. 길이 푹신하다. 자전거도로도 둔치를 따라 놓여있다.

아, 해수찜은 이렇게 하는 거구나

주포의 배수갑문 풍경. 마을주민이 그물을 쳐 숭어를 잡고 있다.
 주포의 배수갑문 풍경. 마을주민이 그물을 쳐 숭어를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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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갑문 둑방길. 주포에서 신흥마을로 가는 길이다.
 배수갑문 둑방길. 주포에서 신흥마을로 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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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마을에는 해수찜 체험장이 몇 군데 있다. 손님들이 사용한 덧옷이 세탁을 거쳐 바닷바람과 햇볕에 고슬고슬 말라가고 있다. 해수찜을 하고 나온 사람들도 개운한 표정이다.

이곳의 해수찜은 수증기를 이용한 재래식 찜질이다. 기록에 의하면 1800년대부터 민간요법으로 이용돼 왔다. 불에 달궈진 유황돌을 넣은 바닷물을 바가지로 퍼서 수건으로 적시는 방식이다. 입고 있는 옷이 흠뻑 젖을 만큼 충분히 적셔준다. 물이 적당히 식은 다음엔 탕에 몸을 담그기도 한다.

바닷물이 찜찜하고 찐득할 것이라는 건 선입견일 뿐이다. 보통의 바닷물과 달리 끈적거림이 없다. 바닷물에 들어갔다 나오면 바로 샤워를 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해수찜은 물로 헹구지도 않는다. 몸을 그대로 말린다. 그래야 약효도 좋다. 바닷물과 소나무 장작불, 유황돌의 신비한 조화다. 도시의 최신식 온천이나 찜질방에서 느낄 수 없는 색다른 맛이다.

돌머리 해안도로. 돌머리 해변에서 주포로 이어지는 도로다.
 돌머리 해안도로. 돌머리 해변에서 주포로 이어지는 도로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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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머리 해안길은 여기서 끝난다. 그러나 더 걸을 수 있다면 민예학당까지 가도 좋다. 해수찜마을에서 4km가량 더 가야 한다. 해안을 따라 펼쳐진 마늘밭과 첨단 양만단지를 지나 교촌마을에 자리하고 있다.

민예학당은 감물로 염색을 하는 집이다. 1970년대 노래 <꽃반지 끼고> <사랑해> <등대지기> 등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가수 은희 씨가 폐교를 고쳐 만들었다. 마을사람들의 사랑방 역할까지 하고 있는 알토란 같은 곳이다.

돌머리 해안의 마늘밭. 신흥마을에서 교촌마을로 가는 길에서 본 풍경이다.
 돌머리 해안의 마늘밭. 신흥마을에서 교촌마을로 가는 길에서 본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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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물염색하는 집 민예학당 전경. 가수 은희 씨가 살고 있는 집이다.
 감물염색하는 집 민예학당 전경. 가수 은희 씨가 살고 있는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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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 나비고을 함평의 돌머리 해안길은 지난 2일에 다녀왔습니다.
☞ 찾아가는 길 : 서해안 고속국도 함평 나들목으로 나가 23번 국도를 타고 함평읍에서 주포·손불 방면으로 가다 주포삼거리에서 왼편이 돌머리 해변이다.



태그:#돌머리해안길, #해안누리길, #돌머리해수욕장, #민예학당, #함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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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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