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 측은 3일 "새정치와 정권교체를 위해 문 후보를 지지해달라는 안 전 후보의 말씀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문 후보 측 우상호 공보단장은 이날 오후 안 전 후보 캠프 해단식이 끝나자마자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안 전 후보와 함께 새정치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반드시 정권교체로 보답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안 전 후보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공평동 캠프에서 열린 해단식에 참석해 "지난 11월 23일 사퇴 기자회견 때 단일 후보인 문 후보를 성원해 달라고 말했다"며 "지지자 여러분이 이제 큰마음으로 내 뜻을 받아주실 것으로 믿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안 전 후보는 "새정치를 바라는 시대정신은 보이지 않고 과거에 집착하고 싸우고 있다"며 여야 대통령 후보들의 선거운동 방식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를 두고 안 전 후보가 문 후보를 적극 지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선거법 제약 고려하면 최대 발언한 것" - "화끈한 화법이면 좋겠지만..."이와 관련해 우상호 단장은 "새정치를 향한 지향만이 국민의 감동을 얻을 거란 안 전 후보의 생각을 강조했다고 본다"며 "안 후보가 사실상 지지를 부탁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고, 기대했던 만큼 말했다고 평가한다"고 답했다. 그는 또 "앞으로 안 전 후보 지지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였는지가 중요하다"라며 "범야권 지지층, 안 전 후보를 지지했던 분들까지 문 후보 지지로 빠르게 합류해줄 것으로 판단한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문 후보 측은 안 후보가 이날 비판한 대상을 박 후보에 한정짓기도 했다. 우 단장은 "카더라 형식으로 상대 이미지를 무너뜨리기 위해 공격하는 게 흑색선전이다, 안 후보가 말한 것은 우리의 검증 방식보다는 박 후보 쪽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같은 긍정적인 평가와 다르게 문 후보 캠프는 다소 실망한 눈치였다. 안 전 후보의 캠프 해단식이 끝난 뒤 서울 영등포 민주당사는 적막에 휩싸였다. 브리핑실에 있던 기자들만이 짧은 탄식을 내뱉을 뿐이었다. 문 후보 측 대변인실은 기자들의 질문에 "곧 입장을 발표하겠다"며 입을 굳게 다물었다. 브리핑실을 지나다니는 문 후보 측 관계자들 중 일부는 쓴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우원식 총무본부장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선거법 제약을 고려하면 최대한 발언한 것 아니냐"면서도 "다만 목소리를 좀 더 높였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말을 줄였다. 문 후보 측 핵심관계자도 "화끈한 화법이면 좋겠지만…"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