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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19일 오후 서울 강서구 KBS스포츠월드에서 열린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주최 대선후보 초청 농정 대토론회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19일 오후 서울 강서구 KBS스포츠월드에서 열린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주최 대선후보 초청 농정 대토론회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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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문재인(민주통합당)·안철수(무소속) 대통령 후보는 TV토론을 통해 마지막 승부를 겨룬다.

지금까지 두 후보가 경쟁을 펼칠만한 장이 없었던 만큼, 후보등록일(25~26)일을 나흘 앞두고 열리는 TV토론의 승패에 따라 야권 단일후보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야권 단일화가 이번 대선의 최대 관심사인 만큼, TV토론은 대선 판 전체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TV토론의 승자는 누구일까? 먼저 경험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우위다. 당내 대통령 후보 선출 경선에서 여러 차례 TV토론 기회를 가졌다. 최대 '1대7'의 구도로 싸우며 맷집을 키웠다. 안철수 후보는 TV토론 경험이 없다. 하지만 청춘콘서트와 강연 정치에서 '즉문즉답'에서 보였듯, 메시지를 전달해 공감을 이끌어내는 능력은 안철수 후보가 앞선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험 vs 연습] '1분 30초 내에 답변하라' 승자는?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예비경선 토론이 지난 7월 24일 오후 마포구 상암동 <오마이뉴스>에서 정세균, 김정길, 김영환, 김두관, 문재인, 박준영, 손학규, 조경태 후보가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예비경선 토론이 지난 7월 24일 오후 마포구 상암동 <오마이뉴스>에서 정세균, 김정길, 김영환, 김두관, 문재인, 박준영, 손학규, 조경태 후보가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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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캠프 팀장급 관계자는 "안철수 후보는 TV토론 경험이 없지만, 문재인 후보는 16강전부터 TV토론을 치렀다"고 말했다. 축구에서 큰 경기 경험이 중요한 것처럼, TV토론 경험이 많은 문 후보가 안 후보보다 우세할 것이라는 평가다. 특히 1~2분 내에 답변해야 하는 순발력의 차이는 경험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문재인 후보는 정치인이 된 지 채 1년이 되지 않았지만, 올해에만 TV토론을 10여 차례 경험했다. 4·11 총선 때 부산 사상구 선거구에 출마한 문 후보는 4월 4일 손수조 후보와 TV토론에 임하며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문 후보는 초보적인 실수를 연발했다. 여러 차례 지정한 시간 안에 질문에 대한 답을 못한 것이다.

하지만 이후 토론회에서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민주통합당 재야 출신 의원모임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의 대선 후보 검증토론회에서 문 후보는 짧은 정치경력에도 날카로운 질문에 무난하게 대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경선 때는 맷집을 키웠다. 당내 대세론의 주인공이었던 문 후보는 예비경선 때는 '1대7', 본 경선 때는 '1대4'의 구도로 나머지 후보들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참여정부 비판론 등에 대해 발끈 흥분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경선 토론회 막바지로 갈수록 여유를 되찾았다.

반면, 9월 19일 대선 출마선언을 하면서 정치인으로 직업을 바꾼 안철수 후보는 TV토론 경험이 없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연습'이다.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해도, 승부차기 연습은 실전에서 큰 도움이 된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13일 안철수 후보가 서울 금천구 독산동 한국당구방송에서 TV토론을 연습한 사실을 단독 보도한 바 있다. (관련 기사 : 안철수 TV토론 리허설까지 마쳤다) 안 후보는 10월부터 당시까지 적어도 4차례 이상 TV토론에 대비한 연습과 리허설을 준비해왔다.

안 후보는 TV토론이 진행되는 방식 그대로 연습했다. 그는 문 후보의 대역을 세워놓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분야별 의제에 대해 1분 30초 이내로 말을 끊어 답변하는 연습을 했다. 당시 스튜디오에 있던 한 관계자는 "정해진 시간 안에 발언하는 연습을 했다, 표정관리랑 시선처리도 실전처럼 해봤다"고 말했다.

안철수 캠프 핵심 관계자는 "안 후보는 정책흡수력이 빨라 모두 소화했다, 반면 문재인 후보 쪽의 정책은 허점이 많다"며 "TV토론에서 정책을 가지고는 안 후보가 이긴다"고 밝혔다. 하지만 캠프 내부에서는 "'검토해보겠습니다'와 같이 너무 신중한 모습만 보여줄까 걱정"이라는 평가도 있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13일 오후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 위치한 한국당구방송에서 박선숙 선대본부장과 함께 나오고 있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13일 오후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 위치한 한국당구방송에서 박선숙 선대본부장과 함께 나오고 있다.
ⓒ 조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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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문즉답 vs 작심발언] 누가 더 메시지를 잘 전달해, 공감을 얻나?

토론에서 1~2분의 제한 시간 안에 답변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실수가 패배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만회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TV토론을 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제한된 시간 안에 답변하는 기술보다 메시지를 잘 전달해 공감을 이끌어내는 능력에 더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경우가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새천년민주당)·정몽준(국민통합21) 후보 간의 TV토론이다. 그해 11월 22일 오후 7시부터 2시간 동안 열린 토론회는 단일화, 정치, 경제, 사회·문화, 외교·안보·통일 등 5개 주제에 대해 20분씩 서로 묻고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했다.

노무현 후보는 신중했고, 정몽준 후보는 공세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튿날 <한겨레> 여론조사팀의 여론조사 결과, 토론회를 시청한 응답자의 45.0%가 정 후보의 이미지가 좋아졌다고 밝혔다. 반면, 노 후보의 이미지가 좋아졌다고 말한 이는 36.4%였다. <조선일보>-한국갤럽, <중앙일보> 여론조사팀의 조사도 마찬가지였다. 반면, 노 후보의 손을 들어준 곳은 MBC가 유일했다.

하지만 같은 달 25일 오전 0시 10분께 발표된 단일화 여론조사 승자는 노무현 후보였다. 유효한 여론조사로 인정받은 리서치 앤 리서치 조사에서 노무현 후보는 46.8%의 지지율을 얻어, 42.2%의 정몽준 후보를 누르고 단일후보로 결정됐다. 그 직후 노 후보는 "(국민들이) 정치에 대해 희망을 갖게 한 것이 (승리의) 의미"라고 밝혔다.

문재인·안철수 후보 간 TV토론 역시 대중에게 얼마나 자기 생각을 잘 전달해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느냐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안철수 후보는 '전문가'다. 안 후보는 지난해 5월~9월 전국 각지의 대학에서 박경철 안동신세계연합클리닉 원장, 방송인 김제동씨와 함께 청춘콘서트를 열었다. 이후 그는 젊은 세대와 공감하는 멘토가 됐다.

안 후보는 대선 출마 선언 이후에도 강연 정치를 이어나가면서 '감'을 유지했다. 대학 강연 뒤 질의응답에서 학생들의 다양한 질문에 안 후보는 '즉문즉답'으로 희망을 주는 메시지를 전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메시지를 전달하는 능력은 안 후보가 앞선다는 게 안 후보 쪽의 판단이다.

안 후보에게 '즉문즉답'이 있다면, 문재인 후보에게는 작심 발언이 있다. 그는 지난 16일 <오마이뉴스> 열린 인터뷰에서 단일화 파행과 관련해, "안 후보가 과장된 보고를 받고 있다"며 작심발언을 했다. 절제된 언어만 사용하는 그가 이와 같은 거침없는 발언을 내놓은 것을 두고, 당내에서는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점수를 땄다"는 평가가 나왔다.


태그:#TV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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