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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대를 드리우고 기다림 끝에 물 좋은 고기를 낚아 올리자 환호성이 터졌습니다.
 낚시대를 드리우고 기다림 끝에 물 좋은 고기를 낚아 올리자 환호성이 터졌습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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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1일, 10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그래서인지, 10월을 정리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어떻게 해야 정리 잘했다고 소문날까요. 역시 자연을 즐기는 게 최고일 것입니다.

지난 6일, 고등학교 친구들과 전남 여수 안도에 낚시 갔을 때 일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벗들과 만나니 거리낌 이야기를 나눕니다. 주위를 의식하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을 거침없이 할 수 있다는 건 또 하나의 위안입니다. 그래서 친구가 제일인 것 같습니다.

친구들과 바다낚시 포인트로 잡은 곳은 금오도와 안도를 잇는 안도대교가 보이는 가두리 양식장 인근이었습니다. 당시 큰 태풍이 지나간 뒤라 부서진 가두리 양식장을 볼 수 있었습니다. 가슴이 아팠습니다. 어쩌다 보니 친구들과 섬 낚시 이야기를 나눴고, 한 친구의 집이 있는 안도로 낚시 여행을 떠난 것이었습니다.

낚시는 설익은 강태공을 두 종류로 나눕니다. 판단 기준은 '고기를 잡았냐 못 잡았냐.' 고기를 잡은 사람은 목소리가 커지고, 못 잡은 사람은 상대적으로 조용해집니다. 또, 고기가 잘 잡히는 곳에서는 돔을 잡았는지 여부에 따라 각자의 자신감은 큰 차이를 보이곤 합니다.

고기 입질과 낚시 인증 샷의 두 가지 풍경

낚시에서 줄돔을 낚아 올린 인증 샷은 절로 즐겁습니다.
 낚시에서 줄돔을 낚아 올린 인증 샷은 절로 즐겁습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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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의 손맛은 낚아 올리는데 있습니다.
 낚시의 손맛은 낚아 올리는데 있습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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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를 걷어 올린 후 씨알이 작으면 인증 샷에서도 고기를 앞으로 쭉 뺍니다.
 낚시를 걷어 올린 후 씨알이 작으면 인증 샷에서도 고기를 앞으로 쭉 뺍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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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 풍경은 어디나 매한가지입니다. 낚시를 할 때는 조급증과 여유로움이 한꺼번에 드러납니다. 그러니까, 살면서 내공을 길렀는지, 아닌지 금방 들통 나는 게지요. 설익은 강태공에게는 조급증이, 진짜 강태공에 가까운 사람은 여유로움이 묻어납니다.

"야, 입질 오냐?"
"에이. 먹이만 따먹었네."
"와우, 장난 아닌데."
"이번에는 크다."

씨알이 클 경우 손맛도 손맛이지만 입이 찢어집니다. 어깨가 저절로 으쓱합니다. 허당일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돌과 나무 혹은 그물 등을 잡아챈 경우입니다. 여기엔 생물을 낚아 올리는 퍼떡이는 생동감이 없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오기가 발동합니다. 자기가 기어코 큰 고기를 잡아 올릴 때까지 낚시를 하자는... 자연에서는 경쟁 심리보다 즐기는 게 최고입니다.

낚시에서 물고기 인증샷은 필수입니다. 이 인증샷 풍경은 시끄러우면서도 재밌습니다. 큰 놈을 잡은 이는 얼굴을 앞으로 내밉니다. 작을 걸 잡은 이는 고기를 얼굴 앞으로 내밉니다. 그래야 씨알이 커 보인다는 겁니다. 아시죠? 몸집 작은 물고기는 더 자라라고 놔주는 센스.

낚시갈 때 꼭 모자 챙겨 써야 하는 이유

잡아 올린 낚시에서 어종이 좋으면 기분 째집니다.
 잡아 올린 낚시에서 어종이 좋으면 기분 째집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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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픈 강태공들이 즐기러 나섰습니다.
 어설픈 강태공들이 즐기러 나섰습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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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 왜 이렇게 안잡히나 마음 졸인 끝에 돔을 잡아 올리자 웃음이 묻어납니다.
 낚시, 왜 이렇게 안잡히나 마음 졸인 끝에 돔을 잡아 올리자 웃음이 묻어납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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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서 사르르 녹네, 녹아."

낚시에서 뺄 수 없는 게 있습니다. 바로 잡은 물고기를 즉석에서 회 떠 먹는 재미입니다. 입에서 살살 녹는 맛은 그 무엇과 비교할 수 없습니다. 배 위에서 싱싱한 회를 초장이나 된장에 찍어 먹는 맛은 최고입니다. 여기에 라면까지 있다면 금상첨화. 식후경 후에 오는 포만감을 무엇에 비할 수 있을까요.

그런데 꼭 위생 여부를 따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물론, 위생이 먼저입니다. 하지만 도마 상태와 횟감 씻는 물을 따지는 건 썩 유쾌한 자세는 아닙니다. 위생을 따지다 보면 즐거움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무엇이든 즐기려는 자세가 우선인 것 같습니다.

낚시갈 때 모자를 꼭 챙겨서 써야 하는 이유가 따로 있답니다. 저도 이런 말은 처음 들었습니다. 어떤 거냐고요? 이에 대한 벗의 설명입니다.

"언젠가 낚싯줄을 던졌는데 바늘이 머리에 걸린 거야. 낚싯바늘 빼려고 줄 자르고 야단이었는데 아무리 해도 안 빠지는 거야. 결국 병원에 가서 뺐어."

바다낚시에서 또 하나의 즐거움은 해돋이나 해넘이를 보는 것입니다. 자연의 위대한 현상 속에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새로운 다짐을 하는 것 자체가 인생의 멋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전남 여수 안도는 이런 의미에서 최상의 바다 낚시터였습니다.

낚시로 잡아 올린 고기는 즉석에서 바로 회감으로 뜹니다. 이 맛이란...
 낚시로 잡아 올린 고기는 즉석에서 바로 회감으로 뜹니다. 이 맛이란...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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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와 함께 먹는 라면과 김밥은 최고의 맛입니다.
 회와 함께 먹는 라면과 김밥은 최고의 맛입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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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의 한 즐거움은 해넘이 등 자연을 즐기는 것입니다.
 낚시의 한 즐거움은 해넘이 등 자연을 즐기는 것입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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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제 블로그에도 올립니다.



태그:#낚시, #해넘이, #인증 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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