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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시립병원인 시지노인병원이 노사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최근 대구시와 재위탁 계약을 맺어 논란을 빚었다. 노조는 최저임금 위반과 체불임금 해결을 요구하며 파업 53일째를 맞고 있고 병원은 직장폐쇄를 단행해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가운데 문제해결 방안을 논의하는 토론회가 열려 주목을 끌었다.

'시립 시지노인전문병원 사태로 본 민간위탁 공공병원의 폐해와 문제 해결 방안’ 토론회에 참가한 50여 명의 병원 노조원들과 시민들
 '시립 시지노인전문병원 사태로 본 민간위탁 공공병원의 폐해와 문제 해결 방안’ 토론회에 참가한 50여 명의 병원 노조원들과 시민들
ⓒ 이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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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오후 천주교 대구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노동분과와 보건의료노조 대경본부 공동주최로 대구가톨릭근로자회관에서 열린 '시립 시지노인전문병원 사태로 본 민간위탁 공공병원의 폐해와 문제 해결 방안'에는 50여 명의 병원 노조원들과 시민들이 참가해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

이 토론회에서는 노인병원 간병사들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저임금, 시립병원의 민간위탁에 대한 문제점, 인권문제 등 여러 가지 현안에 대해 고민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과 자유토론이 이어졌다.

이상국 시지노인병원노조 지부장은 "운경재단은 지난 2002년 개원 이래 기부채납을 근거로 대구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해왔다"며 "그동안 의료수가 부당청구, 친인척 고용, 탈세, 최저임금 위반, 임금체불 등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켰다"고 노사갈등의 원인을 설명했다.

이 지부장은 "민간위탁의 결과 간병 인력을 줄이고 간병사 한명이 여러 병실을 돌보도록 해 노인환자들의 사고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며 관선이사(또는 정책조정관)을 파견하거나 공공의료기관에 위탁운영토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전국여성노조 배현주 대경지부장이 돌봄노동자의 노동인권과 열악한 임금수준에 대해 주장하고 있다
 전국여성노조 배현주 대경지부장이 돌봄노동자의 노동인권과 열악한 임금수준에 대해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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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주 전국여성노조 대경지부장은 "돌봄노동자의 노동인권이 없다면 돌봄서비스 이용자의 인권도 없다"며 "열악한 임금수준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 지부장은 "돌봄노동자를 정부가 고용하고 책임져야 한다"며 민간위탁 요양병원에 대한 관리감독 중요성을 강조했다.

강신우 청암재단 이사장은 "노동조합이 실질적인 주인이 되어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보건의료가 나서 법인을 구성하고 대구시와도 행정적 관계가 아닌 사회적 관계로 위탁체결을 하는 것도 한 방안"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권혁장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사무소장은 "2010년 말 기준으로 요양보호사는 23만 명에 달하고 있으나 열악한 근로조건과 최저임금에도 못미치는 등 근로기준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권 소장은 특히 "재가 요양보호사는 손님접대, 김장, 농사일 등 서비스 외 노무를 강요받는 경우가 많고 시설 요양보호사의 경우에도 관장, 석션, 드레싱 등 의료행위와 같은 부당업무를 한 사례도 많다"며 인권의 문제에서 요양보호사의 문제를 지적했다.

윤태호 부산대 교수는 "민간위탁의 이유는 수익성과 효율성"이라며 "수익을 위해서는 직원들에 대한 노동강도가 높아지고 환자들에 대한 진료서비스 또한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영국의 공공병원을 예로 들며 "행정도시의 관할 부서, 지역 주민, 병원 직원 등으로 이사회를 구성해 경영진을 감시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언론의 역할과 활용방안에 대해 조정훈 <오마이뉴스> 기자는 "지역 언론이 주목하지 못하는 노동문제 등의 사안에 인터넷 언론이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언론 활용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조 기자는 "기득권을 가진 언론이 사회공공성의 문제를 단순히 노사문제로 몰고 가는 등의 보도행태와 왜곡보도 등에 대해서는 해당 언론사에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바로잡는 노력도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를 지켜본 시지노인병원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문제에 대해 대구시가 좀 더 관심을 갖고 해결해주길 바란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병원의 환자들에게도 불편을 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좀 더 간병서비스를 잘하기 위한 노력으로 봐달라는 당부의 부탁을 잊지 않았다.


태그:#시지노인병원, #보건의료, #인권, #돌봄서비스, #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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