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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 강기갑 대표와 심상정, 노회찬 유시민, 조준호 전 공동대표가 7월 31일 오전 국회 통합진보당 의원단대표실에서 긴급 조찬회동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통합진보당 강기갑 대표와 심상정, 노회찬 유시민, 조준호 전 공동대표가 7월 31일 오전 국회 통합진보당 의원단대표실에서 긴급 조찬회동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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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정치, 진보정당은 꼭 있어야 된다고 하는 분들이 노동계를 중심으로 결단하셔서 새로운 주체를 형성해주시기를 기다립니다."

유시민 전 통합진보당 공동대표의 말이다. 민주노총이 당에 대한 지지를 공식적으로 철회한 후 처음 열린 진보정치 혁신모임에서다. 새로운 진보정당을 건설하겠다고 뜻을 모은 당 내 혁신파의 그룹인 혁신모임에서는 '노동자 중심성'이 재차 강조됐다.

16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모임에서 유 전 공동대표는 "노동 기반 위 대중적 진보정당을 만들 때, 그 중심세력은 역사적·사회적·정치적 면에서 진보정당의 성격을 대변할 분들이 중심에 나서야 한다"며 "나를 포함한 옛 국민참여당 출신 당원들은 시민들의 이해와 지지를 얻는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에 국민참여계가 중심세력이 되겠다고 고집하지 않을 것임을 표명한 것이다.

심상정 전 공동대표도 '노동 주체성'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새로운 진보정당은 진보정당 역사 전체를 성찰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힘 있는 노동 주체를 형성하는 과정과 만나게 될 것"이라며 "제2의 노동자 정치세력화가 더욱 강력한 진보정당을 만들어가는 노력으로 이어지도록 혁신모임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노동자와 만나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는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며 "그래서 민주노총에 통합진보당의 지지철회는 진보정당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강하고 더 힘 있는 노동정치를 새롭게 시작하고자 하는 책임으로 연결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과 함께 새로운 진보정당을 건설하기 위한 러브콜로 풀이된다.

"시간을 갖고 새로운 당의 주체 형성될 때까지 기다리자"

이날 혁신모임에서는 '속도조절론'도 대두됐다. "9월 안에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을 마무리하겠다"며 서두르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흐름이다.

"국민들에게 해로운 당이 된 통합진보당에 더 머물러 있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밝힌 유 전 공동대표는 "짧은 시간 안에 새로운 당의 주체가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시간을 갖고 주체가 형성될 때까지 기다리는 자세도 필요하다"고도 밝혔다.

강동원 의원 역시 "대통령 선거까지 창당하는 데는 물리적인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창당 시기가 중요하지 않다, 우리가 어떤 형태로 세를 모으고 외연을 넓혀서 국민적 지지를 받느냐가 우리의 과제"라고 말했다.

최규엽 전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은 "새로운 진보정당을 만드는데 시간이 걸리더라도 서두르지 말자"고 제안하며 "백 년 가는 정당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같은 속도 조절론은 지난 13일 지지를 철회한 민주노총이 정치방침을 세우기 위해 마련한 '새로운 정치세력화를 위한 특별위원회(이하 새정치특위)'가 이제 막 활동을 시작한 만큼 여기에 속도를 맞춰가자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민주노총의 새정치특위에는 통합진보당, 진보신당, 시민사회까지 망라한 원탁회의 구성안이 제안된 상태다. 다음 주 21일 열릴 새정치특위 운영위에서 원탁회의 구성안이 논의된 후 의결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양성윤 새정치특위 운영위원장은 "원탁회의 구성안이 제안된 상태고, 아직 의사결정기구에서 논의되지는 않았다"며 "현재까지 좌파 블록과는 소통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 노동이 중심이 돼서 큰 그릇을 만들자는 생각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밝혔다.

다만, 8월 말 총파업을 앞둔 민주노총 내에서 정치방침에 대한 논의는 빨라야 9월에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박원석 의원은 혁신모임에서 "혁신을 통해서 진보적 대중정당을 실현하는 길에 함께 갈 것"이라며 "거기서 당적 논란은 부차적이고 사소한 논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비례대표인 박 의원이 통합진보당을 탈당해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에 합류하게 되면 의원직을 잃게 된다. 현 상황에서 박 의원의 발언은 통합진보당 당적을 유지하되 혁신의 길을 가겠다는 것으로, 같은 비례대표인 서기호 의원 역시 같은 입장을 피력해 왔다.

그러나 이석기·김재연 의원 제명 흐름에 동참했던 정진후 의원은 신당 창당에는 동의하지 않고 있다. 정진후 의원 측은 "신당 창당이 아닌 당 내에서 혁신 재창당하는 것에 찬성한다"며 "다만, 구 당권파에 대한 비판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전교조 출신인 정 의원은 민주노총이 정치방침을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신당 창당에 찬성할 수 없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태그:#통합진보당 , #혁신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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