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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 사람들이 먹거리를 앞에 두고 같이 나누어 먹으면서 서로 못 다한 말을 하고, 서로 친해지기도 합니다. 예로부터 사람들은 귀한 손님에게 소중한 것을 아낌없이 대접했습니다.
 여러 사람들이 먹거리를 앞에 두고 같이 나누어 먹으면서 서로 못 다한 말을 하고, 서로 친해지기도 합니다. 예로부터 사람들은 귀한 손님에게 소중한 것을 아낌없이 대접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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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저녁 교토 대학에서 연구회를 마치고 가까운 일본 음식점으로 자리를 옮겨 교토의 여름 먹거리를 먹으면서 못 다한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장소는 햐쿠만빈(百万遍)에 있는 오무라야(おむら家)라고 하는 음식점입니다.

오무라야는 원래 오므라이스를 전문적으로 만들어서 파는 음식점인데 오래전부터 일반 음식점으로 바뀌어서 교토 먹거리를 바탕으로 여러 가지 계절음식과 먹거리를 만들어서 팔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먹고 사는 먹거리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고 사는 곳에서 나는 여러 가지 야채와 푸성귀들을 바탕이 됩니다. 교통이 발달하고, 사람들의 왕래가 흔해지면서 여러 가지 바깥 음식이 새로 들어오기도 하고, 섞이기도 했습니다.
으로 먹고 살아왔습니다. 교통이 발달하고, 사람들의 왕래가 흔해지면서 여러 가지 바깥
1. 전식

   전식
 전식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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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 위부터 토마토와 오이를 마요네즈나 된장에 찍어서 먹습니다. 무, 오이, 토란 줄기들을 생채로 썰어서 식초들과 버무려서 새콤한 맛이 납니다. 닭고기와 파를 썰어서 꼬치에 끼어서 간장 소스를 묻혀서 구웠습니다. 여름에 막 자란 토란 줄기를 식초에 절여서 생강 참깨들과 버무렸습니다.

교토사람들은 토란을 즐겨 먹습니다. 토란 줄기를 즈이키(芋茎)라고 합니다. 즈이키라고 불리는 토란 줄기는 교토 사람들이 좋아하는 특정 토란을 말합니다. 교토 기타노덴만구(北野天満宮) 신사에서는 매년 10월 1일(원래 음력 9월 4일)부터 닷새 동안 즈이키축제를 열기도 합니다.

2. 물고기 조림과 야채 찜

  물고기 조림과 야채 찜
 물고기 조림과 야채 찜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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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 위부터 멸치조림입니다. 그리고 아스파라거스, 가지조림, 호박찜입니다. 멸치조림은 한국과 달리 간장에 미린이나 설탕들을 넣고 오랫동안 조렸습니다. 이 요리는 간사이나 중국 지방 등 세토나이카이(瀬戸内海)를 끼고 있는 지역에서 많이 먹습니다. 멸치처럼 작은 물고기가 이곳 바다에서 많이 잡힌다고 합니다.

아스파라거스를 살짝 익혀서 참깨를 끼얹어 놓았습니다. 간장에 가지와 간 쇠고기를 넣고 졸였습니다. 그리고 위에는 파를 뿌려 놓았습니다. 가지 조림은 일본사람들이 여름에 많이 먹는 대표음식입니다.

단호박을 잘라서 쪘습니다. 단호박은 단단해서 자르기가 힘듭니다. 단호박을 자를 때는 먼저 위와 아래쪽 꼭지를 파낸 다음 아래쪽 꼭지 부근에 칼을 찔러 넣어서 자르면 쉽게 잘라집니다. 단호박은 아래쪽이 무릅니다.

3. 생선과 토란, 가지

  생선과 토란, 둥근가지
 생선과 토란, 둥근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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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 위부터 새우와 어묵 튀김 그리고 생선회입니다. 일본음식에서 생선회는 빠지지 않습니다. 연어, 가다랑이, 도미, 참치 등이 네 점 씩 놓여 있고 가운데 양파와 토마토를 두었습니다.

아래 오른쪽에는 삶은 토란입니다. 한 가운데는 말린 가다랑이를 얇게 썰어서 두었습니다. 아래 왼쪽에는 둥근 가지를 삶아서 소스를 발라두었습니다. 가지는 인도가 원산지로 동남아시아 등 따뜻한 곳에서 잘 자랍니다. 긴 것, 둥근 것, 등등 여러 가지 모양이 있습니다.

둥근 가지는 일본에서도 동북지방에서 간사이 지방에서 많이 재배됩니다. 특히 이 둥근 가지를 교토사람들은 가모(賀茂)나스, 즉 가모가지라고 부릅니다. 이 둥근 가지는 품종에 따라서 한 개에 일 킬로그램 이상 나가는 것도 있습니다.

4. 튀김과 밥

  튀김과 김밥과 샌드위치와 오므라이스
 튀김과 김밥과 샌드위치와 오므라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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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 위는 여러 가지 튀김입니다. 일본 사람들은 튀김을 좋아합니다. 꼭 음식에서 튀김이 빠지지 않습니다. 고구마, 가지, 당근, 고추, 호박들을 튀겼습니다. 먹을 때에는 가운데 놓인 소금을 찍어서 먹습니다.

사진 오른쪽 위는 김밥과 유부초밥입니다. 김밥은 한국 김밥과 달리 속에다 참치, 달걀, 소시지, 게맛살들을 길게 잘라서 넣었습니다. 먹을 때는 아래 놓인 생강 절임과 같이 먹습니다. 김밥과 유부초밥 사이에는 차조기 잎이 놓여 있습니다. 아래에는 샌드위치가 있습니다.

사진 왼쪽 아래는 오므라이스입니다. 밥을 기름이나 고기, 잘게 자른 야채들과 섞어서 볶은 다음 달걀을 부쳐서 만든 것으로 싼 다음 토마토케첩을 부어서 먹습니다. 오므라이스는 일본사람들이 즐겨먹는 음식입니다. 밥을 무엇과 섞어서 볶느냐에 따라서 20 종류가 넘습니다. 이 음식점은 이름에서 보이는 것처럼 오므라이스 전문점에서 시작하여 대중식당으로 바뀌었습니다.

오므라이스는 일본사람들이 만든 밥 요리라고도 합니다. 원래 프랑스말로 달걀을 부친 것이라는 뜻의 omelette와 밥이라는 영어, rice를 합해서 오므라이스라고 이름 붙였다고 합니다. 이렇게 일본사람이 만든 음식임에도 일본에서는 서양음식으로 취급합니다.

사람이 음식을 먹는 것은 단순히 주린 배를 채우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음식물을 여러 사람들과 같이 나누어 먹으면서 서로 솔직한 이야기를 하고, 더욱 가까워지기도 합니다. 특히 서로 술을 부어주거나 권하면서 자신의 뜨거운 사랑의 감정과 열정을 보여 주기도 합니다.

  교토 햐쿠만빈(百万遍)에 있는 오무라야(おむら家)라고 하는 음식점 화장실 옆 세면실입니다. 이 집은 크고 깨끗하지는 않지만 나무 계단이 있고, 이곳저곳 넓혀서 고친 흔적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장실은 깨끗하고 아담합니다. 특히 좌변기 옆에 있는 세면실은 넓어서 이용하기 편합니다.
 교토 햐쿠만빈(百万遍)에 있는 오무라야(おむら家)라고 하는 음식점 화장실 옆 세면실입니다. 이 집은 크고 깨끗하지는 않지만 나무 계단이 있고, 이곳저곳 넓혀서 고친 흔적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장실은 깨끗하고 아담합니다. 특히 좌변기 옆에 있는 세면실은 넓어서 이용하기 편합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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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박현국(朴炫國) 기자는 류코쿠(Ryukoku, 龍谷) 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태그:#오무라야(おむら家), #교토 먹거리, #둥근 가지, #즈이키 축제, #토란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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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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