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황제, 순종황제, 명성황후가 등장하는 대한제국은 멀고도 가까운 존재다. 또 잘 알고 있는 것 같아도 막상 가깝게 보고 알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
꽃이 향기롭고 녹음이 짙어가는 화창한 5월, 마지막 주말에 대한제국을 눈으로 보고 참여할 수 있는 수준 높고 알찬 행사가 열린다. 대한제국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쉽게 접하지 못하는 이 귀중한 기회를 놓치지 말자.
문화재청(청장 김찬)은 근대기 외교, 교육, 종교, 의료 등의 역사와 대한제국 고종황제의 국권회복을 위한 노력이 깃들어 있는 서울 정동지역의 역사성과 장소적 의미를 재발견하기 위해 5월 25~27일까지 '근대문화유산 1번지, 정동 재발견'이란 행사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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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명전 외국 공사가 고종황제를 알현하는 개막식이 중명전에서 열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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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3시 개막식은 덕수궁 중명전에서 고종황제가 외국공사를 접견하는 의식을 위해 입장하면서 시작된다. 이야기 기법으로 진행되는 개막식은, 궁 내부 대신이 사회를 맡아 대한제국 군악대가 연주하는 '대한제국 애국가'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고종황제와 문무관 20명이 등장한다. 고종황제가 옥좌에 앉으면 독일, 미국, 프랑스 공사가 입장하여 황제를 알현한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던 외국공사의 황제 알현 현장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다,
개막식이 끝나면 중명전 2층에서 소설가 김종록이 '정동의 장소성과 젊은 그들의 꿈'이라는 주제로 당시 젊은이들의 고뇌와 국가에 대한 생각을 현재의 시각과 과거의 시각으로 공유해보는 시간을 갖게 된다. 개막식은 정동지역 근대문화유산 소유자와 관리자 등이 참여하고 일반인들도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고종황제와 함께 만드는 대한제국 이야기'정동은 덕수궁을 비롯, 많은 근대문화유산이 산재한 곳이다, 덕수궁과 정동 일대를 '고종황제와 함께 만드는 이야기'는 을미사변 → 아관파천 → 환궁 → 대한제국 선포 및 황제 즉위식 거행 → 러일전쟁 → 을사늑약 → 헤이그 특사 파견 순서로 탐방하는 프로그램이다,
청소년과 가족이 자유롭게 팀을 구성하여 참여하는 역사체험프로그램으로 5월 25일부터 26일까지 2일간 열린다.
고종의 이야기를 따라 총 4곳(구 러시아 공사관, 덕수궁 중화전, 환구단, 중명전)을 방문하도록 구성되어 있으며 모든 미션을 완수하여 최종 목적지에 도달하면 참여자 자신들의 활동에 의해 이야기가 완성된다. 배재학당역사박물관에서 미션 완수 내용을 확인하여 우승팀 시상과 참가자 기념품을 수여한다.
고종의 숨겨진 편지내용과 역할극을 통해 참가자가 자연스럽게 능동적으로 역사를 공부하며 장소를 찾아가는 이 프로그램은 온 가족이 알찬 주말을 보낼 수 있는 놓치기 아까운 행사다.
'배재학당역사박물관'이 사전 예약을 받아 진행할 예정인데, 이 체험활동 참가자들에게는 활동결과를 담은 스토리북이 제공된다.
변사와 함께하는, 근대 무성영화 '청춘의 십자로' 5월 26일 오후 5시 이화 100주년 기념관에서는 무성영화 '청춘의 십자로'를 변사의 재미있는 대사와 함께 즐길 수 있다. 안종화 감독이 1934년 제작한 '청춘의 십자로'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한국 영화이면서 유일한 흑백 무성영화 원본 필름으로 근대문화재로 등록된 영화다. 이번에 상영하는 프로그램은 김태용 감독이 남녀배우의 노래 및 밴드 연주를 구성하여 새롭게 연출한 것으로, 배우 조희봉이 변사로 출연한다. (12세 이하 관람불가)
이밖에 시민미술대회가 열리며, 5월 26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정동지역의 근대문화유산을 공개(open house)한다. 정동제일교회는 3․1 운동과 유관순 열사의 이야기가 담긴 우리나라 최초의 파이프오르간을 공개한다. 구세군중앙회관은 건물내부 개방과 함께 야외음악회를 개최하고, 이화여고 심슨기념관은 '이화학당 이야기' 강연을 진행한다. 또 성공회 서울성당도 내부를 공개하는 한편, 경운궁 양이재 야외공간에 해금 연주자 강은일의 연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