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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의 각도를 낮추어 오르내림을 쉽게 함
▲ 만대루 나무계단 계단의 각도를 낮추어 오르내림을 쉽게 함
ⓒ 허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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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산서원(경상북도 안동시 풍천면 병산리 30)은 조선 중기 서원으로 선조 5년(1572) 서애 류성룡(1542~1607)이 풍산현에 있던 류씨의 교육기관인 풍악서당(豊岳書堂)을 이곳 병산으로 옮겨와 지은 것이다. 철종 14년(1863)에 임금으로부터 "병산"이라고 사액(賜額) 되어 서원으로 승격되었다. 1607년서애가 타계하자 정경세 등 지방 유림의 공의로 선생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존덕사를 지어 위패를 봉안하였다. 조선시대 5대 서원의 하나인 이곳은 1868년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 때에도 남아 있던 47개 서원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원건축으로 자연환경과 어울려 생생하게 보존되고 있다. 사적 제260호로 지정되어 서애 선생의 문집을 비롯하여 각종 문헌 1,000여 종과 3,000여 권의 책이 소장되어 있다.

서원 밖에 있는 화장실로 지붕도 없는 일꾼들이 사용했던 화장실임.
▲ 달팽이 모양 뒷간("일명" 머슴 뒷간) 서원 밖에 있는 화장실로 지붕도 없는 일꾼들이 사용했던 화장실임.
ⓒ 허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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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널리 알려진 하회마을은 가지만 병산서원(屛山書院)을 가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여행자의 편의를 돕기 위해서 셔틀버스가 하회마을에서 출발한다. 하회마을 입구에서 왼쪽으로 낙동강을 따라 4km 비포장 고갯길에 올라서면 굽이쳐 흐르는 낙동강, 풍산들, 산비탈, 사과과수원을 보면서 시골 정취를 맛볼 수 있었으나, 넓게 펼쳐진 풍천들(풍산들)은 농지정리 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농민에게 2년 치의 보상을 해주고, 4대강 사업으로 농지의 표토층(겉흙층)을 걷어낸 후 강모래를 붓고 걷어낸 표토층을 그 위에 덮는 농지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안동은 한국정신문화의 수도라고 부르는데, 공사의 의미와 안동정신문화의 상징과 어울리지 않는 아쉬움이 있다.

병산서원 민박집 앞 배추밭, 지난가을 배춧값 폭락으로 수확을 포기한 농민의 심정을 이해할 것 같다.
▲ 병산서원 주변 수확을 포기한 배추밭 병산서원 민박집 앞 배추밭, 지난가을 배춧값 폭락으로 수확을 포기한 농민의 심정을 이해할 것 같다.
ⓒ 허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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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의 기본구조는 전형적인 서원배치에서 벗어나지 않지만, 낙동강 백사장과 자연경관을 끌어안으며 아침에 뜨는 해를 늦게 맞이한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진 만대루에 중심을 두고 건물을 배치하였다. 200명을 수용하고도 남음이 있는 시원한 누마루는 낙동강 주변 경관과 건물이 하나가 되는 조화와 통일이 서원건축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다.

병산서원 위쪽 낙동강이 병산서원 방향으로 흘러 내려와 자연과 함께 어우러진다.
▲ 비포장 고갯길에서 보는 낙동강 병산서원 위쪽 낙동강이 병산서원 방향으로 흘러 내려와 자연과 함께 어우러진다.
ⓒ 허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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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산서원 돌담 모서리에 있는 2인용 뒷간은 깔끔하고 단정한 분할과 갸름한 타원형의 밑창은 뛰어난 구성이다. 서원 뒷간의 묘미는 울 밖에 있는 머슴 뒷간과 비교할 수 있다. 서원 앞마당 텃밭 한쪽에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달팽이 울타리로 하늘이 열린 야외용 뒷간이 있는데 머슴이 사용했을 것이라 하여 '머슴 뒷간'이라고 부른다.

하화마을~병산서원으로 이어지는 들판은 하회마을과 어울리지 않는 농지 개조(리모델링)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 풍산들 4대강 사업으로 파헤쳐진 농지 하화마을~병산서원으로 이어지는 들판은 하회마을과 어울리지 않는 농지 개조(리모델링)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 허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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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여름 조선 후기 천재 화가 혜원 신윤복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담은 영화 '미인도'를 촬영한 이곳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포함된 9곳 중 하나이기도 하다. 병산서원에도 민박이 된다. 주변 몇 채의 민가와 민박집이 있으며, 지난가을 배춧값 폭락으로 수확하지 않은 배추밭을 보노라면 땀 흘려 농사지은 농심을 헤아릴 수 있을 것 같다.


태그:#병산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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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생활 37년 정년으로 마치고 백수 생활도 한계를 느껴, 소규모 자영업으로 신나게 출 퇴근 하며 일하고 삽니다.. 자연을 사랑하며 등산과 마라톤에 흠뻑 빠저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으며, 부산 국제신문 시민기자를 하고 있습니다. 일반 직업기자들이 발굴 못하는 기사를 시민에게 전하고 싶으며, 자연과 예절 부분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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