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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구역 통합으로 옛 창원시에서만 운영되던 공영자전거 누비자가 마산, 진해 지역에도 확대 보급되고 있습니다.행정구역 통합 1주년을 맞고 있습니다만, 아마 행정통합으로 '전 보다 좋아졌다'고 느끼는 가장 가시적인 변화가 바로 누비자 보급이 아닌가 싶습니다.

통합창원시의 옛마산 지역은 현재 내서지역에만 누비자가 보급되어 있는데, 7월 중으로 옛 마산 전역에 23개의 터미널이 만들어질 예정입니다. 지난 주말 제가 일하는 YMCA 회원들과 함께 공영자전거 누비자를 타고 마산 시내를 직접 달려보았습니다. 공영자전거 누비자 보급 확대를 앞두고 사전 체험을 해보았습니다.

누비자 체험에 참가한 YMCA 회원들
 누비자 체험에 참가한 YMCA 회원들
ⓒ 이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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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아트센터를 출발하여 마산종합운동장 육호광장, 부림시장, 옛마산시의회, 돝섬터미널을 거쳐서 신마산 방송통신대학까지 갔다가 해안도로를 거쳐 수출정문, 육호광장, 석전사거리를 거쳐 다시 315아트센터로 돌아오는 16Km 구간을 달려보았습니다.

대체로 마산은 창원에 비하여 길이 좁고 경사가 심한 지역이 많기 때문에 자전거를 타기 힘든 도시라는 선입견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자전거를 타고 마산시내 달려 본 회원들은 생각보다 힘들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특히 공영자전거 누비자의 성능이 좋기 때문에 아주 급경사 지역이 아니면 마산에서도 충분히 누비자를 이용할 수 있겠다는 평가를 하였습니다. 자전거를 좀 타는 사람들이면 7단 기어만으로도 충분히 마산에서도 탈 수 있겠다는 것입니다.

워싱턴 공영자전거
 워싱턴 공영자전거
ⓒ 이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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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성능은 세계 최고, 자전거 도로는 엉망

이날 누비자 투어에 참여한 회원들 중에서 파리와 워싱턴의 공영자전거를 직접 체험해 본 분들은 "파리보다 자전거 성능은 훨씬 좋다", "워싱턴 자전거보다 가볍고 자전거가 잘 나간다"라는 평가를 하였습니다. 파리나 워싱턴 보다 자전거 성능이 더 좋다는 것은 자전거 성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보아도 틀림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자전거를 타기에 마산지역의 일반 도로와 자전거 도로는 정말 위험하기 짝이 없다는 평가를 하였습니다. 신마산 지역 해안도로의 경우 웬만큼 자전거 도로가 만들어져 있었지만, 폭이 지나치게 좁은 구간이 여러 군데 있었으며 자전거 도로에 자동차가 불법주차를 하는 곳도 많았습니다.

또 자전거 도로가 없는 마산종합운동장, 육호광장, 부림시장 등의 구간은 도로 갓길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는데 도로를 운행하는 차량보다 도로에 불법주차 된 차량들이 더 큰 위험요인이었습니다. 불법주차 차량을 피하려면 불가피하게 자동차가 운행 중인 차선으로 들어가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위험이 높아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날 공영자전거 누비자를 마산시내에서 직접 타본 회원들의 결론은 "자전거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렇지만 자전거 도로는 형편없다" 였습니다. 공영자전거 누비자 보급에 맞추어 마산지역에 자전거 도로를 확대하는 노력이 반드시 뒷받침 되어야 하겠더군요.

교차로에 대기 중인 자전거
 교차로에 대기 중인 자전거
ⓒ 이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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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주차된 차량이 자전거 도로를 막고 있다
 불법주차된 차량이 자전거 도로를 막고 있다
ⓒ 이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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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단형 중앙분리대 대신 자전거 도로 만들었으면...

예컨대 마산에서도 도로 폭이 넓은 해안도로의 경우 자동차 차선을 줄이고 자전거 전용도로를 확보할 수 있는데도, 도로 양쪽으로 공영주차장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옛 마산시가 10억 원(국비 50% 포함)의 사업비를 들여 오는 2009년부터 3년 동안 연차사업으로 마산세관∼마산관광호텔 2.5㎞의 해안도로에 화단형 중앙분리대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화단형 중앙분리대는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들기에도 충분한 폭이어서 더 안타까웠습니다.

실제로 해안도로의 경우 임항선 그린웨이 구간에 만들어 놓은 자전거도로는 안전하고 쾌적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어 전체 구간 중에서 가장 자전거 전용도로가 잘 되어 있다는 평가를 하였습니다.

한편, 자전거를 대하는 운전자들의 의식 전환도 꼭 필요할 것 같습니다. 10여대의 자전거가 2차선에서 신호대기를 하고 있었는데, 버스 한 대가 뒤에 딱 붙어서 길을 비켜달라고 경적을 빵빵 울리기도 하였고, 자전거 도로가 없는 구간에서는 승용차들이 경적을 울리며 주행을 방해하기도 하였습니다.

자전거가 원래부터 도로를 주행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시는 시민들이 많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공영자전거 보급에 맞추어 운전자들의 의식을 바꿀 수 있는 캠페인도 동시에 그리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제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누비자, #자전거, #공영자전거, #창원시, #자전거 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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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YMCA 사무총장으로 일하며 대안교육, 주민자치, 시민운동, 소비자운동, 자연의학, 공동체 운동에 관심 많음.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며 2월 22일상(2007), 뉴스게릴라상(2008)수상, 시민기자 명예의 숲 으뜸상(2009. 10), 시민기자 명예의 숲 오름상(2013..2)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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