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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쾅쿵쾅!

요란한 음악소리에 시골 어른들은 막걸리 한 잔에 설취한 몸으로 장단을 맞춘다.

금사참외축제 펼침막이 참외처럼 노란 풍선에 매달려 있다
▲ 펼침막 금사참외축제 펼침막이 참외처럼 노란 풍선에 매달려 있다
ⓒ 이장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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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시골 장터같은 놀이판이 벌어지는듯한 이곳은 경기도 여주군 금사면 이포리의 '금사면 근린공원'

도시인들에게 '여주 천서리 막국수'와 '여주 금싸라기 참외'라고 하면 간혹 "아하, 거기!"라고 떠 올릴 수 있는 풍경이 있는 '이포나루'의 마을에서는 지난 5월 27일(금요일)부터 29일(일요일)까지 '제5회 금사참외축제'가 5월 29일까지 열리고 있다.

축제의 기본 공연무대
▲ 공연 축제의 기본 공연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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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다섯 번째 열리는 금사참외축제는 '금싸라기 참외'로 유명한 여주참외를 생산하는 금사면 일대의 참외농가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낸 농업축제다.

또 지난해에는 환경활동가들의 농성으로 유명해진(?) 4대강 사업의 이포보가 설치될 장소에서 불과 1km도 안되는 곳이라고 설명하면 도시에 사는 분들이 쉽게 기억하실까 모르겠다.

인근 참외밭에서 갓따온 싱싱한 참외를 시식
▲ 시식은 즐거워 인근 참외밭에서 갓따온 싱싱한 참외를 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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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사참외축제가 열리는 여주군의 이포리는 마을의 지명보다 '이포나루'로 더욱 유명한 곳이다. 지방도 70호선이 연결되며 이포대교가 완공되기 전까지 이용되던 이포나루는 남한강변의 여주군 금사면 이포리에 위치한 나루터로 강원도와 경기도를 연결하는 나루로서 서울의 마포, 강나루, 여주의 조포나루와 함께 조선 4대 나루 중의 하나였다.

조선시대 단종임금이 강원도 영월로 유배가실 때 건너간 나루터로 이포나루의 뱃사공은 여느 나루터와 달리 대대로 참봉 벼슬이 주어졌다고도 전한다.

운동장 가운데에서 이벤트행사가 열린다
▲ 행사장 운동장 가운데에서 이벤트행사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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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설하고, 솔직히 지방의 '○○축제'라고 하는 것이 결국은 지방의 문화와 역사 또는 특산물 판매를 통해 사람들을 모으고 지역의 경제적 효과를 거두기 위한 것이 그 솔직한 배경이다.

4대강 사업의 논란과 지난해와 올해 초 전국을 덮친 구제역의 습격에 수도권에서 가장 손꼽힐 정도로 피해를 많이 본 탓에 본의 아니게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여주군'.

그 여주군의 최근 서민경제는 솔직히 '어렵다'는 말로는 표현이 부족한 실정이다. 축산농가들은 축산농가들 대로 어렵고, 논농사나 밭농사를 짓는 농민들도 농산물 수확을 통해 얻어질 수익에 대한 확신이 없는 불안감 속에서 농사를 지을 수밖에 없기에 마음이 편할리 없다.

농민 자녀들인 고등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나섰다
▲ 마스코트 농민 자녀들인 고등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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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농사를 버릴 수도 없는 지역특성상 농사를 시작하면서 봄에 열리는 첫 농산물축제인 이번 '금사참외축제'에 대한 농민들의 기대는 그 여느 해와 달리 남다르다.

금사참외축제추진위원회에 따르면 여주군 금사면에는 약110 농가가 참외농사를 짓고 있으며 연간 약4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여주군의 전통적인 대표 농산물은 '쌀'이다. 그 다음에 지역의 자연환경에 따라 '땅콩', '고구마', '옥수수', '참외' 등이 '쌀'의 뒤를 이어 여주군을 대표하는 농산물의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남한강변을 끼고 있는 여주군의 금사면, 대신면 등은 비옥한 모래질의 토양과 적절한 일교차로 일찍이 '땅콩'이 이름을 떨치던 지역이다.

행사장에서 진행되는 당나귀 마차 체험
▲ 당나귀 마차 행사장에서 진행되는 당나귀 마차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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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역 농민들이 참외를 재배하면서 꿀벌을 이용한 수정과 참외와 대파를 같이 심어 병충해를 방제하는 저농약 농법으로 참외를 생산하면서 '금싸리기 참외'라는 이름으로 명성을 떨치면서 여주농산물의 주력생산물의 이름에 올리게 된 것이 오늘날 '금사참외축제'를 탄생시키게 된 시초가 된다.

처음엔 '여주 금싸라기 참외축제'로 시작했다가 어찌어찌하여 행정명칭인 '금모래'라는 이름에서 만들어진 '금사참외축제'로 이름이 바뀌었지만, 여주군 금사면의 참외농가들은 축제이름은 바뀌었어도 참외의 품질 만큼은 자신한다는 자존심을 가지고 있다.

모든 축제가 다 그렇지만 이번 '제5회 금사참외축제'는 조금 특별한 점이 있다. 우선 행사장의 배열이 독특하다.

행사장인 금사근린공원은 잔디가 깔려있는 체육공원으로 주무대 앞의 관람석 100여개의 의자를 제외한 나머지 운동장 전체가 이벤트 행사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리고 참외를 생산․판매하는 농민들의 판매시설은 운동장 가장자리를 둘러 싼 형태로 배치되어 입구에서 왼쪽이나 오른쪽을 선택해도 축제에 참가한 모든 농가에서 재배한 참외를 시식할 수 있도록 배치되어 있다.

서예가 전기중 선생이 가훈을 써주고 있다
▲ 가훈 받아 가세요 서예가 전기중 선생이 가훈을 써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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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중간 중간에는 지역의 특징적인 단체 등에서 참여하여 설치한 어르신들이 만든 목공예나 여주곤충박물의 곤충부스, 경기도가 선정한 서예와 한학부문의 '경기도으뜸이' 서예가 전기중 선생의 '무료 가훈 써 주기' 등 관람과 참여를 위한 다양한 코너가 준비되어 있다.

행사의 마직막인 5월 29일(일요일)에는 오전10시 풍년을 기원하는 풍물놀이가 지역주민들에 의해 펼쳐지고, 삼신당 부근에서 초등학생 시절 소풍 때 단골놀이인 '보물찾기'와 굴렁쇠  굴리기, 세발자전거 타기 등 옛 놀이와 어린시절의 향수를 되새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되어있다.

또, 행사장 주변의 참외밭을 구경해도 좋고 작은 냇가에서 펼쳐지는 뗏목체험이나, 트랙터를 타고 참외밭을 구경가는 '참외밭으로 금빛여행'도 소달구지 타기 보다는 못할지라도 남다른 가족여행의 추억을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을 듯하다.

금방이라고 방아를 찧을 수 있는 물레방아. 실제로 동작하는 것이 재미있다
▲ 어르신 목공예 금방이라고 방아를 찧을 수 있는 물레방아. 실제로 동작하는 것이 재미있다
ⓒ 이장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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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기관 주도가 아닌 주민들이 스스로 만들어낸 축제여서 세련됨은 부족하겠지만, 시골장터와 같은 넉넉한 마음과 여유가 함께하는 '제5회 금사참외축제'.

5월의 마직막 일요일인 5월 29일 아직 아이들과 마땅한 나들이 계획이 없는 가족들은 서울에서 1시간여 거리의 '금싸라기 참외의 고장' 경기도 여주군 금사면의 '금사참외축제'를 찾아보심이 어떨까?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남한강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참외, #금싸리기, #여주군, #이포보, #이포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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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여주에서 지역신문 일을 하는 시골기자 입니다. 지역의 사람과 역사, 문화에 대해 탐구하는 것에 관심이 많으며, 이런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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