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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쇠고기와 식육용 송아지가 연간 어떤 나라에 얼마만큼 수출됐는지를 보여주는 표. 단위는 1000파운드(약 454킬로그램).
 미국 쇠고기와 식육용 송아지가 연간 어떤 나라에 얼마만큼 수출됐는지를 보여주는 표. 단위는 1000파운드(약 454킬로그램).
ⓒ http://www.ers.usda.g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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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현지 시각), 미국 농무부가 발표한 가축 및 육류 무역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4분기에 미국 쇠고기를 가장 많이 수입한 나라는 한국이었다. 한국은 2월과 3월 각각, 미국 쇠고기를 가장 많이 수입했다.

올해 1월~3월 사이에 미국은 한국으로 1억3286만 파운드(약 6만 265톤)의 쇠고기를 수출했으며, 이 수치는 1년 전 같은 기간의 약 3배에 달한다. 위 표에서도 보이듯, 한국은 지난 2006년 이래 대체로 멕시코와 캐나다 그리고 일본에 이어 4번째로 많이 미국 쇠고기를 수입해 왔으나, 2008~2009년 사이 잠시 주춤했던 때를 제외하면, 매우 급격하게 수입량을 늘려 미국 쇠고기 최대 수입국이 된 것이다.

월별로 살펴보면, 한국은 2월과 3월에 각각 전달보다 51%와 53% 증가한 양의 쇠고기를 미국으로부터 수입했고, 미국이 3월 한 달간 수출한 전체 쇠고기의 26%가 한국으로 왔다.

올해 3월을 포함해서 미국 쇠고기는 17개월 연속, 연 25%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수출 오름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는 중국과 러시아 등에서 미국 쇠고기 수요가 증가한데다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쇠고기와 식육용 송아지의 수출량을 월별로 보여주는 표. 단위는 1000파운드.
 미국 쇠고기와 식육용 송아지의 수출량을 월별로 보여주는 표. 단위는 1000파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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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육류업계 조사기관인 MLA(Meat and Livestock Australia)는 특히 한국 시장으로 미국 쇠고기 수출이 급격하게 증가한 이유를 달러화 약세와 더불어 한국을 덮친 구제역에서 찾았다.

4월에 발표된 미국 농무부의 <가축 및 가금류의 세계 시장과 무역(Livestock and Poultry: World Markets and Trade)> 보고서도 구제역으로 인해 한국의 쇠고기 생산량은 줄어들고, 반면에 미국 쇠고기에 대한 한국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높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 쇠고기의 한국 수출량이 최근 급격하게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MLA에 따르면 2011년 3월 현재 한국 수입육 중 호주산 쇠고기는 51%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미국 쇠고기는 약 35%를 차지한다. 통상적으로 한국이 수입하는 미국산 쇠고기는 대부분 갈빗살로 전체 미국 쇠고기 수입량의 약 60%를 차지하지만, 호주산 쇠고기의 경우에는 그 종류가 훨씬 더 다양하다고 한다.

한편, 12일(현지 시각)에는 미국 하원 농업위원회에서 미국 농무부와 무역대표부에 대한 청문회가 있었다.

이 자리에서 토마스 빌색 미국 농무부 장관은 한국, 콜롬비아, 파나마와 체결한 자유무역협정이 하루빨리 의회에서 통과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빌색 장관은 특히 한미FTA의 효력이 완전히 발생하게 될 경우, 한-미 간 무역으로 미국이 매년 19억 달러 이상의 이득을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빌색 장관은 한국과 미국 간의 FTA가 발효되면, 현재 한-미 간에 거래되는 농산물 중 3분의 2에 달하는 물품에서 관세가 즉시 없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옥수수, 분쇄용 콩, 면화, 체리, 오렌지 주스, 포도 주스 그리고 유장(치즈를 만들 때 우유가 응고한 뒤 분리되는 액체) 등이 바로 그에 해당하는 물품이다.

빌색 장관은 또한 다른 상품들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차츰 관세가 줄어들 것이며, 미국 상품이 진출할 한국 시장이 더더욱 넓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육류제품 중 쇠고기와 관련해 미국이 한-미 FTA로 큰 이득을 볼 것이라 예상된다. 빌색 장관에 따르면 현재 미국 쇠고기에 부과되는 40%의 관세는 FTA 발효 후 15년에 걸쳐 0%로 줄어들 것이며, 2016년이 되면 미국 돼지고기의 90% 이상은 관세 없이 한국 시장에 수출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지금으로부터 10년 후에는 가금류의 다리 부위에 대한 관세도 현재의 20%에서 0%로 변할 것이라고 빌색 장관은 덧붙였다. 빌색 장관은 또한 미국의 유제품도 한국으로 두 배 이상 수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브래스카 오마하에 위치한 코스코에 진열된 쇠고기.
 네브래스카 오마하에 위치한 코스코에 진열된 쇠고기.
ⓒ 이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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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발효되면 미국 쇠고기 업계 큰 이득"

같은 자리에서 미국 무역대표부의 론 커크 대사도 한-미 FTA 발효가 미국의 경제 회생, 특히 일자리 늘리기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거듭 강조했다. 이와 관련, 오바마 대통령은 2014년 말까지 미국의 수출량을 현재의 두 배로 늘리기 위해서는 한-미 FTA는 물론 파나마, 콜롬비아와 FTA를 맺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의 수출량을 늘리는 데에는 농산물 수출량을 늘리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커크 대사는 강조했다. 미국 전체 수출량의 10%를 농산물 수출이 차지하고, 미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의 25%는 수출용이기 때문이다.

커크 대사는 또한 한-미 FTA가 발효되면 농산품을 포함한 연간 100억 달러 이상의 미국 제품이 한국으로 추가로 수출되고, 이로써 7만여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미국에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이미 미국의 5번째 농산물 수입국으로, 2011년 회계연도 동안 62억 달러어치의 미국 농산품이 한국으로 수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FTA의 효력이 완전히 발생하게 되면 미국은 매년 19억 달러어치를 추가로 한국에 수출할 수 있게 되며, 이는 현재 수준에서 약 40%의 수출량 증가에 해당한다.

커크 대사는 또한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타이완 등의 쇠고기 시장을 확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이미 작년에만 한국에 5억1800만 달러어치의 쇠고기를 판매하며 그 전해에 비해 140%의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FTA가 발효되면 현재 미국 쇠고기에 부과되는 높은 세율이 제거됨으로써 미국 쇠고기 업계가 더 큰 이득을 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농무부의 <가축 및 가금류의 세계 시장과 무역> 보고서에서는 한국 역사상 최악의 구제역이 발생한 결과 한국의 돼지고기 생산량은 지난 20년 이래 최저치인 약 3분의 1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한국의 돼지고기 생산량이 줄어듦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가 예상 소비량의 부족분을 수입 돼지고기로 충당할 것이며, 이를 통해 돼지고기 가격의 상승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이 보고서는 진단했다.

이것은 한국 정부가 돼지고기 수입을 활성화하고 돼지고기 가격이 상승하는 것을 막기 위해 냉동 삼겹살과 기타 부위에 대해 특별 무관세 할당(special zero tariff-rate-quota, 특정 품목의 수입에 대해 일정량까지 무관세를 적용하는 것)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보고서는 이 같은 무관세 할당에 대한 혜택의 상당 부분을 EU산 돼지고기가 누릴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11일 미국 농무부 장관은 성명서를 통해 "3월은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은 농산물이 수출된 때"라며, 이 한 달 동안만 133억 달러에 달하는 농산품이 수출되어 전년도 같은 시기보다 4억700만 달러를 더 벌어들였다고 밝혔다.

네브래스카의 돼지 사육 농장.
 네브래스카의 돼지 사육 농장.
ⓒ 이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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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쇠고기, #자유무역협정, #FTA, #구제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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