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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무진(Limousine)이란 운전석과 뒷좌석 사이를 길게 늘여 발을 뻗을 공간을 크게 확보한 고급 승용차를 일컫는다. 운전석과 뒷좌석 사이 칸막이가 있는 것도 특징이다.

 

리무진은 버스에서 쓰기도 하는데, 공항과 연계하는 버스를 흔히 '리무진 버스'라고 부른다. 인천공항 리무진 버스라는 말은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리무진 버스는 좌석이 편안하고 승객 수를 줄여 차내가 쾌적하며, 넓은 짐칸을 보유하는 등 고급 버스로 불리고 있다. 

 

운행 측면에서도 리무진버스는 정차하는 정류장이 적어서 속도가 빠르고, 시각표를 정해놓고 운행하여 정류장에서 버스를 하염없이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등 고급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

 

 

공항을 가는 리무진 버스만 있는 것이 아니다. 바로 '땅 위의 비행기'라고 불리는 고속철도(KTX) 역으로 가는 것도 있다. 고속철도는 빠른 속도를 위해서 역 수를 최대한 줄였다. 이 때문에 역에 가는 것이 힘들 수 있다. 하지만 리무진 버스는 KTX 역과 시내를 빠르고 편리하게 이어줌으로써 KTX 수요 확대와 승객 편의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KTX 리무진 버스는 대체로 교통이 불편한 지방도시의 역에서 인접한 도시로 갈 때 이용된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울산역과 김천(구미)역이다. 고속철도 울산역은 도심에 가까운 기존선 울산역(현 태화강역)과 달리 상당히 서쪽에 있다. 그러다 보니 시청이 있는 도심, 바닷가인 동구 등에서 KTX 이용이 무척 어려웠다. 이에 따라 울산시에서는 작년 11월 1일 울산역 개통과 동시에 4개의 리무진 버스 노선을 운행하고 있으며, 이는 대중교통을 타고 KTX 역으로 가려는 승객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울산역과 같은 날 개통한 김천(구미)역도 대중교통으로 가기 어려운 곳이다. 김천(구미)역은 김천시와 구미시의 중간쯤 자리 잡고 있는데, 나중에 혁신도시가 들어온다지만 지금은 주변에 논밭과 산뿐인 너무 외진 곳이다.

 

이에 따라 구미시는 지난 4월 11일부터 시내에서 김천(구미)역으로 가는 KTX 리무진 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구미시의 KTX 사랑은 남달라서 경부고속철도가 동대구까지만 개통되고 김천(구미)역이 없던 시절에 코레일과 협의하여 기존 경부선 구미역으로 오는 KTX열차를 운행하기도 했다. 김천(구미)역 KTX 리무진 버스는 총 3개 노선이며 좌석 버스 급의 저렴한 요금, 시내버스 무료 환승, 구미 버스터미널 등 교통요지를 지나는 노선망 덕분에 김천(구미)역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다른 KTX 리무진 버스로는 신경주역에서 포항을 가는 노선이 있다. 포항은 인구수 기준 경상북도 1위의 도시이지만 경부선 철도 축에서 떨어져 있어 철도를 이용하기가 불편한 도시이다. 이에 따라 2008년 4월 1일에 동대구역과 포항시를 연결하는 리무진 버스가 운행을 시작하여 포항 지역 승객들을 실어 날랐다. 그러다가 2010년 11월 1일 경부고속철도 신경주역 개통과 동시에 신경주역과 포항을 연결하는 리무진 버스가 신설되었고, 동대구행은 승객이 계속 줄어 지난 3월 2일부터 운행을 중단했다. 현재는 신경주역~포항 노선만 운행되고 있다. 

 

 

반면 역이 도심에 있거나 지하철이 연결된 천안 아산, 대전, 동대구 등은 리무진 버스가 없다. 다만 광명시 광명역에는 성남시의 분당서울대병원으로 가는 리무진 버스 형태의 시외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광명역으로 가는 대중교통이 부족한 성남시민들, 지방에서 서울의 대학병원을 가려는 승객들을 위한 버스라고 할 수 있다.

 

KTX 리무진 버스는 고속철도역의 낮은 접근성을 보완하여 철도 수요를 높이고, 자가용을 이용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편리한 대중교통망을 제공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리무진 버스는 운임이 조금 비싸고 주말처럼 사람이 많이 몰리는 시간대에는 만석인 경우가 잦다는 단점이 있다. 

 

이는 근본적으로 버스의 수송력이 열차보다 낮기 때문이다. 20량 편성 KTX 열차의 정원은 935명인데 리무진 버스 1대에는 많아야 30~40명이 탈 수 있을 뿐이다. 따라서 리무진 버스 승객이 계속 늘어난다면 고속철도역과 연계철도를 운행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철도는 대량수송이 가능하여 운임을 낮출 수 있고, 수송력이 높아 많은 승객을 처리할 수 있다.

 

 

신경주역에는 동해남부선 복선전철이 들어올 예정이고, 울산역에는 노면전차 계획도 있다. 연계철도망이 완성되어 운영된다면 고속철도 승객들은 역에서 배후도시로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지하철만 있는 대전이나 대구에 기존선 철도를 활용한 광역전철을 추가로 운행한다면 인접지역의 고속철도 연계에 큰 효과가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KTX 리무진 버스가 고속철도와 배후 도시를 연결하는 연계교통망으로 큰 역할을 하고, 철도 중심의 국토교통망 구축에 크게 기여하기를 바란다.

덧붙이는 글 | 한우진은 교통평론가, 미래철도DB(frdb.railplus.kr) 운영자입니다.


태그:#KTX, #리무진버스, #철도, #대중교통, #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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