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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양교도소가 평소 야간에 일반인의 통행이 제한되는 정문 옆 교정로에 벚꽃이 만개하자 오는 17일까지 지역주민들에게 주간은 물론 야간에도 개방했다. 안양교도소는 매년 봄꽃이 만개하면 지역주민들을 위하여 다채로운 벚꽃길 개방 행사를 마련하여 왔다.

 

안양교도소 정문에서 교정아파트에 이르는 200m의 도로에는 1963년 교도소 신축 당시 심은 왕벚꽃나무 50여 그루가 봄이 되면 탐스럽고 화사함을 뽐내며 눈 내린 것 같은 벚꽃터널을 만들었다. 특히 수령 50년에 달하는 고목이 풍기는 자태는 오랜 세월의 연륜마저 풍겨 도심에 꼭꼭 숨어 있는 벚꽃 명소로 소문나 봄이 되면 일부러 찾아오는 발걸음도 적지않다.

 

15일 찾아간 안양교도소는 관람객들이 쉬어 갈 수 있도록 교정로에 벤치를 설치하고 야간에도 꽃구경을 할 수 있도록 경관조명도 설치했다. 꽃송이들이 완전히 만개하지 않아 아름다움의 극치를 느끼기에 다소 아쉬움이 있지만 오가는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안양교도소는 문화행사로 '대한민국 전통 형벌사료 전시회'도 함께 열고 있다. 50여 점의 전시물에는 조신시대 고을에서 범죄자를 수용했던 공간을 표시한 옛지도 등 과거 형벌의 뿌리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 등을 전시해 우리나라 전통 형벌에 대한 이해를 전하고 있다.

 

 

 

 

예년과 달리 지역주민과 함께 하던 문화행사 대폭 축소돼 아쉬움

 

하지만 금년도 벚꽃길 개방 행사는 다소 초라한 모습이기에 아쉽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교도소 여직원회와 인근 부녀회에서 불우이돕기 하루찻집행사를 열기도 하고, 교도대원들의 문화공연, 수형자들의 작품 전시, 주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교정시설 참관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과 이벤트 행사가 열리면서 벚꽃길 개방행사가 풍성했었기 때문이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동료들과 벚꽃 구경을 나왔다는 이아무개(51)씨는 "안양고도소 벚꽃나무는 크기도 남다르지만 꽃 빛깔도 다른 곳에 비해 화사함이 남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매년 꽃구경을 오는데 올해는 일일찻집도 없어 꽃구경만 하고 간다"고 아쉬워했다.

 

안양교도소 총무과장은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도 있어 금년에는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하지 못해 아쉬움이 있지만, 관람객들이 쉬어 갈 수 벤치도 마련하는 등 나름대로 신경을 썼다"며 "인근 지역 주민들이 교정로 벚꽃의 아름다운 만끽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안양교도소는 1963년 호계동 38만9천여㎡ 부지에 준공돼 가장 오래된 교정시설로, 법무부는 건물 노후화를 이유로 신축할 계획인 반면 안양시는 도심 한복판에 50여 년 자리잡고 있는 '교도소'를 이전해야 한다고 맞서면서 '신축'과 '이전'을 둘러싸고 논란 중으로 최종 결정에 따라 수령 50년에 달하는 왕벚꽃나무들의 운명도 달리할 것으로 보인다.


태그:#안양교도소, #왕벚꽃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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