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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지난 30일 부산도시철도 4호선이 개통되었다. 부산 4호선은 지난 2005년 3호선 개통 이후 6년만의 신규 부산지하철이다. 이렇게 지방 도시에 도시철도가 확충되는 것은, 지방 경제 발전 및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친환경 대중교통망 구축이라는 점에서 매우 뜻 깊은 일이라고 할 수 있다.

3월 30일 개통된 무인운전 고무차륜 경전철 '부산 4호선'
 3월 30일 개통된 무인운전 고무차륜 경전철 '부산 4호선'
ⓒ 부산교통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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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부산 4호선의 가장 큰 특징은 차량이 경전철이라는 것이다. 경전철(輕電鐵)은 기존 지하철인 중전철(重電鐵)에 비해 가볍다는 뜻인데, 그 이유는 차량의 폭과 길이가 짧고 편성량수가 적기 때문이다.

경전철은 중전철에 비해 수송력이 낮지만, 수요가 높아질 때 바로바로 열차 투입이 가능해 효율성이 높다. 기관사가 필요 없기 때문에 열차만 있다면 곧바로 추가 열차 운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규모가 작다보니 건설비가 적게 들고, 기관사 인건비가 필요 없어 운영비가 적게 드는 것도 장점이다.

부산 4호선 경전철 차량은 국책연구원인 한국철도기술연구원과 철도전문 중소기업인 우진산전이 공동 개발한 '한국형 고무차륜 경전철'이다. 국가 표준을 충실히 따르고 있는 이 차량은 영문명으로는 K-AGT라고 한다. (AGT(Automated Guideway Transit): 무인자동궤도주행시스템)

이 차량은 무인운전이 가능하고, 무게가 가벼우며, 탈선이 불가능한 구조로 되어 있고, 전기를 차량 지붕이 아닌 옆에서 받아 터널 높이를 낮출 수 있는 등 많은 장점이 있다. 30일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한 부산 4호선에서도 승객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부산 4호선 차량 내부
 부산 4호선 차량 내부
ⓒ 한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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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은 느끼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부산 4호선은 전국의 모든 지자체와 철도 관계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사업이다. 국내 최초의 경전철, 국내 최초의 무인운전, 국내 최초의 고무차륜차량 등 수 많은 철도 관련 '국내 최초' 기록을 부산 4호선에 세우기 때문이다.

특히 경전철 도입을 준비하고 있는 타 지자체에서 부산 4호선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부산 4호선의 성공사례와 시행착오를 보고 배워 자기 사업에 활용하기 위해서이다. 이러한 지자체로는 국내 최대 지자체인 서울시도 예외가 아니다.

현재 서울에는 9개의 지하철 노선과 경인선, 경부선, 분당선 같은 광역전철들이 운행되고 있다. 이렇게 많은 노선들로 기본적인 도시철도망이 구축되었다고 판단한 서울시는, 기존 지하철의 지선(支線)역할을 할 수 있는 소형지하철을 추가로 건설하여 도시철도 소외지역까지 속속들이 지하철로 연결할 계획을 갖고 있으며 여기에 바로 경전철을 투입할 예정이다.

서울경전철 신림선과 동북선 노선도(안)
 서울경전철 신림선과 동북선 노선도(안)
ⓒ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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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서울시가 구상하는 경전철은 여러 노선이 있지만, 이 중에서도 특히 여의도와 서울대를 잇는 '신림선'과 왕십리에서 출발하는 '동북선'은 부산 4호선과 동일 모델인 '한국형 경전철 K-AGT'를 사용할 계획이다.

물론 동일한 모델이라고 해도, 부산시와 서울시의 경전철은 조금 다른 형태가 된다. 일단 겉모습이 다르다. 차량의 외부 디자인은 지자체의 개성을 반영하여 별도로 설계하기 때문이다. (부산 4호선 차량은 돛단배가 모티프) 또한 부산 4호선은 절반만 지하이고 나머지는 고가 구간이지만, 서울의 신림선, 동북선은 전 구간이 지하이다. 편성량수도 달라서, 부산은 6량, 서울은 3량이다.

신림선과 동북선의 차량 조감도(안)
 신림선과 동북선의 차량 조감도(안)
ⓒ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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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의 중전철은 1974년 8월 15일 서울지하철 1호선이었고, 부산 1호선이 첫 개통된 것은 1985년 7월이었다. 하지만 경전철은 오히려 부산이 먼저 개통되었으며, 서울의 경전철은 2014년 이후에나 개통될 예정이다.

지금까지 지하철이나 버스 같은 대중교통 정책들은 서울시가 먼저 하고 지방이 따라가는 형태였다. 하지만 부산 4호선은 이러한 구도를 깬 사업이다. 즉 지방에서 먼저하고 서울에서 따라하는 것이다. 따라서 부산 4호선은 개척자의 정신으로 사업을 성공시켜야 한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의구심을 갖고 있는 무인운전에 대해 철저하고 안전한 운영을 해야 한다. 이렇게 부산 4호선이 국내 최초의 경전철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을 성공시킨다면 이는 우리나라 철도 역사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다. 친환경 교통수단인 도시철도 확대의 기폭제도 될 수 있고, 철도 산업의 발전도 기대된다.

'눈 길 함부로 걷지마라, 오늘 남긴 발자국이 뒷사람의 이정표가 되리니'라는 경구가 있다. 이 말 그대로 부산 4호선이 국내 최초의 운수영업용 경전철로서 국내 모든 경전철 사업의 귀감이 되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서울 경전철에 대한 추가 정보: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경전철 추진반 블로그 http://blog.naver.com/railseoul

덧붙이는 글 | 한우진은 교통평론가, '미래철도DB(frdb.wo.to)' 운영자입니다.



태그:#경전철, #부산4호선, #부산광역시, #서울특별시, #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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