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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연합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환경보건시민센터 기자회견 환경운동연합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김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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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봉광산 주변 1km 이내에서 5명의 석면 피해자가 발생했습니다. 이미 그 중 한 명이 사망했습니다."

27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누하동 환경운동연합 사무실에서 환경보건시민센터,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직업환경건강교실 등 3개 단체가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의 석면사용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당진 제철소 노동자 4500명 석면에 노출

환경운동연합 환경보건시민센터 조사에 따르면,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부원료로 사용중인 사문석에서 백석면과 액티놀라이트석면이 검출됐다. 석면은 건축자재, 전기절연재 등으로 쓰이는 광물이다.

석면 가루를 마시면 폐암이나 늑막, 흉막에 악성종양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하고 있다. 한국 정부 역시 2009년 1월부터 0.1% 이상 석면함유제품의 수입·제조·유통·사용·제공을 금지하고 있다.

문제가 된 석면함유 사문석은 ㈜보민환경이 운영하는 비봉사문석광산에서 납품됐다. 비봉사문석광산은 과거 석면광산으로 이용되던 곳이다. 환경보건시민센터의 2009년 5월 현장조사결과, 비봉광산내부 석면광맥에서 채취한 광물에서 최고 5%의 백석면이 검출됐다. 비봉사문석광산은 당진제철소에 월 5000톤에서 9000톤 가량의 사문석을 공급하고 있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트럭이 하역하는 과정에서 다량의 먼지가 발생하지만 관리자는 간단한 마스크만 착용하고 있었다"며 "운전자는 마스크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2011년 1월 23일 비봉광산 현장, 대규모로 채굴되어 가공된 사문석이 쌓여있다
▲ 비봉사문석광산 2011년 1월 23일 비봉광산 현장, 대규모로 채굴되어 가공된 사문석이 쌓여있다
ⓒ 환경보건시민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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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제철소에는 약 4500명의 노동자가 고용돼 있으며, 운송노동자까지 포함하면 그 규모는 더 커진다. 사문석 골재는 마을 입구 등 여러 도로공사에도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백도명 환경보건시민센터 공동대표(서울대 보건대학원장)은 "사문석은 고로에서 쇳물을 녹일 때 철광석, 코크스 등의 물질과 함께 쓰인 것으로 판단된다" 면서 "코크스 역시 폐암을 일으키는 물질인데 석면과 함께 노출되면 위험성이 훨씬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충청남도에서 등록된 석면피해자만 100명 이상

석면피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석면폐환자 정지열씨 석면피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김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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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보건시민센터는 비봉광산 주변에서 석면피해자가 이미 속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지열 전국석면피해자와가족협회 공동위원장은 "비봉사문석광산 반경 1km 이내에서 발생한 석면피해자만 5명"이라며 "석면피해자 구제신고를 하는 과정에서 이미 한 명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충청남도에서 한국환경공단(환경부 산하)에 석면피해자로 신고한 인원만 약 110명이며, 실제 피해자 수는 그 이상"이라고 주장했다. 

한국광해관리공단의 2011년 조사에 따르면, 현재 폐광이거나 휴지중인 광산을 포함한 전국 16개 사문석 광산 중 9개가 충청남도에 분포돼 있다. 폐석면광산의 경우 총 38개 중 25개가 충청남도에 있다.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 접수

비봉사문석광산에서는 건축폐기물 중간처리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석면광산부지에서 폐슬레이트와 석면오염비닐 등 3톤 가량의 석면폐기물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채취한 슬레이트 시료에서는 7~10% 가량의 백석면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소장은 "폐기물이 순환 골재로 비봉광산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주장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의 공동대표인 황정화 변호사는 현대제철과 ㈜보민환경의 위법성을 지적했다. 그는 "현대제철과 보민환경은 석면을 함유한 제품의 제조·유통·사용을 금지한 산업안전보건법과 유해화학물질관리법을 위반했다"며 "또한 보민환경의 (석면 폐기물 방치)행위는 폐기물관리법에도 저촉된다"고 주장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이날 오후 금속노조 현대제철지회 측을 만나 조사자료를 전달한 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서울 서초동)에 고발장을 접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09년 5월 비봉광산 한 편에서 발견됐다. 시료분석결과 7~10% 백석면이 검출되었다.
▲ 석면폐기물 더미 2009년 5월 비봉광산 한 편에서 발견됐다. 시료분석결과 7~10% 백석면이 검출되었다.
ⓒ 환경보건시민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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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김수진 기자는 오마이뉴스 13기 인턴기자 입니다.



태그:#환경보건시민센터, #석면피해, #현대제철, #비봉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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