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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다니다 정리해고 당한 나는 현재 집에서 놀고 있습니다. 벌써 몇 개월째 백수입니다. 그러던 차에 7월 22일 현대자동차 불법파견 판결이 대법원에서 나왔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가만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뭔가를 해야만 할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뭘 해야 할지 감을 잡을 수 없었습니다. 비정규직 노조 간부는 불법파견 판정후 공장을 돌면서 노조가입 받게 하느라 바쁠 거 같았습니다. '이거 어째야 하지? 뭘 해야 하지?' 해고자도 만나고 여기저기 기웃 거리던 찰나 새로 모임을 만든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내 권리 내가 찾자는 마음으로 가보기로 했습니다.

 

'비정규직 없는 현장만들기 원하청노동자 현장투쟁단' 모임

 

모임 한다는 곳으로 모임 하는 날 가보았습니다. 얼떨결에 가보았습니다. 백수로 놀기만 하자니 가족 눈치도 보이고 심심하고, 무료하고, 지루하고, 갑갑하고, 외로움이 밀려 왔습니다. 내 성격이 아니면 취향이 독특한지 어떤 특성에 편협한 모임에는 들어 가기가 꺼려 집니다. 나는 자유롭고 싶거든요. 그런데 어느 특성이 있는 모임엔 그 모임만이 가지는 울타리나 틀, 이념성, 철학성, 사상성, 규약성 따위로 옭아 매어 두려는 경향이 강하더라구요?

 

특히나 그런 성향이 강한 곳이 바로 정치판, 종교판, 노동운동판 같은 곳이었어요. 그래서 나는 이해구조의 틀이 강력히 짜여 있는 정치판엔 관심없고, 사랑과 자비를 논하면서도 실제 속을 들여다보면 이기와 시기가 가득한 종교판에도 관심 없으며 온갖 파벌로 또는 대표로 군림하려거나 욕망이 뜨겁게 불타 오르는 자들끼리 모여 조직을 결성한 노동운동 판에도 별로 관심이 가지 않습니다. 그러나 저는 현장투쟁단 모임은 참 좋습니다.

 

그동안 여러 차례 모임에 참여하면서 보아 왔는데 참석자 모두가 헌신성을 띠더라구요. 알아서 회비내고 알아서 참여했어요. 여긴 모임의 규제나 규정 따윈 없어요. 그냥 마음이 내켜 참석하고 싶으면 하고 말고 싶으면 말아요.

 

이 모임엔 대표가 없어요. 그냥 사람의 특성에 맞게 자신의 기능과 능력을 살려 활동에 참여하면 되더라구요. 능력없다고 무시하는 사람도 없어요.

 

이 모임엔 자발성이 있었어요. 모여서 서로 의견을 나누고 여러 의견중 중요하고 급한 의견을 추려 실행에 옮겨요. 누구 하나 강요도 없고 억지로 시키지도 않는데 모두 알아서 스스로 하더라구요.

 

그 모임엔 따뜻한 마음이 흐르고 있었어요. 귀찮다고 뒤로 빼는것도 없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앞장서는 자세가 좋았어요.

 

그 모임엔 진솔함이 느껴 졌어요. 모임체가 되면 거만하거나 교만한 사람이 있을 법도 한데 그들에겐 그런 면이 발견 되지 않아요. 오히려 겸손하고 공손하게 다른 사람을 배려 해요.

 

다른 모임을 수도없이 참여해보고 지켜 보아 왔지만 이렇게 인간미 넘치는 좋은 모임은 처음 입니다. 다른 모임의 일반적 특성은 대표를 뽑고 사무적으로 흘러가는데 '현장투쟁단'은 모두 함께 참여하고 모두 함께 의견 나누고 모두 함께 공유하고 모두 함께 추진 했어요.

 

인간의 정이 흐르고 나눔의 정신으로 여럿이 함께 하므로 그런게 딱 제 체질이었어요. 따뜻한 인간미가 흐르고 서로 위할 줄 알며 나눔의 정신을 가지고 활동에 임하는 태도, 자세, 마음 가짐이 배울점 많아 '비정규직없는 공장만들기 원하청노동자 현장투쟁단' 그들과 함께 합니다. 이런 자율적인 모임이 전국 곳곳에 많이 생겨 났으면 좋겠네요.

 

 


태그:#현장투쟁단, #비정규직, #현대자동차, #정규직, #대법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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