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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의) 차명계좌 발언은 현 권력핵심층 등 뒤에서 칼질하고 죽은 시체 위에 또 칼질하고 건달에도 미치지 못하는 양아치 행태이다."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의 '특강 발언'이 파란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가 조 내정자를 향해 건달에도 미치지 못하는 양아치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는 조 내정자의 발언이 보도된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 같이 비판했다. 이명박 정부와 그 권력층에 있는 사람들이 아주 저열한 방식으로 지난 정권을 끊임없이 매도하고 있다는 비판인 것이다.

조국 교수는 물론 문재인 변호사도 조 내정자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문 변호사는 "조현오 내정자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용서할 수 없는 사안"이라며 "조 내정자는 분명히 (자신의 발언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무엇보다 문 변호사는 "수사를 책임지는 상당한 지위를 가진 경찰 고위직이 공개적인 강연에서 그것도 직원들 앞에서 그런 식의 망발을 했다는 것은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다"고 분개했다. MBC 뉴스에서는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문재인 "도저히 묵과 못해...반드시 법적 책임 묻겠다"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가 9일 오전 서울 경찰청 내 경찰위원회 입구에서 경찰청장 임명제청 동의를 위한 경찰위원회 임시회의에 참석하기위해 이동하고 있다.
▲ 경찰위원회 참석하는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가 9일 오전 서울 경찰청 내 경찰위원회 입구에서 경찰청장 임명제청 동의를 위한 경찰위원회 임시회의에 참석하기위해 이동하고 있다.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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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하재단 측도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의 허무맹랑한 망언은 도저히 묵과할 수도 용서할 수도 없다"며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내정자 스스로 책임지고 사퇴해야 마땅하다고 요구했다.

민주당은 조 내정자의 즉각적인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전현희 민주당 대변인은 14일 발표한 논평을 통해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가 비극적으로 서거하신 전직 대통령을 확인되지도 않은 사실로 욕보이는 패륜적 망언을 했다"며 "고 노무현 대통령을 두 번 죽이는 용서 못할 정치적 패륜"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전 대변인은 "(조 내정자의 발언은)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에 안타까워 하는 많은 국민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발언"이라며 "절대로 간과하고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고 못 박았다.

또한 "MB정부에서 그동안 많은 고위공직자들이 망언과 부적절한 행동으로 국민들의 빈축을 산 바 있지만 이번 조현오 내정자의 발언은 국민들이 인내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났다"며 "여과되지 않은 말을 무책임하게 내뱉는 정권, 국민 무서운 줄 모르고 오만하게 행동하는 MB 정권의 모습을 그대로 상징한다"고 허탈해했다.

이런 인식 수준을 가진 사람을 경찰의 수장으로 삼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안목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전 대변인은 "조현오 내정자는 국회 인사청문회장에 앉을 자격조차 없다"며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는 즉각 국민들 앞에 사죄하고 스스로 사퇴하라"라고 촉구했다.

또한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적 분노를 사고 있는 조현오 내정자의 지명을 당장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정권은 5년 내내 노무현 흠집내기 매달릴 건가"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물론 일반 누리꾼 사이에서도 조 내정자의 발언을 둘러싼 비판이 빗발치고 있다.

다음 아이디 '모나미'는 "이 정부는 고위직 정부 관리 하나하나가 어떻게 올바른 정신을 가진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는지 개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정말 너무하다고 생각하지 않냐?"고 한탄했다.

'상선여수'는 "조 내정자의 발언은 바로 해임감"이라며 "일국의 경찰총수가 혹세무민하고 정의롭지 못하다니… 더구나 죽은 이… 그것도 일국의 대통령을 두고 그와 같은 망발을 했다니… 무슨 말로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고 분개했다.

누리꾼들은 엄정하게 법을 집행해야할 조 내정자가 검찰 수사에서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공개석상에서 기정사실화해 발언한 것은 '사실상의 유언비어 유포'라고 꼬집었다.

야후 아이디 'ommm0mmmo'는 "이 놈의 정권은 민생은 접어두고 집권 5년 내내 노무현 흠집내기에 매달리네"라며 "그것도 말도 안 되는 유언비어를 만들어서… 그러지 않아도 빨대노릇하던 검찰이 그때 이런 게 있었으면 깃발을 들고 활개를 쳤을 것"이라고 혀를 찼다.

다음 아이디 'windtalker'도 "전경들의 시위진압 의지를 고취시키기 위해 존재하지도 않은 허위사실로 전경들로 하여금 고 노무현 대통령에게 적개심을 가지도록 파렴치범으로 만들어 두 번 죽이는 작태를 저지르다니, 하여튼 MB 측근들은 하나같이 야비하고 몰상식하고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지"라고 비판했다.

트위터리안 'yunjeom2'은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의 허무맹랑한 망언은 도저히 묵과할 수도 용서할 수도 없다"며 "스스로 책임지고 사퇴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일부 누리꾼들은 조 내정자의 형사 처벌을 요구하기도 했다.

야후 아이디 'boramjul'는 "촛불 시위 유모차 끌던 사람 기소한 검찰-경찰 다 어디 갔노?"라며 "유언비어를 유포한, 그것도 세금 써 가며 한 경찰관을 구속 입건하라, 검찰이 제 정신이라면!!!"이라고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경찰부대 위축되지 말라고 거짓말 강연?

ⓒ 서울지방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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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내정자는 자신의 발언이 일파만파 인구에 회자되면서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자 진화에 나섰다.

처음에는 "오래 전 일이라 구체적으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가 강연 동영상이 공개된 이후에는 "내부적으로 한 이야기가 보도돼 노 전 대통령에게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집회와 시위가 많아지는 4, 5월을 앞두고 경찰부대가 위축되지 않고 법 집행을 하라는 차원에서 한 얘기일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말을 바꿨다.

그러나 이 같은 조 내정자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누리꾼들은 조 내정자에 대한 비판의 강도를 낮추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조 내정자의 이번 해명은 23일로 예정된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소나기 피하기 식' 해명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 이번 인사청문회에서는 조 내정자의 이번 발언이 그의 위장전입 문제와 함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그는 최근 위장전입 사실을 시인하기도 했다. 조 내정자의 맏딸이 중학교 3학년 때인 1998년 11월 남녀공학 대신 여학교를 가고 싶다는 딸의 요청에 따라 주거지인 서대문구 홍제동에서 종로구 사직동으로 주소를 변경했다는 것이다.

한편, 조 내정자는 지난 3월 서울경찰청 기동부대 지휘관과 전·의경 1000여명을 상대로 한 특강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자살은 차명계좌 발견 때문"이며 "권양숙 여사가 민주당에게 이야기를 해 특검을 못하게 했다"고 근거 없는 사실을 퍼트렸다.


태그:#조현오, #위장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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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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