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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7월 13일부터 이틀간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학업성취도 평가(이하 일제고사)에는 대략 2백만 명의 학생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일제고사는 작년보다 3개월 앞당겨졌습니다. 아이들은 2009년에 빼앗겼던 여름방학을 되찾을 수 있게 됐습니다. 너무도 기쁜 일입니다.

 

하지만 예상했듯이 1학기 내내 시달리게 될 듯합니다. 이미 그런 사례들이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어 우려스럽습니다.

 

기자가 근무하는 학교는 강원도 춘천시 교육청 산하기관입니다. 춘천시 교육청은 일제고사 목표를 세워 일선 학교에 내려보내며, 그에 준한 학교별 목표를 세우라는 공문을 내려보냈습니다.

 

3월 19일에 시행한 공문제목은 '2010 기초학력 미달학생 제로를 위한 초등학생 학력관리 기본계획 알림'입니다. 목표 구호는 '기초미달 Zero'입니다. 수치로는 0.1% 를 목표로 세웠습니다. 작년 기초미달 학생 비율은 대략 1%였습니다. 6학년 학생 수를 대략 3천명으로 잡으면, 30명인 기초미달 학생을 3명으로 줄이는 것입니다.

 

 

또, 지난 16일 전교조 부산지부가 확보한 지구별자율장학협의회 자료에 따르면, 지구별자율장학협의회는 "학업성취도평가(7월 13일 실시) 대비 단위학교 학업성적평가계획 수립 및 연계 노력" 협의결과에 따라 일제고사 결과를 성적에 반영하자고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교과부는 지난해에 일제고사 결과를 성적에 반영하지 말라고 공문을 내려보낸 적이 있습니다. 기말고사는 상급학교 입학자료와 내신자료로 쓰이는 것입니다. 엄격하고 공정하게 관리해야 할 이 자료를 일제고사 성적 향상 도구로 취급하려는 교장선생님이 얼마나 많이 나올지 궁금합니다.

 

이외에도 충북 옥천 교육청은 겨울방학 동안 2010년 7월 일제고사 대상 학생들을 상대로 일제고사 준비를 위한 자체 시험을 치른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2010년 1월 20일부터 24일까지 초등학교 5학년과 중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시험을 실시한 뒤, 옥천교육청은 1월 16일에 시험 결과를 근거로 대책회의를 열기도 했답니다. 옥천 교육청이 주관한 '학력향상회의'에는 교육장, 교육과장, 장학사, 교장, 학력담당자가 참석하였다고 합니다. 거기서 "7월 일제고사를 철저하게 준비하라고, 예체능교과를 2학기에 운영하는 게 좋겠다는 이야기"도 있었다고 합니다. 

 

2010년 일제고사는 학교별 성적이 학교알리미에 공시됩니다. 작년까지 있었던 일제고사 파행은 그저 예고편입니다. 월말고사 사례가 언론 취재에 드러날 정도로 앞 뒤 가리지 않는 무한 경쟁이 펼쳐질 겁니다. 한숨부터 나옵니다.

덧붙이는 글 | * 전교조 충북지부는 충북교육감과 옥천교육장을 검찰에 고발하는 논의를 진행중이라고 합니다. 


태그:#일제고사, #옥천 교육청, #교육과정 파행, #충북 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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