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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교과서'라 불리는 신문. 신문을 교재로 지적 성장을 도모하고 학습효과를 높이는 데 사용한다는 NIE(Newspaper In Education).

서울신문 2010년 3월 8일 만평/백무현 화백
▲ 서울신문 2010년 3월 8일 만평 서울신문 2010년 3월 8일 만평/백무현 화백
ⓒ 서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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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 대구 지역신문에 나타난 급식 뉴스를 본다면, 신문에 대한 이 두 가지 화두가 빛이 바래는 것 같습니다. 전국일간신문, 방송 등에서 연일 이 문제와 관련된 분석자료, 정치권 토론 등으로 무상급식문제의 타당성 등을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 유권자들의 궁금증을 해소시켜주고 있는데, 대구 지역의 <매일신문>, <영남일보>는 침묵합니다.

<매일신문>은 '이 문제가 지방선거의 중요한 쟁점이 아니'라며, 더 이상 이 주제와 지면을 섞으려 하지 않고, <영남일보>는 '무상급식은 확대되어야 하지만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 이후로 별다른 이슈로 삼지 않습니다.

<매일><영남>, 무상급식을 세금·국가 문제로 단순화

현재 지방선거의 최대 쟁점이라 할 수 있는 무상급식 문제는 향후 교육감 및 지방자치단체장이 고민해야 할 교육정책 문제와 기존 교육감의 정책 평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이 이를 향후 지향해야 할 정책 중 하나라고 본다면, 뉴스 속에서 해당 문제는 종합적으로 해석되어야 합니다. 정책의 사전적 정의는 '정부 ·단체 ·개인의 앞으로 나아갈 노선이나 취해야 할 방침'이라고 제시되어 있고, '노선, 방침'을 정하는 데는 단편적 사실의 나열보다는 복합적이고 체계적인 정보 분석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매일신문>과 <영남일보>는 최근 사설을 통해 이 문제와 관련된 자신들의 관점을 드러냈습니다. <매일신문>은 3월 9일 사설 <무상급식문제는 지방선거의 쟁점이 아니다>를 통해 "엄청난 세금 부담이 되는 사안이기 때문에, 이 문제를 국가차원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또, <영남일보>는 2월 25일 사설 <학교 무상급식혜택 늘리는 게 맞다>에서 "무상급식의 공감대는 확대되고 있지만 재원마련 문제가 있기 때문에 다른 세원을 마련해서라도 국가에서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매일신문 2010년 3월 15일 사설
▲ 매일신문 2010년 3월 15일 사설 매일신문 2010년 3월 15일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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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 2010년 2월 25일 사설
▲ 영남일보 2010년 2월 25일 사설 영남일보 2010년 2월 25일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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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신문의 공통점은 '무상급식-국민 세금-국가의 문제'로 이 사안을 단순화시키고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를 향후 교육정책의 중요한 화두로 삼고자 하는 신문들의 보도형태는 많이 다릅니다. <한겨레>, <경향신문>, <시사인> 등을 비롯한 개혁적 성향의 많은 언론들은 무상급식 문제를 다각도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학교 식당 내에서 평등교육, 지역농촌 살리기, 지역경제 활성화, 도시와 농촌 간 소통구조 마련, 기존과 다른 농업정책, 지방분권 등등. 급식 문제를 '한 끼 식사 해결'로 단순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도농간 상생을 위한 정책, 건강주권을 찾기 위한 정책 등 큰 담론으로 승화시켜 놓고 있습니다.

<매일> <영남>, 급식정책 평가 없어

언론에서 선거이슈를 선택하는 것은 자유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누구의 관점에서 어떻게 보냐에 따라 해당 이슈에 대한 프레임은 달라지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슈의 취사 선택과 기존 정책을 평가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경향신문 2010년 3월 15일
▲ 경향신문 2010년 3월 15일 경향신문 2010년 3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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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010년 3월 10일자 8면
▲ 한겨레 2010년 3월 10일자 8면 한겨레 2010년 3월 10일자 8면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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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은 선거 때마다 정치권과 후보자들에게 '정책 선거'를 요구했고, 공약의 시시비비를 가리겠다며 다양한 평가단을 운영하기도 합니다. 현재 '무상급식' 문제는 기존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의 급식정책을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좋은 기준이 됩니다.

'무상급식'을 화두로 쏟아지고 있는 분석자료를 보면, 대구와 관련된 사례가 꽤 됩니다. 급식 정책에서 대구는 다른 지역에 비해 훨씬 뒤처지고 있다는 것을 뉴스를 통해 알 수 있는데요, <매일신문>과 <영남일보>가 이 문제에 침묵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듭니다.

학교급식네트워크가 2009년 전국 16개 시도 무상급식예산을 분석한 결과에 강원, 인천, 서울, 대구, 울산은 한 푼도 편성하지 않았습니다. 진보신당이 2009~2010년 교육청 예산 증감추이를 분석한 데에도 대구는 학력평가에 26.3%(5억)을 증액시킨데 반해, 급식예산은 42.1%(147억원)을 삭감했더군요.

경향신문/한겨레신문
▲ 경향신문 2010년 3월 14일자(왼쪽) / 한겨레 3월 10일자 경향신문/한겨레신문
ⓒ 경향신문/한겨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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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예산에 인색했던 강원, 서울, 울산이 2010년에는 각각 7.3% 증가, 11.9%축소, 28.3% 축소했던 데 반해 대구는 42.1%나 삭감해 버렸으니, 이 지역 어린이의 '밥 먹을 권리'는 다른 지역에 비해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대구지역 급식정책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이번 교육감선거에 나선 후보 10명 중 6명이 무상급식 문제에 대해 '전면실시'또는 '단계적 실시'를 주장하고 나섰습니다(경향신문 3월 15일 여론조사). 지역의 <매일신문>, <영남일보>는 이 문제마저도 외면하고 있습니다.

'살아있는 교과서'라 불리는 신문. 신문활용교육을 통해 지적성장과 학습효과를 높이겠다는 신문. <매일신문>,<영남일보> 관계자에게 묻겠습니다.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급식정책에서 당신은 이 역할에 충실하고 있습니까?

무상급식과 무료급식은 어떻게 다릅니까?
○ '무상(無償) : 어떤 행위에 대하여 아무런 대가나 보상이 없는 것

○ '무료(無料) : 요금이 없다(값을 지불하지 않는다).

무상이란, 처음부터 지불해야 할 비용 자체가 책정되지 않은 것. 즉 금액의 여부와 상관없이 헌법상에 명시된 국민으로서 제공받을 수 있는 권리입니다. 무료는,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누군가의 도움으로 공짜로 제공받는다는 뜻. (예) 사회복지시설에서 노숙자분들에게 제공하는 식사 - 무료 급식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평화뉴스, 미디어오늘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 글쓴이는 참언론대구시민연대 사무국장입니다.



태그:#무상급식, #지방선거, #매일신문, #영남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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