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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한 해가 저물어 가는 이때. 너무나 진부한 표현이지만, 이맘때가 되면 늘 공감하게 만드는 그 사자성어 '다사다난'(多事多難).

같이 차가운 눈물 흘릴 일도 많았고, 힘께 가슴 뜨거웠던 일도 있었던 기축년 한 해를 보내면서 한국 음악시장에는 과연 무슨 일들이 있었는가. 2PM 박재범의 논란에서부터 인디 음악의 역습 그리고 아이돌 그룹들의 해외시장에서의 성과에 이르기까지 그 기억을 10개의 뉴스로 정리해 본다.     

10위: 한국 아이돌들의 세계 공략
 10위: 한국 아이돌들의 세계 공략
ⓒ S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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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위] 한국의 아이돌, 세계를 공략하라

동방신기, 보아, 원더걸스. 그들은 이제 더 이상 한국에서의 스타만은 아니다.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 이들의 영향력은 어느덧 한국 대중들의 상상이상으로 성장했다. 일본의 오리콘 차트나 필리핀의 인콰이어리에서 한국의 가수들 이름을 보는 건 이제 어렵지 않게 된 시대가 온 것이다. 그들 음악은 K-POP이란 이름으로 어느덧 한국대중음악의 표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인터넷을 통한 세계적인 팬덤을 형성하기에도 이르렀다.

물론 확장되지 아니하고, 외려 한 가지 스타일로 몰입되는 아이돌의 음악적 생명력. 혹은 국내에서 부풀려진 해외의 성과에 관한 기획사의 언론플레이 같은 뒷얘기들이 문제시 되고 있긴 하지만, 한국 대중음악계는 지난 한 해 유례없이 해외 팬들의 많은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9위] 싸이월드 BGM 누적판매 4억 곡 돌파

9위: 성장하는 음원시장
 9위: 성장하는 음원시장
ⓒ SK커뮤니케이션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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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간, 가요시장에 가장 큰 화두는 음반시장의 소멸과 관련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런 과정에서 한국의 음악시장이, 음반시장에서 음원시장에서 이전될 것이란 몇몇 의견들이 올해는 실제 표면으로 들어나는 한 해였다. 그 가장 큰 예가 지난 8월 10일 SK커뮤니케이션즈가 발표한 BGM 누적판매 4억 곡 돌파 기사였다. 이는 1년 2개월 정도의 짧은 시간동안 이룬 성과라는 데에서 이 시장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준 꽤 중요한 사건이었다.

특히 그 과정에서 MBC <무한도전 가요제>와 같은 이벤트성 음원들이 음원 판매 수익 상위에 랭크되고, 팬덤 문화를 등에 업은 아이돌 음원들 위주로 시장이 돌아간다는 일종의 형평성에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아울러 이러한 단편적인 음원시장의 과열이 미니음반, 디지털 싱글과 같은 상대적으로 내실이 없는 음반들의 출시를 야기했다는 지적도 받았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로 인해 대중들이 가지는 음악적 기호를 수시로 체크하는 것이 가능해졌고, 무엇보다 새로운 음악시장이 형성되어 안정권에 접어들었다는 것으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겠다. 

8위: 후크송의 대세
 8위: 후크송의 대세
ⓒ JYP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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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위] 음악의 후크(hook)

올해 우리들이 유난히 많이 들었던 키워드 중에 '후크송'이라는 것이 있었다. 실제적으로 음악에서 훅의 개념은 그 음악이 내포하고 있는 청자의 귀를 휘어잡는 부분이라는 광범위한 뜻을 가지고 있지만, 지난해 한국 가요계에서는 아이돌이 부르는 댄스튠 음악에서 계속되어 반복되는 구절이 있는 노래의 의미 정도로 불렸다. 특히 보코더와 오토튠을 사용하는 음악들이 아이돌 그룹을 위시하여 퍼지기 시작하면서, 이러한 음악이 주는 대중음악계의 영향에 대한 논쟁이 계속해서 불거져 나올 정도로 큰 이슈였다.

이러한 음악에 대해 혹자는 음원수익을 노리기 위한 일종의 상업적 꼼수라고 이야기하는 반면, 혹자는 후크송 자체가 한국 대중음악계를 죽이는 것이 아니라 다양성이 배제된 현 음악시장 자체가 대중음악계를 사지로 내몬다는 평가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비난에도 현재 이러한 음악은 10~15초 정도의 음원을 원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여전히 소비되고 있으며, 또한 현재 메이저에서 발표되고 있는 많은 음악들 역시 이러한 대세를 따르고 있다. 

[7위] TV 음악 프로그램들의 부활

7위: 음악 프로그램들의 다양한 변화
 7위: 음악 프로그램들의 다양한 변화
ⓒ E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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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방송국의 계륵(鷄肋) 같은 존재였던 음악 프로그램들이 올해에는 괄목할 성과를 이루었다. 10년간 시청률 한 자릿수에 머물던 방송 3사의 가요순위 프로그램들은 그다지 좋지 않은 편성시간에도 불구하고 평균 10%수준의 시청률을 유지하며 선방했으며,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 EBS <스페이스 공감>과 같은 음악 전문 음악프로그램들의 경우도 방송사마다 각각 고유한 기획력으로 시청자들에게 많은 호평을 받았다.

가요순위 프로그램의 경우 올해 돌풍을 이끌었던 걸그룹들 덕에 그 생명력을 얻었다면, 음악 전문 프로그램의 경우 인디음악을 하는 뮤지션들의 힘이 컸다는 평가다. 특히 <스페이스 공감>에서의 '헬로 루키'와 같은 기획이나 MBC <음악여행 라라라>에서 소개되는 인디밴드들의 꾸준한 출연은, 올해 음악 프로그램들이 이루어낸 소기의 성과다. 아울러 M.net의 <슈퍼스타 K>역시 새로운 오디션 프로그램으로서 성공적인 첫 걸음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얻어내기도 한 한 해였다.


[6위] 음원 시장의 주인은 누구?

지난 2009년 7월 1일을 시점으로 로엔 엔터테인먼트(멜론), KTF 뮤직(도시락), 네오위즈 벅스 등 음원업체 3사가 한 대형 포탈업체의 음원공급을 중단하는 발표를 했다. 국내 음원시장을 주름잡는 이 거대 업체들이 음원 공급을 멈추는 이유는 표면적으로 검색결과에서 발견되는 이용자들의 아웃링크를 포탈에서 막지 않았다는 것이지만, 음악 서비스 대행사와 음원 권리를 대행하는 사업자간의 힘겨루기에서 야기되었다는 의견도 지적되었다.

실제적으로 하루에도 엄청난 숫자로 올라오는 이용자들의 음악정보를 무조건 필터링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언급한 음원 3사가 포탈을 통해서 올리는 매출의 추이는 전체적으로 봤을 때 사실 크게 관여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이번 음원공급 사태는 일종의 그들만의 힘겨루기가 아니었냐는 것이다.

그 이후 정치적 합의를 통해서 다행히 일단락되기는 했지만 이러한 힘겨루기 혹은 음원 거대사업체간의 일종의 눈치 보기는, 이것으로 야기되는 사용자들의 불편을 생각해서라도 앞으로도 구조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5위] 끊이지 않는 가요계 표절논란

5위: 끊임없이 재생되는 표절에 대한 논란
 5위: 끊임없이 재생되는 표절에 대한 논란
ⓒ 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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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을 강타했던 음악계에 커다란 이슈 중 또 하나는 역시 표절논란이다. 가요계에서도 꽤 오래전부터 문제시 되어왔던 이 지겨운 난제는, YG엔터테인먼트 빅뱅의 리더 권지용의 솔로 1집 <Heartbreaker>의 몇 곡이 플로라이다(Flo-Rida)와 오아시스(Oasis)의 몇몇 곡들과 비슷하지 않냐는 일부 네티즌들의 의혹이 흘러나오면서부터 표면화 되었다.

이에 대해 YG엔터테인먼트 측은 의혹에 대해 완강히 반박했고, 표절 의혹곡의 권리를 대행하는 소니ATV뮤직퍼블리싱과의 갈등이 공론화되는 사태까지 이르렀다. 아울러 이러한 표절 의혹은 다른 그룹과 가수들의 곡으로 이전되면서, 2009년 가요계는 이런저런 표절 의혹곡이 넘쳐나는 불명예스러운 시절을 감내해야만 했다.

이에 대해 현 친고죄와 관련한 저작권 보호 법률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에서부터 자발적 감시자 역할을 자처하는 현 대중들의 눈높이를 알지 못한 창조자의 안일한 사고방식에 대한 비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의견들이 게재되기도 했다. 그리고 2009년 12월 7일 현재, 이러한 논쟁에 불을 당긴 권지용의 'Heartbreaker'라는 곡은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서 'G-DRAGON'이라는 이름과 'JIMMY'라는 이름으로 공동 기재되어 있다.


[4위] 인디의 역습

4위: 인디음악에서 감지되는 시장의 형성
 4위: 인디음악에서 감지되는 시장의 형성
ⓒ E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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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은 장기하와 얼굴들을 위시로 주목받기 시작한 인디음악이 다시 한 번 한국 대중음악의 대안으로 떠오른 한 해였다. 메이저 시장에 비하면 아직은 너무나 협소하지만 홍대와 음악 전문프로그램을 중심으로 꾸준히 자신의 음악을 해나가는 보석 같은 뮤지션들이 올해도 여전히 빛을 냈던 것이다.

또한 음악을 사랑하는 마니아들이 즐겨 찾는 여러 인터넷 웹진들과 GMF(Grand Mint Fastival)를 비롯한 각종 공연들은, 올해도 괜찮은 성황을 이루며 무엇보다 콘텐츠에 있어서는 결코 밀리지 않음을 여실히 증명했다.

또한 한 포털 사이트에서 진행하는 '이주의 국내앨범' 섹션에서도 전문가들과 마니아들로부터 주목받았던 음반들은 인디순혈주의라는 일부 비난에도 불구하고, 인디계열 뮤지션들의 음반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아울러 이 시장에 대한 수요 또한 증대되어 앞으로도 인디시장의 규모는 조금씩 그 영역들을  넓혀갈 전망이다. 다만 그것이 유통되는 과정과 비상식적인 수익구조는 메이저와는 여전히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그것에 대한 지원책과 대중들의 편협한 관심을 돌리는 문제 역시도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3위] 남자 아이돌 수난시대?

올해는 유독 남자아이돌 멤버들의 수난이 많은 시기이기도 했다. 슈퍼주니어의 강인의 폭행사건, 동방신기와 소속사간의 법적분쟁, 빅뱅의 멤버 대성의 교통사고, 권지용의 표절논란, 가장 최근에 불거진 J군의 10대 성매매 사건까지 굵직굵직한 사건사고의 주인공들은 남자로 이루어진 아이돌 그룹들의 멤버인 경우가 유독 많았다. 그 외에도 지금은 완치되었지만, 2AM 멤버 조권과 SS501의 김현중이 각각 신종플루 확진을 받아 소녀 팬들의 가슴을 졸이게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러한 수난가운데에서도 가장 크게 이슈가 되었던 사건의 주인공은 역시 2PM 박재범이 연습생시절 자신의 홈페이지인 마이스페이스에서 남긴 한국비하 발언과 그로인한 그룹 탈퇴에 관한 것이었다.


[2위] 2PM 박재범 탈퇴

2위: 수 많은 논쟁거리를 남기고 간 박재범의 탈퇴
 2위: 수 많은 논쟁거리를 남기고 간 박재범의 탈퇴
ⓒ 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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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주의라는 이름의 검은 선이 그어진 노란 완장. 그리고 그 감성의 파시즘. 우리안의 국가주의 논쟁과 같은 이야기에서부터, 여성들이 향유하는 아이돌 팬덤에 대한 남성들의 일차적 거부감. 이에 편승한 언론들의 무차별적인 보도행태와 그가 다시 컴백할 수밖에 없는 원초적인 상업주의에 대한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2PM 박재범의 탈퇴는 상당이 많은 논쟁거리를 남기며 그는 미국으로 떠났다. 그리고 그 논쟁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실제로 이 사건은 앞서 말했듯이 국가주의, 한인 2세들이 겪는 소통의 오류, 소비자들의 배신감, 아울러 일종의 사회적 열패감과 맞물린 네티즌들이 벌이는 인터넷 마녀사냥과 그 궤를 같이 한다는 의미에서 상당히 복잡한 양상을 띠는 문제는 확실했다. 여기에 대해서 소속사인 JYP엔터테인먼트는 그에게 시간을 주고 기다려 달라는 말을 하며 자중을 바랐지만, 지금도 팬들은 그를 바라고 언론도 그를 주목한다.

그러는 와중에 2PM은 그들의 정규 1집인 <01:59PM>을 발표하며, 박재범의 빈자리를 노골적으로 전시했다.


[1위] 걸그룹의 전성시대

1위: 2009년 한국 가요계를 점령한 걸그룹들
 1위: 2009년 한국 가요계를 점령한 걸그룹들
ⓒ DSP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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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가요계 10대뉴스 가운데 대망의 1위는 역시 걸 그룹들의 대한 이야기다. 초기 소녀시대와 원더걸스를 필두로 파생되기 시작한 걸 그룹들은, 지금은 이미 포화상태를 넘어서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의견이 지배적일 정도다.

2NE1, 카라, f(x), 포미닛, 브라운 아이드 걸스, 애프터 스쿨이 가요차트를 점령하고 티아라, 햄, 시크릿, 레인보우를 비롯한 후속주자들이 지금도 계속해서 쏟아지고 있으며, 심지어 인디시장에서도 플레이 걸이 9월 데뷔 음반을 내고 멤버탈퇴 문제로 말이 많았던 그룹 씨야 역시 컴백을 완료했다. 지금의 양상은 사실 과열이라 하기에도 부족하다.

그러나 이 그룹들은 현재도 상당한 인기를 얻으며 스스로의 자생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무척 고무적이다. 음악뿐 아니라, 영화, 드라마, 예능, 뮤지컬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영역을 구축하거 있는 그녀들은, 걸 그룹이란 이제 노래를 하는 집단이라기보다는 연예인이 되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변질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팬들의 뜨거운 성원을 받으며 지금도 순항 중이다.

트렌드의 몰입, 천편일률적인 가요시장을 구축하는 자승자박(自繩自縛)이라는 비난 속에서 그녀들은 과연 내년에도 이러한 전성시대를 계속해서 이루어 나갈 것인가. 그것은 역시 앞으로 두고 볼 주요한 사항이다.


태그:#2009 대중음악 10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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