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인천시 연수구 동춘동에서 살아온 85세의 할머니는 하루 5만원도 벌기 힘든데, 지팡이에 아픈 다리를 의지한 채 추적추적 내리는 겨울비를 맞으며 인천시청 앞에 계셨다.

 

빨간 모자와 검은 목도리로 찬바람을 막은 할머니는, 현재 인천시가 동춘동 222번지 일대 10,300㎡에 벌이고 있는 주택재개발사업(농원마을구역)과 강제철거로 이웃 주민들과 정든 보금자리를 송두리째 빼앗기고 내쫓길 처지에 놓여 있다.

 

이에 동춘동 철거민들은 터무니없는 보상으로 거주주민을 몰아내는 인천시의 막가파식 개발정책 철회와 이주대책 보장을 요구하며, 매일같이 돌아가며 하루생계를 포기한 채 1인시위를 벌여왔다.

 

오늘로 1인시위는 무려 351일째를 맞았다.

하지만 인천시청 앞을 지나는 사람들의 시선은 역시나 따듯하지 않다.

 

이에 아랑곳 않고 꼿꼿이 선 할머니는 "동춘동 말고도 인천 곳곳에서 재개발이 벌어지고 있다"며 한탄했다. 오늘 저녁 시청 앞에서 계양산 롯데골프장 반대 시민문화제가 열린다는 소식도 알고 계셨다.

하루벌이 포기하고 시청 앞에 나온 철거민의 아픔!!

 

인천시청 건축계획과의 재개발 추진현황에 따르면, 현재 동춘동 재개발은 지난 6월 8일 기본계획 변경고시(추가)가 되었고 지금은 정비계획 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을 벌이고 있다. 동춘동 말고도 연수구에는 주택재건축과 재개발사업이 청학동과 옥련동에서 각각 벌어지고 있다.

 

* 인천광역시 재개발 재건축 http://renewal.incheon.go.kr/

 

그리고 인천 전역에서 주거환경개선-도시환경정비-주택재개발이란 이름의 막개발이 주민의사와 무관하게 무려 212개나 추진-계획중이다.

 

이 때문에 오늘 아침 집에서 나올 때 진통제를 가지고 나오지 않아 듬성듬성 빠진 "이가 시려 아프다"는 나이든 할머니와 수많은 세입자, 원주민들의 삶터와 고향땅은 겨울날 소리소문없이 사라지고 있다.

 

이에 궂은 날씨 속에서 갈 곳 없고 가진 것 없는 철거민과 주민들은 곳곳에 시뻘건 현수막을 내걸고 소리없이 아우성치고 있다. 그렇게 명품도시를 자랑하는 반서민 인천시 덕분에, 할머니는 하루벌이를 포기하고 말았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와 U포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 아참 계양문화회관동측재개발추진위원회 위원장이란 이가, 계산동 일대 재개발로 주민과 마을이 뒤죽박죽 되었다는 블로그 게시글의 삭제를 요청해왔다. 워워. 


태그:#강제철거, #재개발, #인천시, #동춘동, #철거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