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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의선 일산역 옛역사를 어렵게 찾아 둘러본 뒤 건널목 너머 정발산동을 향해 나아갔습니다. 다시 일산대교 건너 인천 집으로 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둘러볼 곳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친 다리로 페달을 밟아 고개너머 풍산역에 이르렀는데, 조급한 마음에 정발산동 주택가를 이리저리 헤맨 끝에 저동고등학교 맞은편에 수줍게 자리한 일산읍 밤가시 초가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경의선이 오가는 건널목
 경의선이 오가는 건널목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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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동주택가를 헤맨 끝에...
 율동주택가를 헤맨 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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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민속자료 제8호인 일산 밤가시 초가는 정발산 북동쪽 기슭에 있는 농가로, 조선 후기 중부지방의 전통적인 서민주택 구조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집 평면 구성 형식이나 기둥 등 주요 부재의 부식 정도로 미루어 건립연대는 대략 150년 이전, 19세기 전반 이전 건축물로 추정된다 합니다.

특히 가옥의 기둥-대들보-중방-문틀-마루-서까래 등에 이르는 목재는 밤나무 재목을 쓴 것이 특징인데, 빌라주택들이 빽빽히 자리한 이 마을은 예전에 밤나무가 울창하고 가을이면 밤가시가 야산에 널려있다 해서 율동(栗洞)이라 불렸다 합니다. 지금도 율동이란 동명을 쓰는데, 당시 마을에서는 밤이 주요 수입원이기도 했습니다.

밤나무가 많았다는 율동 주택가 한편에...
 밤나무가 많았다는 율동 주택가 한편에...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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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읍 밤가시 초가
 일산읍 밤가시 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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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는 서북쪽을 언덕에 기대고 동남쪽을 향해 앉았다. 형태는 ㄱ자형 안채를 중심으로 현존치 않는 행랑채가 맞은편에 대칭으로 이뤄져 전체적으로 ㅁ자형을 이루었다 합니다. 안채는 막돌로 된 주춧돌 위에 네모기둥을 세우고 도리를 4개 걸쳐, 소위 평사량 가구를 짰는데, 이는 초가지붕에 부재를 아끼면서 지붕틀을 구성하는 당시에 흔한 형식입니다.

서민가옥의 단순하고 소박한 특징을 고스란히 간직한 일삼 밤가지 초가는, 특별한 담장이 없이 100여 년 이상 풍상을 겪으면서도 기둥-도리-쪽마루 등이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그만큼 옛조상들이 집을 지을 때 얼마나 정성을 들이고 견실하게 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보금자리 주택을 만들겠다고 수도권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초고층 아파트가 초등학교 코앞에서 치솟는 일산 신시가지에서 집의 의미를 다시 생각케 한 밤가시 농가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전합니다.

저녁해가 초가지붕과 장독대에 내려앉는다.
 저녁해가 초가지붕과 장독대에 내려앉는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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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농가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옛 우리집도 초가지붕이었는데...
 전형적인 농가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옛 우리집도 초가지붕이었는데...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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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밤가시초가, #일산, #농가, #율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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