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한 조사에 따르면 흡연자의 약 70%가 '담배를 끊고 싶다' 고 응답했다고 한다. 하지만 담배를 끊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다면 이들의 발목을 잡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한번 담배를 피우기 시작하면 매 30~40분마다 담배를 피우게 만드는 주원인인 '니코틴' 이다.

 

담배 한 개비에는 약 0.05mg~0.9mg의 니코틴이 포함되어 있다. 결국 하루 한 갑의 담배를 피우는 흡연자는 최소 200회 이상의 흡입을 통해 체내에 니코틴을 투입하고 있는 셈이다.

이 결과 최근 The National Post 는 '흡연자의 니코틴 중독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는 기사를 보도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니코틴 중독' 인 흡연자는 결국 금연을 실천할 수 있는 길은 없는 것일까.

 

"보건소 금연클리닉 프로그램을 체험하다"

 

지난 12일, 기자는 4년째 담배를 피우고 있는 지인과 함께 최근 보건소에서 지원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는 '금연클리닉' 체험에 나섰다. 각 보건소마다 개설되어 있는 '금연클리닉' 프로그램은 금연을 원하는 흡연자들에게 금연상담과 함께 약물처방, 금연보조제를 무료로 지급하고 행동요법에 대해 조언을 해 줄 뿐만 아니라 희망자에 한해 금연침을 시술받을 수 있도록 한의원과 연계해주기도 한다. 또 문자 서비스 등으로 사후관리까지 꾸준히 진행된다.

 

금연클리닉 체험을 위해 용산구 보건소에 함께 찾은 L군(25)은 금연클리닉 상담 전 인터뷰에서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 건 4년 정도 됐는데, 담배를 피울 때마다 주변사람들의 원성과 가족 어른들이 흡연으로 인한 협심증으로 고생하시는 것을 보고 가족력을 염려해 금연을 생각하고 있다." 며 이번을 계기로 금연에 성공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금연클리닉이 시작되자 상담가는 L군에게 이런저런 질문을 시작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담배를 피우는지, 담배 맛이 가장 좋을 때가 언제인지 얼마나 자주 피우는지 그리고 오전, 오후 중 가장 담배를 많이 피우는 때가 언제인지 등의 질문에서 L군은 진지한 자세로 최대한 자세하게 답변에 응했다.

 

기본적인 질문이 끝나자 배소희 상담가는 '니코틴 의존도' 검사였다는 사실을 밝히며 L군은 니코틴 의존도 검사에서 6점이 나왔음을 알렸다.

 

"6점 이상은 니코틴 중독이 있고 습관성 흡연이 강한편이에요. 중간 이상은 의존도가 낮은 사람보다 본인의 의지가 강하게 필요합니다. 보조제 도움도 필요하구요. 하지만 무엇보다 본인의 의지가 제일 중요하죠!"

 

니코틴 의존도 검사가 끝나자 보조제 사용여부를 위한 혈압체크와 함께 개인 지병에 관한질문이 시작됐다. L군의 경우 젊은 나이이기 때문에 협심증 같은 문제될 만한 지병은 없었지만 상담가는 심근 경색이나 협심증 등의 지병이 있으면 보조제 사용에 어려움이 있으므로 개인 질병과 혈압 체크는 가장 중요한 검사임을 강조했다.

 

곧 이어 일산화탄소 수치기를 이용한 일산화탄소 수치 검사가 시작됐다. 금연클리닉 도착 30분 전쯤에 담배를 피웠다는 L군의 일산화탄소 수치는 '27'.

 

상담가는 일산화탄소 수치표를 보여주며 설명을 시작했다. L군의 수치는 수치표에도 나오지 않을 정도의 '해비스모크' 수준.

 

"담배를 많이 피우거나 흡연 시 깊게 피우시는 분들의 수치가 아주 높게 나오는 편입니다. 체내에 일산화탄소량이 많으면 산소공급이 차단되거나 방해되기 때문에 '만성 저산소증' 이 오거나 집중력과 기억력이 둔화되고 자연스럽게 업무능력이 떨어지게 되는 거죠."

 

담배 주 성분은 타르, 니코틴, 일산화탄소이다. 타르는 폐가 새카맣게 타들어가면서 모양을 변형시키고 구멍을 낸다. 결국 변형된 폐는 산소주입에 무리가 생기게 된다. 특히 폐는 한번 망가지면 문신처럼 평생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기게 된다. 니코틴 또한 말초혈관을 수축시키고 심장박동을 빨리해서 니코틴 중독을 유발시키고 암에 걸려도 잘 느끼지 못할 만큼 그 위력은 우리 몸에 치명적.

 

특히 L군처럼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담배를 피우거나 가족력이 있어 유전적으로 취약점이 있는 상태라면 흡연으로 인한 건강의 위협도는 더욱 커진다. 상담가는 또 담배가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음을 말한다.

 

"스트레스가 있을 때마다 담배를 피우면 그 당시에는 도파민이 심리를 안정시키고 마음을 차분하게 하면서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것을 느끼지만, 시간이 쌓이면 오히려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면역력이 약해져 담배의 의존도도 점점 높아집니다. 결국 우울증의 원인이 되는 것이죠."

 

상담가는 앞으로 8주간 무료로 제공 될 패치에 대한 설명도 함께 했다. 금연보조제는 약국에서 처방받으면 1만4천 원 정도로 경제적 부담이 커 국가에서 지원해주고 있다. 하지만 8주까지만 무료로 지원되고 단계적으로 그 양을 줄여가며 본인의 의지로 금연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패치의 주성분은 니코틴이에요. 니코틴이 공급됨으로써 금연으로 찾아오는 불안, 초조함을 완화시킬 수 있어요."

 

패치 사용 중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패치를 붙이고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것. 패치 사용 중의 흡연은 절대 금물이다. 우리 몸에 공급되는 니코틴의 양이 증가하기 때문에 2배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갑자기 혈압이 상승하거나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 가는 케이스도 있다.

 

"내 몸에 이상이 없다고 하여도 유의해야 하실 점이에요. 그리고 24시간, 매일 부착해야 효과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패치 외에도 금연 중 손이 허전한 금연자를 위해 스스로 지압을 할 수 있는 '웰빙펜' 을 지급해 금연에 도움이 되는 곳을 꾸준히 지압해줄 수 있도록 유도했다.

 

 "이게 뭔지 아세요? 흡연자가 1년 동안 피우는 타르의 양이에요. 이게 본인 몸 안에 흐르고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상담가는 L군에게 유리병을 보여주었다. L군의 표정이 묘하게 굳어졌다. 실제로 L군은 4년을 담배를 피웠으니 그만한 병 4개 분량의 타르가 몸에 흐르고 있는 셈.

 

상담가는 금연 초기에는 많이 힘들겠지만 몸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끼며 큰 변화를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담배는 본인의 몸 건강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기형출산요인 그리고 간접흡연으로 인한 주변사람들의 피해까지 '백해무익' 한 존재이다. 하지만 3년여만 금연을 실천해도 폐와 장기가 어느 정도 정상으로 회복이 가능하고 10년 정도의 금연실천은 일반인과 같은 상태로 호전될 수 있다.

 

홀로 실천하는 금연이 힘들다면, 보건소 '금연클리닉' 에 방문해 도움을 받아보는 것을 어떨까. 당신의 담배의존도 체크 뿐 만 아니라 금연보조제 지급까지, 당신의 금연실천에 훌륭한 동반자가 되어 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따스아리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금연클리닉, #금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