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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시 종로구가 돈의동과 창신동 일대에서 쥐잡기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구 관계자는 '이 지역 형편이 어려워 방역에 신경을 못쓰는 이가 많아 위생상태가 좋지 않다'며 쥐가 들끊는다는 민원 때문에 쥐잡기에 나섰다 합니다.

이렇게 종로구와 방역업체 직원들이 쥐잡기에 나선 곳은 소위 '쪽방촌'이라 불리는 곳입니다. 서울시에는 우리나라 인구의 약 25%가 밀집해 거주하고 있습니다. 과거 급속한 산업화-도시화로 농촌에서 이주한 사람들은 서울과 수도권으로 몰려들었고, 과도한 인구밀집과 함께 빈부격차 심화 및 집값상승에 따른 주택-주거비용문제 등으로 도시 빈민가가 형성되었고 주거-빈곤과 재개발 문제 또한 지속되어 왔습니다.

재개발로 쪽방촌에 사는 주민들은 이곳을 떠나 어디로 가야하나??
 재개발로 쪽방촌에 사는 주민들은 이곳을 떠나 어디로 가야하나??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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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도시의 최빈곤층들은 좁고 협소한 방의 형태를 의미하는 쪽방에서, 보증금 없이 하루 7-8천원, 한 달에 15-20만원 정도의 이용료를 내고 거주하고 있다 합니다. 대표적인 영등포구 쪽방촌의 경우, 서울에서 가장 많은 이들이 쪽방촌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쪽방이 있는 건물은 1-2층의 목조건물이 많은데, 이 지역에는 건축물관리대장에 기록되지 않은 무허가건물이 많다 합니다.

워낙 시설이 낙후되어 있어 화재 등 안전사고 가능성이 농후한데, 영등포 쪽방촌의 경우 2002년부터 2003년까지 총 5건의 화재사고가 있었다 합니다. 이 때문에 쪽방촌에 살아오던 이들은 또다시 거리로 내몰리고 말았습니다. 영등포구청은 지난 2003년 10월 200여개의 쪽방을 철거해 그 자리에 철도소음을 막는 완충녹지대를 조성해 거주민들에게 반발을 사기도 했습니다.

서울뿐만 아니라 인천에도 쪽방촌이 있다.
 서울뿐만 아니라 인천에도 쪽방촌이 있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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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뿐만 아니라 인천에도 이런 쪽방촌이 있습니다.

'명품도시'를 외치는 인천시의 도시재생사업으로 삶터를 빼앗길 위기에 놓인 중구 복성동 쪽방촌이 바로 그곳입니다. 인천역 앞에서 북성포구 표지판을 따라 월미도로 나아가다보면, 길가에 2층짜리 낡은 건물과 안쪽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집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인천의 산업화 이전에는 바다에서 일감을 찾던, 산업화 이후에는 인근 공장에서 생활을 이어온 사람들의 작고 소박한 터전입니다.

현재 인천시는 2013년까지 이곳을 개발하겠다 하는데, 보조금으로 살아가는 주민들을 위한 마땅한 이주대책이 없어 쪽방촌 주민과 영세상인들은 인천시에 살길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도시재생'이란 이름의 구도심 개발로 송림동 달동네와 사람들이 사라졌듯이, 복성동 쪽방촌도 영등포 쪽방촌처럼 소리소문없이 사라지려 합니다.

다시는 볼 수 없을 어둠이 내려앉은 복성동 쪽방촌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전합니다.

복성동 쪽방촌, 낡은 1-2층건물에 방이 있고 불이 켜있다.
 복성동 쪽방촌, 낡은 1-2층건물에 방이 있고 불이 켜있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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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골목안에도 문과 방이 있다.
 좁은 골목안에도 문과 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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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성동 쪽방촌도 인근 도시정비재생사업으로 함께 개발될 예정이다.
 복성동 쪽방촌도 인근 도시정비재생사업으로 함께 개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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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의 막무가내 개발로 빈민들의 주거권이 위협받고 있다.
 인천시의 막무가내 개발로 빈민들의 주거권이 위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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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쪽방촌, #인천시, #복성동, #구도심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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