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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지난해 10월 28일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지난해 10월 28일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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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아프리카 최남단에서 조우할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홍 원내대표는 김 위원장을 만나게 된다면 남북대화를 제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자원외교와 태권도 올림픽 정식종목 존치 활동 등을 겸해 6일 출국하는 홍 원내대표는 9일 제이콥 주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취임식에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도 참석이 예정돼 있는 것.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사진은 2007년 10월 2일 저녁 평양 목란관에서 열린 2007 남북정상회담 공식환영만찬 연설 장면.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사진은 2007년 10월 2일 저녁 평양 목란관에서 열린 2007 남북정상회담 공식환영만찬 연설 장면.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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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남한으로 치자면 국회의장에 해당되는 직책이며, 북한 헌법상으로는 국가 수반의 지위에 해당한다. 실질적으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이어 권력서열 2위의 인물이다.

현재로서는, 홍 원내대표와 김 위원장이 따로 만날 약속을 해놓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세계 각국 사절단이 자리하는 이 취임식에서 홍 원내대표와 김 위원장이 마주칠 가능성은 높다.

문제는 경색된 남북 관계를 반영하듯 서로 모른척 하고 지나가느냐, 반대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느냐에 달려있다.

북한의 로켓발사와 현대아산 직원 억류 등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된 가운데 남북 고위인사가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정부간 대화를 위한 좋은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 이에 더해 두 사람이 따로 만나 남북문제와 관련된 대화를 나눈다면 남북관계의 물꼬를 틀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다.

이 대통령 재량권 부여... 홍준표 "일단 만남 이뤄지면 대화 제의할 것"

지난 4일 대통령 특사자격으로 아세안 10개국 및 남아공과 엘살바도르를 방문하는 한나라당 의원 15명을 접견한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홍 원내대표에게 "김 위원장을 만나면 자연스럽게 악수하고 얘기도 하는 등 잘 알아서 대처하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을 만나 대처하는 데 있어 홍 원내대표에게 재량권이 부여된 셈. 김 위원장이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달려있긴 하지만, 일단 인사가 이뤄지면 홍 원내대표가 남북간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한 제안을 할 것으로 보인다.

홍 원내대표는 지난해 7월 14일과 10월 28일 두 차례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남북 화해와 협력을 위한 국회 차원의 남북정치회담을 열자고 공식 제안한 바 있다. 개성공단을 활성화하고 파주지역에 통일경제특구를 설치해 개성공단과 공동관리해서 남북 경제공동체의 시금석을 놓자는 내용이었다.

홍 원내대표는 5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면 남북 정치회담을 제의할 것이냐'는 질문에 "일단 만남이 이뤄지게 되면, 그럴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 그는 "(서로 인사도 나누지 못하거나, 따로 만나서 대화하거나)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관계기관도 홍 원내대표와 김 위원장이 따로 만나 대화를 나누는 경우에까지 대비해 홍 원내대표의 남아공행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유화책 주장했던 홍준표에 북한은 어떤 반응 보일까

한나라당이 야당이던 시절부터 한나라당을 향해 '괴뢰도당'이라는 독설을 퍼부었던 북한이지만, 남아공에서 마주치게될 여권 인사가 그나마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줬던 홍 원내대표라는 점도 북한이 더 쉽게 대화에 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줄 것으로 보인다.

홍 원내대표는 지난 2007년 북한 핵 문제로 인해 당 내에서 대북강경론이 힘을 얻을 때에도 "대북 쌀 지원과 핵문제를 연계시키지 말고 정치적으로도 북한을 하나의 독립적인 국가로 인정해야한다"는 주장을 한 바 있고, 지난 2004년과 2007년 금강산과 개성공단을 방문하기도 했다.

또 지난 4일 소말리아 해적 소탕 작전을 벌이고 있는 남한의 청해부대가 예멘 아덴항 남쪽 해상에서 해적선에 쫓기던 북한 화물선 다박솔호를 보호한 일도 있고, 남한이 PSI 전면 참여 발표를 늦추는 등 대북강경기조를 누그러뜨리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따라서 '북한이 아무 말도 않고 그냥 지나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태그:#홍준표, #남아공, #남북대화, #김영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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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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