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마지막 절기인 곡우다. 곡우는 '봄비가 백곡(百穀)을 윤택하게 한다'는 뜻이 담겨있다고 한다. 오랜 가뭄으로 타들어가는 농심의 마음이 하늘에 닿았을까. 곡우에 봄비가 흡족하게 내린다.
뒷산 숲에는 안개가 피어오른다. 안개 가득한 무선산의 숲속은 제법 운치가 있다. 숲에서 피어오르는 안개가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해내고 있다.
이른 아침부터 내리는 봄비가 어찌나 반가운지 추적추적 봄비를 맞으며 걷고 싶은 마음이다. 이렇게 단비가 내리는 날이면 빗방울 떨어지는 그 거리를 거닐며 '비오는 날의 수채화' 노래라도 흥얼거려 볼일이다.
등굣길 아이들의 우산물결을 스케치했다. 빨간 우산, 노란우산, 알록달록한 우산, 형형색색의 우산을 쓴 아이들의 모습이 아름답다. 비닐우산은 모습을 감춘 지 오래다. 혹시나 하고 찾아보아도 보이질 않는다. 심술궂은 비바람이 스치고 지날 때면 아이들은 혹여 우산이 날아갈까 봐 우산대를 꼭 움켜쥐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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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쭉꽃잎이 봄비에 흠뻑 젖어있다. 화사한 꽃잎은 물기를 머금어 생기가 돋는다. |
ⓒ 조찬현 | 관련사진보기 |
아이들이 공원길을 따라간다. 공원에 색색으로 피어난 예쁜 철쭉꽃은 봄비에 흠뻑 젖어있다. 화사한 꽃잎은 물기를 머금어 생기가 돋는다. 벚꽃 지고 난 자리 그 허전함을 철쭉꽃이 대신하고 있다.
4거리 횡단보도 앞, 시내버스에서 한 무리의 아이들이 내린다. 우산을 받쳐 든 아이들이 하나둘 모여든다. 횡단보도의 신호등은 빨간불이다. 아이들은 그들의 꿈처럼 신호등에 파란불이 들어오자 등굣길을 재촉한다.
돌아오는 길, 봄비는 계속 내린다. 음악의 멜로디처럼 차창을 때리는 봄비의 리듬이 정겹다. 우산을 받쳐 들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아름다운 봄날 아침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