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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영 코레일 신임사장이 19일 오후 대전 정부청사에서 취임식을 갖고 업무를 시작한다.

 

허준영 사장은 취임 일성으로 "철도인의 저력과 열정을 한데 모아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세계일등 국민철도'를 만들어 코레일이 제2의 기적(汽笛)을 울리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허준영 사장은 취임사에서 "코레일은 국가기간산업으로서 경제회복에 기여하고 저탄소 녹색성장 시대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해야 할 사명을 안고 있다"며 "철도가족이 똘똘 뭉쳐 총체적인 대응체제를 구축해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국철도노동조합 등 시민사회단체 즉각 반발

 

 
철도노조는 즉각 기자회견을 열어 "비리혐의로 강경호 전 사장이 구속되자 철도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경찰청장 출신 낙하산인사를 규탄한다"고 하였고, "철도노조와 3만 철도직원은 현 정부 들어 최악의 코드인사가 단행된 오늘을 결코 잊지 못한다"며 반발했다.
 
앞서 철도노조는 오전 10시 청와대에서 임명장을 받고 KTX를 타고 대전정부청사로 향하던 허준영 신임사장의 취임저지를 위하여 낮 12시부터 대전역에서 막아서고 있다. 일정이 마무리되는 대로 대전정부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철도노조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민주노동당도 논평을 통해 '5천명을 줄이겠다는 철도공사의 철도선진화방안을 밀어붙이기 위해 상명하복에 익숙한 경찰청장 출신이 적격이라는 판단 때문'이라며, 'TK와 고려대 출신, 대선 당시 공적과 충성도만 있으면 무조건 만사 OK다'고 비판했다.
 
과연 허준영 코레일 신임사장이 취임부터 이어지는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코레일 허준영 신임사장 취임사 전문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세계일등 국민철도'를 만들겠습니다.

 

 존경하는 철도가족 여러분!

 

 먼저, 이 자리에 계신 임직원 여러분과, 지금 이 시간에도 전국의 철도현장에서 맡은 바 업무를 묵묵히 수행하고 계시는 철도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여러분들은 온갖 역경 속에서도 국가발전에 기여하고 국민에게 봉사하는 삶을 한시도 멈추지 않은 분들입니다. 그런 여러분과 함께 110년의 도도한 흐름을 이어온 한국철도에서 제2의 인생을 펼치게 된 것을 대단히 자랑스럽고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아울러 국가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코레일의 미래를 개척해 나가야 할 사명을 가지고 이 자리에 섰다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도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는 철도가족 여러분의 저력과 열정을 잘 알고 있기에, 여러분과 함께라면 어떤 악조건도 극복해내고 희망을 창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혼신을 다해 저에게 맡겨진 책임을 완수하고자 합니다.

 

 임직원 여러분께 이 자리에서 약속드립니다. 철도인의 저력과 열정을 한데 모아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세계일등 국민철도'를 만들겠습니다. '제2의 기적(汽笛)'을 울리는 당당한 코레일을 만들겠습니다.

 

 존경하는 철도가족 여러분!

 

 세계적인 경기침체의 여파로 지금 우리나라는 큰 시련을 겪고 있습니다. 정부는 모든 자원과 역량을 동원하여 경제회복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기업들은 너나없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공공부문도 경제위기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공공부문은 어려운 경제를 감안한 사회적 책임과 고통분담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우리 코레일도 결코 예외는 아닙니다.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여객과 화물의 영업수익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런가 하면 우리 코레일은 국가기간산업으로서 경제회복에 기여하고, 저탄소 녹색성장 시대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 해야 할 사명을 안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모든 철도가족이 똘똘 뭉쳐 총체적인 대응체제를 구축하지 않으면 미래를 낙관할 수 없는 절체절명의 기로에 서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위기를 위기로 느끼는 순간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길도 열린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진짜 위기는 위기를 위기로 느끼지 못할 때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위기를 위기로 느끼고, 서로 격려하고 화합하면서 미래를 개척하겠다는 자세를 가지는 것입니다. 안전하고 편리한 국민의 발이 되겠다는 다짐과, 경제회복에 기여함으로써 우리의 삶의 터전도 지켜내겠다는 각오를 새롭게 하는 것입니다.

 

 위기를 극복하고 새롭게 철도의 역사를 만들어가야 하는 지금, 우리가 함께 가야 할 방향에 대해 몇 가지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철도선진화 목표 달성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것입니다. 

 

 철도선진화는 시대의 명령이자 정부와의 약속, 국민과의 약속입니다. 나아가 우리 공사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철도선진화는 철도운영과 관련된 정부의 지원이 차질없이 이행되는 한편으로, 철도가족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가능합니다.

 

 영업수익을 증대하고 비용을 절감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것입니다. 이외에도 인력운영을 효율화하고, 자회사의 경영을 효율화하며, 사업단위별로 회계를 분리하여 책임경영체제를 강화해야 할 것입니다.

 

 철도선진화 목표를 차질없이 달성하게 되면,  우리 공사는 어떤 환경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조직으로 거듭나게 될 것입니다.

 

 둘째, 차별화된 서비스로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고객감동경영'을 실현하겠습니다.

 

 여객과 화물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수송하는 것은 철도의 기본 역할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단순한 운송수단으로서의 역할에 그치지 않고 고객에게 즐거움과 행복, 새로운 가치를 주는 차별화된 서비스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고객의 이용편의를 위해 스크린도어 설치 확대 등 각종 설비를 개선하는 것은 물론이고, 철도역을 복합역사로 개발하여 물류와 비즈니스, 문화와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망라하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합니다.

 

 특히 차세대 전기차량 확대 도입을 비롯한 친환경 경영을 통해 철도만의 특화된 친환경적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고객의 불편과 불만 사항을 즉각 해소해주는 고객접점서비스를 강화하는 등의 활동을 통해 고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셋째, 블루오션을 개척하여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겠습니다.

 

 성장이 없는 조직은 미래도 없습니다. 미래가 없기 때문에 현실에 안주하고, 종국에는 고객으로부터 외면을 받게 됩니다. 지속가능한 성장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현재 여객과 물류의 수익이 정체되고 있는데다가 운송수익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습니다. 그 대안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가진 자산을 개발하여 부대사업을 더욱 활성화해야 합니다. 아울러 세계 각국이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철도 SOC투자를 확대하는 추세를 활용하여, 우리가 이러한 해외사업에 적극 참여하는 것도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것입니다.

 

 넷째, 조직의 체질을 바꾸어 기업의 가치를 높이겠습니다.

 

 어떤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조직이 되려면 체질을 바꾸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방향은 미래지향적이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 철도가 '제2의 기적(汽笛)'을 울리며 힘차게 달려갈 수 있습니다.

 

 저는 무엇보다도 대대적인 조직?인사혁신으로 공기업 개혁의 모델을 제시하도록 하겠습니다. 온정과 연고에 기반한 정실주의 인사가 아닌 업무능력 중심의 인사시스템을 구축하고, 효율성과 창의성이 넘치는 조직발전모델을 정립하겠습니다. 아울러 혁신의 내재화와 문화화를 통해 혁신을 선도하는 공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체계적인 자산관리체계를 구축하여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렇게 조직의 체질을 바꾸면 기업의 가치가 높아집니다. 코레일의 기업 가치가 높아지면 우리는 후배들에게 자랑스러운 코레일을 물려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코레일을 젊은이들이 가장 일하고 싶어하는 꿈의 직장으로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노사와 국민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윈윈윈(win-win-win) 문화를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노사간 화합과 상생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소중한 가치입니다. 저는 노조와 지속적이고 투명한 소통으로 '머리띠'를 풀고 '허리띠'를 졸라매어 서로 존중하고 손을 잡는 노사가 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나아가 노사간 화합과 상생이 국민 모두에게 이익을 줄 수 있도록 윈윈윈(win-win-win) 문화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흔히 노사 윈윈을 말하지만 노와 사에게만 이익이 돌아감으로써 국민의 지탄을 받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코레일은 국가기간산업이자 대표적인 대중교통 서비스 기업이기 때문에 특별히 국민의 이익을 소중하게 여겨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국민의 안전과 교통편의를 중심에 두고 노사가 손을 잡는 윈윈윈 문화를 만들 때, 비로소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철도가족 여러분!

 

 어느 조직이나 조직 내에는 어떤 분야에서든 역량을 발휘하는 제너럴리스트(generalist)와 전문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스페셜리스트(specialist)가 있습니다.

 

 철도산업은 많은 전문지식과 기술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제가 보기에 여러분 한분 한분은 자신의 업무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스페셜리스트입니다. 사장인 제가 해야 할 역할은 스페셜 제너럴리스트(special generalist)가 되는 것입니다. 즉, 여러분이 가진 전문성을 모두 아우르고 열린 마음으로 경청하면서 여러분의 전문성이 십분 발휘되도록 이끌어주는 '열린 리더십'을 지향하는 것입니다.

 

 제가 평생의 기치로 삼아온 스페셜 제너럴리스트의 정신을 이제는 오롯이 철도의 발전을 위해 사용하겠습니다. 온 몸을 바쳐 철도를 사랑하겠습니다. 온 힘을 다하여 국가와 국민에게 봉사한다는 자세로 업무에 임하겠습니다.

 

 3만여 임직원이 한 방향으로 힘을 모을 수 있도록 꿈을 심어주고 비전을 제시하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경영 방향을 실현하기 위해 제가 먼저 발로 뛰고 앞장서서 모범을 보이겠습니다. 여러분이 가진 저력과 열정이라면 우리는 이보다 더한 위기도 거뜬히 이겨낼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함께 힘을 모아 지혜롭게 헤쳐 나가자는 부탁말씀을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코레일이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세계일등 국민철도로 도약할 수 있도록 신명을 바칠 것을 약속드리며,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운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09년 3월 19일

코레일 사장 허준영

 


태그:#코레일, #허준영, #신임사장, #철도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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