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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0일 참혹한 용산참사가 터진 뒤, 그동안 생존권과 주거권을 지키기 위해 발버둥쳐 온 용산 철거민과 세입자들을 "떼잡이"라 비하한 용산구청과 구청장이 언론과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무리한 재개발과 재건축으로 세입자들을 철거민으로 내몬 용산구청
 무리한 재개발과 재건축으로 세입자들을 철거민으로 내몬 용산구청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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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억원 규모의 부동산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용산구청장은, 용산재개발사업을 7년 전에 구상했고 자신의 최고의 치적이라고까지 자화자찬하고 "(이 사람들은) 세입자들이 아니에요. 전국을 쫓아다니면서 개발하는 데마다 돈을 내놓으라고... 그래서 떼잡이들이에요"라고 말한 사실이 밝혀져 물의를 빚었다. 그것도 참사가 일어난 날 오전 보광동 주민센터에서 열린 '2009 신년인사회 및 동정보고회' 자리에서 위와 같이 말해 '당장 사퇴해야 한다'는 비난 여론이 줄을 이었다.

대책없는 용산재개발로 철거민과 세입자들의 주거권과 생존권을 짓밟고 있는 용산구청
 대책없는 용산재개발로 철거민과 세입자들의 주거권과 생존권을 짓밟고 있는 용산구청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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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용산구청 앞 대형 게시판에 "구청에 와서 생떼거리를 쓰는 사람은 민주시민 대우를 받지 못하오니 제발 자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용산구'란 황당하고 몰지각한 안내판을 내걸어 놓은 것이 포털사이트 지도서비스에서 포착돼 네티즌-블로거들의 지탄도 불을 뿜었다. 그리고 이 문제의 게시물은 바로 내려지고 대신 용산 재개발 조감도로 교체되었다.

서민들의 삶터와 생계터전이 짓밟히고 있는 용산구의 모습을 조감도에서 엿볼 수 있었다. 구청 건너편에 고층아파트가 솟아오르고 있다.
 서민들의 삶터와 생계터전이 짓밟히고 있는 용산구의 모습을 조감도에서 엿볼 수 있었다. 구청 건너편에 고층아파트가 솟아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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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떼거리 쓰지 마라'는 게시물 대신 국제업무지구 조감도가 내걸렸다. 그 위에 '저들만의 뉴타운'이란 울분의 글귀가 선명하다.
 '생떼거리 쓰지 마라'는 게시물 대신 국제업무지구 조감도가 내걸렸다. 그 위에 '저들만의 뉴타운'이란 울분의 글귀가 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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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해 지난 2월 14일(토) 용산참사 4차범국민추모대회가 있던 날, 추모대회가 열릴 예정인 용산역으로 달려가다가 문제의 용산구청을 찾아 둘러보았다.

토요일이라 인적이 드문 구청 주변은 한산했고 구청 건너편에는 짙은 그림자를 드리운 고층아파트 건설이 한창이었다. 문제의 게시물이 교체된 자리에는 탐욕스런 용산재개발 조감도가 버젓이 자리하고 있었고, 그 조감도에는 경찰의 살인진압과 용역-건설사의 강제철거로 이웃과 가족을 잃은 철거민과 유족, 시민들이 항의한 흔적이 남아 있었다.

고층아파트 건설이 한창인 맞은편과 마주한 철로 아래 굴다리에는 세입자와 철거민들이 농성을 벌이는 간이천막이 자리하고 있었고 낡은 현수막과 대자보가 소리없는 외침을 하고 있었다. 그 몸부림과 아우성을 재개발 전문 부동산중개소들이 묻어버리고 있었다.

철로가 지나가는 굴다리 아래는 철거민과 세입자들이 주거권 쟁취를 위해 싸우고 있었다.
 철로가 지나가는 굴다리 아래는 철거민과 세입자들이 주거권 쟁취를 위해 싸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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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와 철거민들은 자신들의 삶을 지키기 위해 힘겹게 싸우고 있다.
 세입자와 철거민들은 자신들의 삶을 지키기 위해 힘겹게 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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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겨진 현수막처럼 철거민들의 삶 또한 파괴당하고 있다.
 찢겨진 현수막처럼 철거민들의 삶 또한 파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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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가 일어난 지 한달이 되어가지만, 정부와 서울시, 건설자본(삼성물산, 포스코, 대림건설 등)은 아직도 철거민과 세입자들의 생존권과 주거권을 빼앗으려 혈안이 되어 있고, 경검찰은 불공정-편파 수사로 원통하게 죽임당한 철거민들의 명예를 더럽히고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반성과 사죄는 전무하고 청와대까지 나서서 용산참사의 진실을 은폐-축소하고 물타기-여론조작하기 위해 나서기까지 했다.

이에 '이명박정권 용산철거민 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는 내일(20일) 용산참사 한달 희생자 열사 추모대회를 오후 2시부터 용산참사 현장에서 갖고 오후 7시부터는 추모집회 및 문화제를 가질 예정이다. 다음날인 21일은 청계광장에서 오후4시부터 5차 범국민추모대회를 연다고 한다.

새용산에서 서민들의 희망은 어디에?
 새용산에서 서민들의 희망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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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스런 고층아파트가 치솟고 있다.
 탐욕스런 고층아파트가 치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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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민과 세입자들의 아우성은 부동산중개업자 등 개발세력들에 의해 철저히 묻혀버린다.
 철거민과 세입자들의 아우성은 부동산중개업자 등 개발세력들에 의해 철저히 묻혀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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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과 재건축으로 난장판이 된 용산
 재개발과 재건축으로 난장판이 된 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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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용산구청, #용산재개발, #용산참사, #철거민, #떼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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