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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정월 대보름. 부산시 해운대 해수욕장 백사장에서 달집 태우기 행사, 강강수월래 등 행사와 해운대구 구청 온천비 앞에서 다양한 해운대 달맞이 온천 축제가 열렸다. 옛부터 달집 태우기는 민초들의 간절한 염원의 의식이자, 희망을 상징했던 동제. 해운대 구청에서 주최하는 이 행사에 많은 부산 시민들이 참가해서 크게 하나 됨을 이루었던 대동의 화합의 의미를 다짐하였다. 대동(大同)은 글자 그대로, 큰 세력이 합동하고 온 세상이 번영하여 화평하게 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조선 세종 때의 <보태평지악>열한 곡 가운데 열째 곡의 이름이기도 하다.
 

 
우리 선조들은 타오르는 불길이 액운을 쫓아준다고 믿어왔다. 정월 대 보름날에 달집 태우기는 이런 해석에서 연유한다 하겠다. 달이 동산에 떠오를 때 짚과 대나무 소나무로 세운 달집에 불을 붙이는데 불길이 치솟으면 소원을 빌었다. 많은 부산 시민들과 관광객 등이 모인 해운대 해수욕장 달집 태우기 행사 등은 해마다 열린다. 이외 해운대구 민속놀이대회(윷놀이, 투호놀이, 닭싸움), 달집노래방 (초청가수 공연), 해운대온천전설무용극, 길놀이. 지신밟기, 사물풍물해공연, 해운대달맞이전설무용극, 오륙귀범(석양이 질무렵 만선을 한 고깃배가 오륙도 쪽에서 개포구로 귀선할 때 먹이를 쫓아 갈매기 떼가 배를 휘감아 도는 모습의 재현), 월영 기원제, 강강수월래 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가 있었다. 
 

 
타오르는 불길에 탁탁 튀는 소리는 잡귀가 놀라 달아나고, 보리 농사가 잘 되며, 불길이 줄어들 때에 이를 뛰어 넘으면 병에 걸리지 않고 운수 대통하리라고 우리 선조들은 믿었다고 한다. 이처럼 우리 선조들은 불은 생명력과 복을 상징하다고 하여, 혼인한 새색시가 시집으로 처음 오늘 날, 문앞에 화톳불을 피워 놓고 이를 뛰어 넘게 하여 혹시 묻어 올지도 모를 잡귀를 쫓았다고 한다.
 
 
'해운대 달맞이· 온천 축제'의 테마는 달맞이 고개와 해운대 온천 전설에서 비롯된다. 해운대 온천은 신라 51대 진성여왕이 어릴 적 마마(천연두)를 앓아 해운대 온천욕을 하고 씻은 듯이 낳았다는 전설 때문이다. 해운대 온천은 원래 구남해수 온천이라 하여 옛부터 온천 유람지로 알려졌으며 신라시대 진성여왕을 비롯하여 왕족, 귀족들의 왕래가 너무 잦아 한때는 홍수를 핑계로 온천을 폐지하였을 정도로 해운대 온천은 유명하다. 1908년 개발되기 시작되어 오늘에 이르는 온천수는 무색 투명한 알카리성 단순식염 온천으로 라듐분이 함유되어 류마티스, 고혈압, 요통, 빈혈, 소화기질환,위장병, 부인병, 피부병 등에 특효가 있으며 지금까지 온천광인 일본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온천관광지로 유명하지만, 너무 유명해서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이 있듯이 정작 내국인의 발길은 최근들어 점점 쇠퇴해 지고 있어, 해운대 구청에서는 해운대 명소, 해운대 온천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문화프로그램 등을 추진하고 있다.  
 

 
달맞이 축제의 전설은 아주 먼 옛날 해운대 어느 양반집 도령이 사냥을 매우 좋아하여 매일 사냥을 나갔는데 어느 날 도령은 와우산 계곡에서 나물을 캐던 미모의 처녀를 만나게 되었고, 도령은 처녀에게 '무슨 짐승을 보지 못했습니까 ?' 하고 물으니 처녀는 못 보았다고 대답하자 도령은 그냥 아쉬운 듯 지나갔다. 잠시 후 어디서인지 송아지 한마리가 다가와 처녀 앞에 음매 음매 울며 갈 줄 모르더니 날이 저물어 처녀는 귀가하게 되었는데 송아지도 처녀의 집까지 따라왔는데, 송아지는 처녀의 보호를 받으며 하루를 보내고 다음 날 처녀는 송아지를 데리고 어제 갔던 계곡으로 나물 캐러 갔으나 이제까지 따라오던 송아지는 간 곳이 없고 어제 만났던 도령이 나타나 처녀와 인사를 나눈 후 헤어지면서 정월 대보름이 뜰 때 다시 만나자고 약속했다고 한다. 그후 도령과 처녀는 정원대보름 달이 뜰때 다시 만나 달을 보고 소원을 빌어 그 뜻을 이루게 되어, 그때부터 정월 대보름날에는 선남서녀들이 달맞이 고개에서 인산인해를 이루어 소원을 빌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각 지역마다 그 이름이나 형식이 다른 정월 대보름에 얽힌 전설과 동제의 의식은 다양한 모습으로 전승되고, 이런 동제는 우리 민초들의 공동체 신앙이었다. 특히 부산경남 지역은 바다가 많고, 풍어를 하는 당제, 뱃고사가 풍성한 대보름의 소망을 장식한다. 해운대 해수욕장 바다 위에서는 '오륙귀범'이 재현되어 부산 시민 등의 박수를 받았다. 정월대보름 공동체 동제 행사에는 악귀와 잡신을 쫓는 불이 꼭 등장하고, 불은 어제의 창녕 화왕산 정월대보름 화재처럼 무서운 악귀가 되기도 한다. 고대 사회에서의 불과 달과 물은 여성과 관련되어 풍요와 생산력을 상징한다. 특히 둥근 정월 보름달은 여인의 만삭을 떠올리게 하고, 어민들에게 만선을 기원하는 간절한 기구의 대상이 된다.   
 

 

우리의 마을 공동체 신앙은 그동안 미신이라 하여 너무 멀리 멀어졌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새해 맞이 대동 축제를 통하여 잃어버린 우리의 민속 문화를 하나씩 재발견하고 그 축제의 진정한 원뜻을 새겨, 신민속문화를 태동하는 희망의 축제가 되어가야 할 것이다.


태그:#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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