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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31일 '헤밍웨이,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모파상, 레이먼드 카버, 루쉰, 무라카미 류, 무라카미 하루키, 안톤 체호프, 에드가 앨런 포, 이외수, 이원복, 이청준 등 49명 작가 이름으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성금이 접수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한해를 나눔으로 마무리하려는 사람들로 사랑의 열매 사무실에 오후까지 발걸음이 이어졌던 지난 31일 오후 6시 점퍼차림의 한 청년이 314,150원이 들어 있는 성금 봉투와 함께 편지를 전하고 사라졌다.

 

편지를 통해서 '20대 백수'라고만 밝힌 그는 "도서관에서 읽은 책을 통해 어두운 천체에서 반짝하고 사라지는 유성을 볼 수 있어 행복했다. 내가 받은 엄청난 혜택을 조금이나마 돌려드리고자 작가 분들의 이름으로 이 돈을 기부한다"고 전했다는 것.

 

또 그는 "서울 광화문을 자주 나올 기회가 있었는데 사랑의 열매 회관을 지나다가 언젠가 저곳에 기부를 해야지 하는 마음을 먹었고 12월 31일 실천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성금으로 내놓은 314,150원이 자신이 1년 동안 읽은 책에 표시된 책값의 절반을 모은 것이라고 밝힌 그는 "허락 없이 행한 무례한 행동에 대해 작가분들께 용서를 구하며, 작가분들 모두 감사하고 존경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나눔으로 2008년 한 해를 마감한 익명의 기부자들

 

또 매년 12월 31일 오후 같은 시간에 서울 중구 정동에 자리한 사랑의 열매 사무실을 찾아 오는 사람이 있다. 작년에 이어 오후 4시에 사무실을 찾은 이 40대 신사는 1만원 지폐 100장 1묶음을 공동모금회 직원에게 전달했다.

 

또 다른 신사는 얼마 전 회사에서 받은 상이라며 20만원 상당의 문화상품권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직원에게 주고 황급히 사무실을 나갔다. 정기 기부를 하고 있는 그는 "갖고 있으면 그냥 쓸 것 같아 이왕이면 더 의미있게 쓰기 위해 기부를 결심했다"고 전했다.

 

보험업계에 종사하고 있다고 밝힌 다른 기부자는 5명의 회사 직원들과 함께 1년 동안 지각, 흡연 등 벌금으로 모은 50여만 원을 직원 5명의 이름으로 기부해 눈길을 끌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전북지회에 매년 12월 31일 현금을 기부하는 60대 기부자는 2004년 3만원으로 시작한 기부가 2005년 33만원, 2006년 100만원, 2007년에는 경제사정이 어려워 기부를 못한다는 편지를 보내왔고, 올해는 현금 100만원을 기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12월 31일 한해를 나눔으로 마무리하는 익명의 기부자들을 '희망2009 나눔캠페인-62일의 나눔 릴레이' 34호 행복나누미로 선정했다"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소중한 시간을 나누어 준 자원봉사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감사를 전했다.


태그:#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열매,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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