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금 강기희 작가와 칠순 노모 이춘옥(76)씨는 지상에서 쌓아온 모든 것들이 하루아침에 잿더미로 변한 큰 아픔을 겪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노모께서 지난 수년간 산나물을 팔아 모은 재산 7백만 원(현금)마저 모조리 불에 타버려 노모의 상심은 이루 말할 수 없거니와 작가 또한 큰 고통 속에 놓여 있습니다." - 자선콘서트 '인사말' 몇 토막

 

지난 11월 11일(화) 새벽 1시, 전기누전 사고로 살던 집이 잿더미로 변해버린 강원도 정선 출신 작가 강기희(44). 그를 돕기 위해 문학예술인들과 그를 아끼는 독자들이 소매를 걷어붙였다. 이들은 사고가 난 직후인 12일(수)부터 '한국문학평화포럼'(회장 김영현)과 '한국작가회의'(이사장 최일남)를 축으로 강기희 작가 돕기 모금운동(현재 1100만 원 남짓 모금)을 펼치고 있는 데 이어 이번에는 '강기희 작가 돕기 자선콘서트'를 연다.  

 

이번 자선 콘서트에는 이들 두 단체뿐만이 아니라 강원 및 정선지역 사회문화단체 등도 함께 나섰다. 정선민중연대(농민회, 공무원노조, 농협노조, 사회보험노조, 전교조 정선지회, 정선병원노조), 정선문화연대, 정선민예총, 동강살리기운동본부, 정암사 정선포교당, 등대영화제조직위원회 등이 그것.

 

'한국문학평화포럼' 이승철(시인) 사무총장은 "가수들이 대거 출연하는 이번 강기희 작가 돕기 자선콘서트는 일반인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이번 행사에 출연하는 가수들과 문학예술인들은 출연료 전액을, 이번 행사를 주최하는 측에서는 자선 콘서트 티켓 판매금액 전액을 강기희 작가 돕기에 내놓기로 했다"고 밝혔다.

 

작가 강기희와 노모가 강원도 매서운 겨울을 날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우리들의 소중한 벗이자 동료인 강기희 작가가 생활터전을 잃어버린 상실감을 위무하고, 창작에의 의욕을 다시금 고취시키고자 '강기희 작가 겨울나기 기금 마련 자선콘서트'를 개최합니다. 작가와 칠순 노모가 다시 용기를 가지고 일어설 수 있도록 큰 관심과 사랑을 베풀어주시기 바랍니다" - 자선 콘서트 '인사말' 몇 토막

 

갑작스런 화마로 하루아침에 생활터전과 창작터전을 잃어버린 작가 강기희를 돕기 위한 자선 콘서트가 열린다. 오는 8일(월) 저녁 6시30분 강원 정선읍 '정선문화예술회관' 공연장에서 열리는 '강기희 소설가 겨울나기 기금 마련을 위한 특별 자선콘서트'가 그것. 주최는 강기희 소설가 겨울나기 기금마련 자선콘서트 준비위원회, 후원은 정선약선요리연구회.

 

이번 콘서트를 위한 행사준비팀으로는 진행 및 섭외에 정토 시인, 총연출에 이승철 시인(한국문학평화포람 사무총장), 이재웅 작가(한국작가회의 사무처장), 홍일선 시인(한국문학평화포럼 부회장) 등이 맡는다. 정선지역 행사준비팀에는 김영돈(정선민중연대, 농민회) 대표가 정선준비위원장을, 노춘석(정선병원) 노조사무장이 콘서트 티켓 판매를 총괄한다.

 

이날 행사에는 김영현(소설가, 한국문학평화포럼 회장), 홍일선(시인, 한국문학평화포럼 부회장), 임효림(시인, 한국문학평화포럼 부회장), 이승철(시인, 한국작가회의 이사), 이재웅(소설가), 시인 임효림, 손세실리아, 작가 이종득, 유시연 등 문학인 30여 명과 문화예술인, 지역주민이 참석한다. 

 

가리왕산에 다시, 봄꽃이 필거외다

 

정용국 시인 사회로 열리는 이날 콘서트는 모두 2부로 짜여져 있다. 제1부 '비룡골의 화마'와 제2부 '가리왕산에 다시, 봄꽃이 필거외다'가 그것. 이번 행사는 '강기희 작가 자선콘서트 준비위원회' 김영현(한국작가회의 부이사장) 대표와 김영돈(정선민중연대 대표) 대표 인사말로 막을 튼다.  

 

제1부 '비룡골의 화마'는 서막으로 등대영화제 조직위원회가 만든 다큐멘터리 '2008년 11월 11일 새벽 1시의 통절!―화마가 삼켜버린 정선의 문화유산'이 상영된다. 이어 가수 김현성의  '작가 강기희에게 들려주는 노래', 시인 임효림의 '격려 시낭송', 바리콘 가수이자 시인인 박선욱의 노래, 시인 손세실리아의 시낭송, 작가 이종득의 강기희 작가 소설 '개 같은 인생들' 낭독, 가수 박창근의 '생명의 노래'가 울려퍼진다.

 

제2부 '가리왕산에 다시, 봄꽃이 필거외다!'에는 가수 손병휘의 '부활의 노래', 고구려밴드 리더 이길영의 '아라리' 락 공연, 시인 이정숙의 '벗에게-타버린 옛집의 그림자' 편지낭독을 작가 유시연이 대독한다. 이와 함께 심원섭의 '장구춤', 가수 인디언 수니의 '닫는 노래'에 이어 작가 강기희가 나와 '감사의 말'을 함으로써 모든 행사가 마무리된다.

 

'한국문학평화포럼' 김영현 회장은 "이날 그동안 '한국작가회의'와 '한국문학평화포럼' 등에서 모은 강기희 작가 돕기 성금을 전달하면서, 그를 따뜻한 문학적 동지애로 위무할 예정"이라며 "강기희 작가 돕기 자선콘서트 입장 티켓은 1만원이며, 공연 현장에서 곧바로 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렵게 모은 김달삼 관련자료 잿더미로 변한 것 너무 아쉬워

 

강원도 정선이 고향이자 삶터인 작가 강기희는 지난 2004년 2월까지 서울 및 일산, 성남 등지에서 창작활동을 하다가 그해 2월 가리왕산이 보이는 강원도 정선읍 용탄1리 비룡골이 있는 옛집을 사들였다. 그때부터 강 작가는 지상권만 있는 목조 황토 주택에서 칠순 노모와 함께 생활하기 시작했다.

 

강 작가는 정선에서 생활하면서 장편소설 <동강에는 쉬리가 있다><은옥이><도둑고양이><개 같은 인생들> 등을 잇따라 펴내며 왕성한 창작활동을 펼쳐왔다. 강 작가는 또한 '동강살리기운동' 등 환경운동과 함께 <오마이뉴스> 뉴스게릴라로 활동하면서 <오마이뉴스>가 뽑은 '2월 22일상'을 받기도 했다.

 

강 작가는 지난 11월 8일(토), '한국문학평화포럼'과 '민족시인김남주기념사업회'가 주최한 '김남주 문학제'와 '해남문학축전' 사회를 보고 난 뒤 상경, 11일(화)까지 새로운 장편소설 <김달삼> 관련 자료 수집을 위해 서울에 머물던 중 화마를 당했다. 강 작가는 이때 5천여 권의 책자와 미발표 단편소설, <김달삼> 집필을 위해 모아둔 각종 희귀 자료, 여러 창작자료가 소장된 컴퓨터 등이 몽땅 잿더미로 변했다.

 

"김달삼의 본명은 이승진이다. 그는 제주 4.3항쟁 당시 23세로 대정중학교 사회과 교사였으며, 남로당 중앙위원이자 선전부장인 장인 강문석의 후광으로 남로당 도당 조직부장을 맡았다. 그 뒤 4.3무장투쟁 중 유격대 조직을 총괄하는 총사령관을 맡아 제주 4.3봉기를 실질적으로 이끌었다. 이승진은 4.3을 앞두고 김달삼이라는 가명을 사용하게 된다. 1948년부터 1950년까지 3여 년간 남한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김달삼이 죽은 것은 1950년 3월 22일이다."

 

강 작가는 김달삼 관련자료가 잿더미로 변한 것이 못내 아쉬운 듯 "그는 잔설이 깔려 있던 강원도 정선군 북면에 있는 반론산에서 25살의 나이로 죽음을 맞았다"고 말한다. 강 작가는 "1069m의 높이를 자랑하는 반론산은 정선 아우라지가 내려다보이는 곳이며, 북으로는 오대산, 남으로는 함백산과 태백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는 곳"이라며 "반론산은 빨치산의 침투로였고, 퇴각로 중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덧붙이는 글 | 강기희 작가 돕기 성금 계좌/우리은행(예금주: (사)한국작가회의) 1005-001-049802, 농협(예금주: 김영현) 170325- 56-150002 

이 기사는 <유포터>에도 보냅니다


태그:#작가 강기희, #겨울나기 콘서트, #강원도 정선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