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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시가 천혜의 자연경관과 풍부한 수량이 있는 북한강변을 세계적인 명소로 만들기 위해 주민들과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지역활성화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20일 시는 “오는 2011년 세계유기농대회와 연계해 와부읍 팔당리에서 화도읍 구암리까지 24km 구간의 북한강변을 사계절 꽃이 만발하고 아름다운 나무가 어우러지며 이 구간 곳곳에 있는 마을에 저마다 특성있는 테마를 갖춘 특화된 마을로 가꾼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천혜의 자연경관이 있다고 하면서도 인위적인 것을 첨가하려는 우를 범하고 있다. 이미 북한강변은 명소로 불려진다. 한강의 아름다움으론 부족하다는 말인가? 오히려 북한강변을 가다가 강 건너의 건축물들을 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다. 이석우 남양주시장이 계절마다 북한강변에 가보고 하는 소린가 의문이다. 사계절 꽃이 만발? 사계절 꽃이 피어야 명소인가? 자연에 거슬러 사계절 내내 꽃을 봐야할 이유가 뭐란 말인가?

 

우리나라는 겨울이 있다. 겨울은 꽃 등의 식물 혹은 동물들이 잠시 쉬는 기간이다. 자연을 어떤 방법으로 역행하겠다는 건지 불안하기 짝이 없다. 혹여 외래식물을 들여와 토종 야생화들의 씨를 말리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 결국 이것은 실리 없이 허울만 좋은 포장에 지나지 않는다. 시장은 대체 뭘 하고 싶은 것인지 의아하다. 북한강변은 지금 그대로도 충분히 관광자원화될 수 있는 아름다운 곳들이 많다.

 

북한강변의 마을을 특성 있는 테마마을로 만들겠다는 것은 '식수원 보호구역을 어떤 방식으로 풀려는지 모르겠으나 만에 하나, 방법이 있다면 이 곳들보다 더 시급한 곳이 많다'는 지적이다. 아마 이곳들보다는 더 쉬울 것이다. 그럼에도 이 지역을 고집하는 것은 마치 ‘세계유기농대회’란 공과에 집중한 나머지 대회를 꾸미고 포장하기 위한 도박과도 같은 모습이다. 천혜의 명소인 이 곳들은 잘 보존해야 할 곳들이다. 그 것에 대한 반대급부는 개발이 아니다. 다른 방법의 모색이 필요하다.

 

'유기농대회'를 전가의 보도마냥 휘두르는 시장의 행보는 멈춰야 하며 뭐가 중요한 것인지 깨달아야 한다. 2010년이면 만 2년이 조금 더 남았다. 그때까지 북한강변을 세계적인 명소로 만든다는 계획을 세우고 이리저리 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너무 성급하고 위험한 생각이다. 자연은 인위적으로 쉽게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성급한 판단은 인간들에게 너무나도 큰 대가를 요구하기도 한다.

 

이석우 시장은 남양주 사람인가? 정치인인가? 묻고 싶다. 또 용역비용 등으로 쓰지 않아도 될 엄한 혈세만 낭비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하다. 이 지역 주민들은 개발된다고 하니 환영할 만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막무가내 식 개발은, 그렇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이 계획이 성공적으로 된다고 해도 부수적으로 다른 많은 문제를 제공할 가능성이 너무 많다.

 

시는 지역혁신협의회(의장 이경천)와 공동주최로 이 지역을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들도 즐겨찾는 명소를 만든다는 야심으로 10월 1차 지역활성화 포럼을 열었고, 지난 20일 대상지역 18개 마을 주민들과 지역혁신협의회 이경천 의장과 위원, (사)사람의도시연구소 이동환 소장과 그린투어컨설팅 유상오 박사, 삼육대학교 조치웅 교수 그리고 전공대학원생 등 100여명이 참여해 조안면 삼봉리 소재 북한강연수원에서 2차 포럼을 마련했다. 이어 오는 12월 19일 3차 포럼을 거쳐 마을별 사업계획 발표와 신청을 받아 각 마을별 테마를 선정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해 오는 2010년에는 북한강변을 세계적인 명소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관광객이 많이 찾는 특화된 마을을 만드는 사업은 전국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다. 그런데도 마을들을 모두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특화된 마을로 만들겠다는 구상은 너무 무모하게 보인다. 그리고 3번의 포럼 만에 이런 큰일들을 결정한다는 발상은 너무 성급하다.

 

이석우 시장은 “천혜의 명소인 아름다운 이 고장을 여러분들이 잘 가꾸어 세계적인 명소로 만들어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하자”고 당부했다고 한다. 하지만 천혜의 자연 명소는 이런 식의 개발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망치지나 않으면 다행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운하’가 왜 지탄의 대상이 되고 람사르 습지가 왜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됐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정히 뭔가 바꾸고 싶다면 북한강변의 전신주를 없애고 전깃줄을 지중화하는 작업이 오히려 필요할 듯 보인다.

 

한편 시는 지난 9월 행정안전부로부터 ‘지역혁신협의회 우수공모’로 선정되면서 지원받은 국비 6500만원으로 관련 용역과 포럼행사를 개최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이건 시민혈세가 아니다’는 뜻에서 말한 것 같이 보인다. 하지만 결국 시민들을 위한 좋은 사업에 쓰일 수 있었던 것이기 때문에 혈세낭비라는 비판을 피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양수리에서 금남리까지는 ‘문화관광특구’에서 ‘음식문화특구’로 됐다가 다시 ‘사계절꽃길과 관광중심의 특화된 마을들’로 바뀌었다. 이젠 또 뭐로 바뀌게 될지 궁금하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북한강닷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북한강, #북한강변 개발, #자연, #남양주,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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