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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군수 출신인 하영제 산림청장이 6·4 남해군수 보궐선거를 앞두고 자주 남해를 찾고 있어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역에서는 "최근 산림청 청사를 남해로 옮긴 듯하다"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을 정도다. 이에 대해 하 청장 측은 "우연의 일치"라고 밝히고 있다.

 

지난 3월 제27대 산림청장으로 취임한 하 청장은 2002년 6월부터 2007년 12월까지 남해군수를 지냈다. 그는 18대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 출마를 위해 임기 절반도 채우지 않은 채 중도 사퇴했다. 하 청장은 한나라당에 18대 총선 후보 공천을 신청했다가 산림청장에 임명되자 철회했다.

 

이번 남해군수 보궐선거는 하 청장이 원인을 제공한 것이다. 경남도는 하 청장이 군수직을 사퇴하자 이틀 뒤 새 부군수를 임명해 이틀동안 남해군청 기획실장이 군수와 부군수직을 동시에 수행하면서 행정공백 사태를 빚기도 했다.

 

당시 경남도는 이번 보궐선거에 한나라당으로 출마하는 김일주 전 남해군수 권한대행을 임명했다. 그런데 김일주 전 남해군수 권한대행 역시 사퇴해, 2006년 지방선거부터 1년11개월 동안 4명이나 행정책임자가 교체되었다.

 

이번 보궐선거에는 3명이 후보로 등록했다. 김일주 전 군수 권한대행이 한나라당으로, 최태백 남해사람들 대표이사가 자유선진당으로, 정현태 전 한국도로공사 이사가 무소속으로 출마한다.

 

마늘축제 가요제 때 무대 올라 노래 불러

 

하영제 산림청장은 최근 들어 남해 방문이 잦다. 그는 지난 17일 남해에서 열린 '마늘축제'에 참석했으며, 이때 5000여명이 모인 군민가요제 때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하 청장은 18일에도 남해에서 머물렀다.

 

산림청은 지난 20일 남해스포츠파크에서 직원 워크숍을 열었는데, 하 청장은 이 워크숍에도 참석했다.

 

21~22일 사이 전남 함평에서 '산주와의 만남' 행사가 열리는데, 남해군청 직원 160여명이 참석한다. 하 청장은 21일 함평을 방문해 이 행사에 참석했으며, 남해군청 직원들과 접촉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7일부터 6월 1일까지 진주 소재 산림박물관에서 열리는 '산림박람회'에도 하 청장은 참석할 예정이다. 산림박람회 행사장이 남해와 가까워, 이때 하 청장이 남해를 방문할지도 궁금하다.

 

이처럼 하 청장의 남해 방문이 잦자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정현태 후보측은 "남해에서는 하영제 전 군수를 지지하는 조직이 김일부 후보의 선거운동을 한다는 말도 있다"면서 "공직을 수행하면서도 그동안 거의 들르지 않았던 남해를 선거전이 본격화된 뒤부터 방문하기 시작한 것은 의심받아 마땅하다"고 밝혔다.

 

마늘축제 때 노래를 부른 것에 대해 정 후보측은 "전직 군수 자격으로 무대에 올랐다면 당시 다른 전직 군수도 남해에 있었는데 왜 부르지 않았는지 모르겠고, 산림청장 자격이라면 왜 산림청장이 보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군민 대다수가 참여하는 가요제에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불렀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주장.

 

또 정 후보측은 "하 전 군수가 중도사퇴하는 바람에 보궐선거의 원인을 제공해 행정낭비와 혈세낭비를 초래했다"라면서 "자숙해도 모자랄 판에 산림청 청사를 남해로 옮긴 듯한 일정을 하고 있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산림청장 비서실 "우연히 일치된 것일 뿐"

 

산림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20일 저녁 '성대경'이라는 사람이 글을 올려 하 청장을 비난했다. 그는 "남해군수를 중도사퇴하고 가신 분이 군수직무대행을 두 번이나 만들고 보궐선거를 만드신 분치고는 너무 뻔뻔하다"며 "최소한 미안한 기색이라도 보이면 그래도 덜 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개선장군처럼 비서진을 대동하고 휴일에 내려 와서 20일까지 남해에서 무슨 일을 하시나요. 산불 발생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니 마음이 풀려 금의환향이라도 하셨나요"라며 "제대로 올바른 생각과 보편적인 상식을 가지신 분이라면 속 보이는 이런 행위를 하지 않을 뿐 아니라 배나무 밑에서 갓끈을 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산림청장 비서실 관계자는 "우연히 일치한 것이다. 이전부터 행사 일정이 잡혀 있었다. 행사 일정이 잡히면 산림청 수장으로서 가지 않을 수도 없다"고 말했다.

 

남해스포츠파크 워크숍에 대해 그는 "산불예방기간이 끝나 전 직원을 3개팀으로 나눠 직원 격려 차원에서 워크숍을 열고 있다"라며 "워크숍은 3곳에서 열리는데 남해는 그 중 한 군데로 우연찮게 일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림박람회 참석 여부에 대해, 그는 "이전부터 일정이 잡혀 있는 것이다. 산림청 수장으로서 참석하지 않을 수도 없다"고 밝혔다.


태그:#남해군수, #하영제, #산림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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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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