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곽승준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이 80년대 초 서울에서 살면서 경기도일대 논과 밭 등을 사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곽 수석은 해당 지역의 땅을 구입하기 위해 주소지를 옮겼지만, 거의 살지 않았다. 당시만 해도 외지인들은 사실상 농지를 살 수 없었다.

 

또 곽 수석이 가지고 있던 경기도 판교일대 농지 상당부분이 지난 2006년 도로 건설 과정에서 팔리면서 당초 구입때보다 수십배의 시세차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83년 대학교 3학년이던 곽수석, 성남으로 위장전입?

 

24일 <오마이뉴스>가 곽 수석이 가지고 있는 부동산에 대한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83년 8월 경기 성남시 금토동 일대 농지와 도로 등을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곽 수석은 이같은 농지 등을 사들이기 위해 주소지를 '성남시 금토동 617-2'로 옮겼다. 당시 곽 수석은 대학교 3학년 학생 신분이었다. 실제 이곳에는 곽 수석 소유의 별장 한 채가 있었다. 하지만 이 곳에 거의 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곽 수석은 84년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유학길에 올랐고 91년까지 미국에 있었다.

 

이 지역에서 오래 살아왔다는 A씨(70)는 "이 곳은 예전 80년대 경부고속도 건설 전후로 서울사람들이 투기를 위해 많이 내려왔다"면서 "저기(곽 수석의 땅과 별장)도 그때 샀던것 같고, 지금은 거의 집이 비어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주소지를 금토동으로 옮긴 것은 농지개혁법상 농업인만 농지를 소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통작거리'(일정 거리 안에 사는 사람만 농지를 살 수 있도록 해놓은 것) 제한에도 걸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통작거리'의 경우 90년 이전에는 통상적으로 4킬로미터 이내였고, 90년엔 8킬로미터, 91년엔 20킬로미터까지 완화됐었다.

 

금토동 일대 농지 1573㎡ 수용되면서 수십배 시세차익

 

또 곽 수석은 지난 2006년 11월께 자신이 가지고 있던 금토동 일대 농지 1573㎡가 도로 건설로 수용되면서, 수십배의 시세차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곽 수석의 등기부등본을 보면, 지난 83년 8월16일 그는 성남시 금토동 616번지 일대 2470㎡의 농지를 구입했다. 이후 지난 2006년 11월 이 땅 가운데 1573㎡가 금토동 616-1로 분리됐다. 서울-용인간 고속도로 건설 공사 부지로 수용됐기 때문이다. 이후 작년 11월 15일 건설교통부로 소유권이 넘어왔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곽 수석 소유의 금토동 616번지의 농지는 906㎡이다. 신고 금액은 1억3137만원이다. 3.3㎡(1평)당 40만원이 약간 넘는다.

 

이 곳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김아무개씨는 "당시 고속도로 건설로 수용된 농지의 경우 평당 135만원정도 보상이 나왔다"면서 "대개 100만원선이었는데, 공사를 빨리 진행하기 위해 좀더 주면서 수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80년대 초라면 이들 지역의 땅값은 평당 2~3만원선"이라며 "이후 고속도로가 뚫리고, 신도시 등이 들어서면서 5년전엔 20만~30만원까지 올랐다"고 설명했다.

 

김헌동 경실련 국책사업감시단장은 "정부가 수용한 금액대로 계산만해도 현재 신고된 재산보다 3배이상 나온다"면서 "금토동 바로 옆에 판교신도시가 평당 1000만원 정도인 것을 생각하면 재산은 훨씬 불어난다"고 지적했다.

 

김 단장은 이어 "이것은 사실상 건설회사 사장인 아버지가 대학생이던 아들을 이름만 해당 지역으로 주소지를 옮겨놓고, 일대 땅과 도로를 사들인 것"이라며 "수백억원대의 땅 부자가 과연 얼마나 서민을 위한 부동산 정책 등을 펼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25년동안 주말농장으로 활용"

 

이에 대해 청와대는 "곽 수석이 대학교 3학년때 부모로부터 증여를 받아 땅을 구입한 것"이라며 '25년 동안 주말농장으로 활용했다"고 해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어 "일부 지역이 고속도로 부지로 수용돼 보상을 받았다"면서도 구체적인 금액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이어 "미국 유학 시절에도 다른 사람이 해당 지역에서 농사를 지었다"고 설명했다.


태그:#곽승준, #부동산 투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