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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선거에 참가한 12학년생 이야기를 머리기사로 다룬 <뉴스 스트릭>.
 예비 선거에 참가한 12학년생 이야기를 머리기사로 다룬 <뉴스 스트릭>.
ⓒ <뉴스 스트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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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케인이냐, 오바마-힐러리냐.

미국의 대선 열기가 뜨겁다. 열띤 미국의 대선 열기는 정치에 무관심했던 젊은이들과 정치에 냉소적이었던 국민들까지 온통 정치판으로 끌어들이고 있는 형국이다. 과연 세계 최강이라는 미국의 제 44대 대통령은 누가 될까. 최초의 흑인 대통령? 최초의 여성 대통령? 최고령 백인 대통령?

하루도 빠지지 않고 보도되는 대선 관련 뉴스나 지지 후보에 대한 여론 조사 보도는 민주당 내부의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많은 유권자들의 흥미를 자아내고 있다. 오바마가 민주당 후보 굳히기를 할지, 아니면 힐러리가 재기 발판을 마련할지 결정될 '미니 슈퍼화요일'(4일)을 앞둔 지금, 유권자들의 관심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자는 이번 대통령 선거에 참가하는 젊은 유권자, 특히 처음으로 투표를 하게 되는 10대 새내기 유권자들의 표심에 관심을 두고 그들을 취재했다.

고등학교 신문에 실린 기사는 "어느 당을 지지하는가"

미국은 투표 연령이 만 18세로 한국보다 낮다. 대통령 선거일인 11월 4일 기준으로 18세가 되는 사람은 누구나 선거에 참가할 수 있다. 이런 까닭에 현재 진행되고 있는 예비 선거(프라이머리)에서는 17세 고등학생도 투표에 참가하고 있다.

고등학생도 투표할 수 있는 이런 현실을 반영하듯 이곳 버지니아 주에 있는 해리슨버그 고등학교 신문인 <뉴스 스트릭(News Streak)>에는 대통령 선거 관련 기사가 종종 실린다.

예를 들면 "어느 당을 지지하는가? 어느 후보를 찍겠는가? 누가 대통령이 될 것인가? 후보 간 가상 대결" 등이 그것이다. <뉴스 스트릭> 최근호(2월 29일자)는 지난달 12일에 실시된 버지니아 지역의 예비 선거를 머리기사로 다뤘다.

해리슨버그 고등학교 학생 100명을 상대로 한 여론 조사 결과(2월 29일자 학교 신문에 게재됐다).
 해리슨버그 고등학교 학생 100명을 상대로 한 여론 조사 결과(2월 29일자 학교 신문에 게재됐다).
ⓒ <뉴스 스트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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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스트릭> 홈페이지에서도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지난달 22일 <뉴스 스트릭> 홈페이지 화면.
 <뉴스 스트릭> 홈페이지에서도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지난달 22일 <뉴스 스트릭> 홈페이지 화면.
ⓒ <뉴스 스트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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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는 예비 선거에 참가한 학생들의 소감 및 국민의 정치 참여가 지니는 역사적 의미에 대한 후크 선생님(정치 담당)의 설명이 소개되었고, 이 학교 학생 100명이 응답한 '대선 후보 여론 조사' 결과도 실렸다.

대부분의 사람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핫이슈인 미국 대통령 선거. 과연 10대 새내기 유권자들은 이번 대선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이들의 표심은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기자는 미국 새내기 유권자들의 표심을 점검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대상은 버지니아 주 해리슨버그에 있는 '해리슨버그 고등학교(HHS)' 12학년과 '제임스매디슨 대학교(JMU)' 1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었다. 이들을 대상으로 직접 면접과 설문지, 이메일을 통해 아래와 같은 질문을 던졌다.

①대통령 후보 가운데 누구를 지지하는가?
②민주당 대선 후보로 누가 유력하다고 보는가?
③누가 차기 대통령이 될 것으로 예상하는가?

위 설문조사에 총 66명(고등학생 18명, 대학생 48명)이 응답했다. 미국 전역을 대상으로 한 조사는 아니지만, 미국 10대 새내기 유권자들의 마음을 가늠해볼 수 있는 하나의 자료이기에 소개한다.

오바마 지지자 다수...  '우선해결과제'는 이라크전-의료보험

대선 후보 가운데 누구를 지지하느냐는 1번 질문에 10대 유권자의 59%가 버락 오바마를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다음으로는 존 매케인(18%)-힐러리 클린턴(12%)-마이크 허커비(11%) 순이었다. 오바마 지지 세력이 젊은층, 이른바 '스타벅스 계층'이라는 평론가들의 분석이 다시 한 번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민주당의 대선 후보인 오바마와 힐러리. 이 둘 가운데 누가 민주당 후보가 될 것인지를 묻는 2번 질문에 10대 유권자들은 압도적(88%)으로 오바마를 선택했다. 12%만이 힐러리를 꼽았다. 

또한 차기 대통령에 누가 당선될 것인지를 묻는 3번 질문에도 이들은 오바마를 가장 강력한 대통령 후보로 꼽았다(65%). 다음으로는 매케인(21%)-힐러리(9%)-허커비(5%) 순이었다.

이밖에 공화당과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정책과 능력·신뢰도·역동성의 차이 등을 묻는 개방형 질문을 이들에게 던졌다. 하지만 54%의 새내기 유권자들은 "모른다" "주의깊게 살펴보지 않았다" "양당의 차이를 설명할 수 있을 만큼 잘 알지 못한다" 등의 응답을 했다.

이렇게 답한 10대 유권자들의 지지 후보 결정은 정책이나 능력의 차이 등을 비교한 결과라기보다는 후보의 스타일 등에 대한 감성적인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와 달리, 이 문항에 응답한 학생들은 대부분 미국의 차기 지도자가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이라크전 문제와 의료보험 문제를 꼽아 눈길을 끌었다.

예비 선거에 사용된 투표 용지(공화당용). 유권자는 자신이 찍고 싶은 정당의 투표 용지를 받아 투표하게 된다. 사진은 공화당을 선택한 사람의 투표 용지.
 예비 선거에 사용된 투표 용지(공화당용). 유권자는 자신이 찍고 싶은 정당의 투표 용지를 받아 투표하게 된다. 사진은 공화당을 선택한 사람의 투표 용지.
ⓒ 한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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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들은 "이래서 ○○O를 지지했다"

여론 조사의 마지막 항목으로 대선 후보들에 대한 학생들의 촌평을 들었다.

[오바마] "백악관에 신선한 바람 불어넣을 것... 매케인보다 경험 부족"

"이라크전에 대한 대선 후보들의 견해를 살펴보면 누구에게 표를 던질 것인지 분명해진다. 매케인은 부시가 만들어놓은 '난장판'을 계속 이어가려 하고 있고 힐러리는 우유부단한 태도를 보이거나 말을 자주 바꿨다. 오바마만이 시종일관 이라크전을 분명하게 반대했고 여론에 상관 없이 자신의 의견을 고수했다. (버드 마이클)"  

"오바마는 매케인보다 정열적이고 역동적이며 더 똑똑하다. (알렉산더 레이)"

"매케인은 보수적이고 오바마는 진보적이라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지만, 오바마의 정책은 대단히 온건하다. 내 생각에는 매케인이 민주당 지지자들로부터 얻을 표보다 오바마가 공화당 지지자들로부터 얻을 표가 더 많을 것 같다. 오바마는 영화배우처럼 분명하고 똑똑하게 연설을 잘 한다. 반면 매케인은 부시와 크게 다르지 않아 실수를 많이 할 것 같고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잘 할 것 같다. (로라 로빈슨)"

"오바마는 자신의 정책을 잘 알고 있고 어떻게 설득해야 하는지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그에게 신뢰가 간다. 또한 매케인보다 더 품위가 있어 보인다. (에밀리 카샥)"

"대중에게 친근감을 주고 사랑받을 사람은 매케인이 아니라 오바마다. 그는 신뢰할 만하며, 사람들이 비판하듯 경험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 (히더 마틴)"

"매케인이 경험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오바마는 젊기 때문에 백악관에 신선한 공기를 불러넣을 것이며 좋은 정책을 펼칠 것이다. (루커스 템플턴)"

"매케인은 보수적인 다른 공화당 후보에 비해 생각이 더 진보적이다. 하지만 미국이 직면하고 있는 경제적인 어려움과 악화된 국제 관계로부터 미국을 살려낼 잠재력은 오바마가 더 갖추고 있는 것 같다. 현 시점에서 백악관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웨스 노이스)"

"오바마는 아직 아이가 어려서 자기 아이가 살아갈 이 땅의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을 것 같다. 아이가 이미 다 자란 늙은 매케인보다도. 따라서 오바마가 더 훌륭한 환경 정책을 펼칠 것이다. (페이스 카스텔라노)"

버지니아 예비 선거에 참가하고 있는 10대 유권자들.
 버지니아 예비 선거에 참가하고 있는 10대 유권자들.
ⓒ 한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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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신뢰할 만한 정책, 그렇지만 부시 패밀리에 이어 클린턴 패밀리는 좀..."

"매케인의 정책이 마음에 든다. 하지만 힐러리가 더 유능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그녀는 경험이 많고 오바마가 생각하는 식의 급격한 변화도 가져오지 않을 것이다. (매튜 더렉)"

"남편이 대통령이었을 때 보고 들은 경험이 많으므로 힐러리가 더 신뢰할 만한 정책을 펼칠 것이다. (커리사 밀리건)"

"매케인이나 오바마는 신뢰할 만하지만 힐러리는 안 된다. 두 얼굴을 가진 여자다. (보란 버넬)"

"패밀리는 이제 그만! 부시도 그렇고(아버지에 이어 아들까지 대통령) 클린턴도 남편(빌 클린턴)이 한 번 해먹었으면 됐지 부인까지 백악관에 가려고? 안 돼. 더 이상 패밀리는 안 된다고. (앨 존)"

[매케인] "경험 많아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 것... 그렇지만 나이가 너무 많아"

"매케인은 경험이 많아서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 것이다. 따라서 국민이 원하는 정책을 펼 것이다. 매케인이 대통령에 당선되기를 원하지만, 만약 오바마가 승리를 거둔다면 아주 근소한 표차가 될 것이다. (존 애일)"

"오바마는 46살로 젊고 매케인은 71세로 고령이다. 두 후보 모두 카리스마가 있고 능력도 많다. 하지만 그의 첫 임기 말에(기자 주: 재선이 가능한 미국 대통령인 만큼 두 번째 임기를 고려해 볼 때) 젤로(스푼으로 떠먹는 부드러운 디저트용 젤리)를 스푼으로 떠먹여주어야 할지도 모를 노망한 대통령을 과연 미국은 원하는 것일까. (저스틴 페렐)"

예비 선거장에서 만난 10대들, 한목소리로 "이라크전 해결 필요"

케이티 먼로(18). "투표도 안 하면서 불평만 하는 건 국민의 도리가 아니죠."
 케이티 먼로(18). "투표도 안 하면서 불평만 하는 건 국민의 도리가 아니죠."
ⓒ 케이티 먼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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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설문조사에 앞서 기자는 지난달 12일에 치러진 버지니아 주 예비 선거에 처음 참가한 새내기 유권자들을 만나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아래는 주요 답변을 정리한 내용이다.

▲ 케이티 먼로(18, 해리슨버그 고등학교 12학년)

- 젊은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율이 낮은데 어떻게 나오게 됐는가.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이 항상 투표장에 데리고 가셨다. 투표는 국민이 마땅히 누려야 할 엄청난 권리다. 투표도 안 하면서 그 결과에 대해 불평만 하는 건 국민의 도리가 아니다."

- 누구를, 왜 찍었는가.
"오바마를 찍었다. 나는 민주당을 지지하는데 지난 7년 동안 부시 대통령에 대해 많이 실망했다. 오바마에게는 강력한 리더십과 모든 이를 하나로 통합할 수 있는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본선에서 매케인을 이길 카리스마도 갖추고 있는 게 그의 강점이다."

- 미국 대통령이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우선 이라크에서 발을 빼는 게 가장 큰 과제다. 지구 온난화와 그 밖의 다른 환경 문제, 빈곤 계층을 돕는 문제도 시급하다."

- 그밖에 차기 대통령에게 바라는 점은.
"국민의 뜻을 저버린 부시 대통령과 달리 차기 대통령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정책을 펴고 그것을 국민들에게 설명할 수 있으면 좋겠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협력하면 좋겠고 국민을 위해 일할 수 있는 똑똑한 각료를 세우면 좋겠다.

종교를 정치의 도구로 이용하지 않으면 좋겠다(기자 주: 부시의 경우 정부 기관이 집행하거나 비영리 사회 단체가 하던 영세민 생계 지원이나 지역 사회 봉사 사업 등을 정부 규제를 완화하고 민간이 주도하게 한다는 미명 아래 교회가 주관하도록 하고 그 예산을 교회에 책정하여 비난을 받았다).

의료보험 제도를 개혁했으면 좋겠다. 또 국민들에게 정직한 대통령이 되면 좋겠고, 대통령이 되도록 자금을 제공했던 부자들의 목소리에만 귀를 기울일 게 아니라 일반 국민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면 좋겠다."

▲ 로버트 카포셀라(19, 제임스매디슨 대학교 1학년)

로버트 카포셀라(19). "허커비의 보수적인 가치관이 마음에 들어 찍었어요."
 로버트 카포셀라(19). "허커비의 보수적인 가치관이 마음에 들어 찍었어요."
ⓒ 로버트 카포셀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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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비 선거에서 누구를 지지했는가. 
"마이크 허커비를 찍었다. 루디 줄리아니를 찍고 싶었지만 중도 사퇴했기 때문에 대신 허커비를 찍었는데 그의 경제 정책과 보수적인 가치관이 마음에 들었다."

- 미국 대통령이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는.
"이라크 전쟁과 경제 불황, 높은 세금이다."

- 그밖에 차기 대통령에게 바라는 점은.
"차기 대통령은 공화, 민주 양당의 의견을 통합하고 많은 국민들의 세금에 대한 걱정을 덜어주면 좋겠다."

▲ 폴 페이스(18, 제임스매디슨 대학교 1학년)

- 젊은 층의 투표 참여율이 낮은데 어떻게 나왔나.
"이번 선거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투표했다. 특히 우리 같은 젊은 세대들이 적극 투표에 참가하여 워싱턴의 정치 현장에 우리 목소리를 내는 일이 중요하다."

- 이번 선거에서 누구를 지지하는가.
"오바마를 찍었다. 나는 그가 주장하는 전 국민 의료보험제와 이라크 전쟁 반대, 이라크 주둔 미군의 즉각 철수 견해를 지지한다. 무엇보다 그가 정치적 견해가 서로 다른 이들을 포용하고 우리나라를 하나가 되게 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 미국 대통령이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전 국민 의료보험제가 가장 시급한 현안이고 그 다음이 이라크 전쟁이다. 세계 여러 나라에 미국의 호전적인 이미지를 심어주었던 것도 빨리 개선해야 할 과제다. 오바마는 그런 점에서 미국을 좋아하지 않는 다른 나라 지도자들과도 대화를 하겠다고 말했다."

폴 페이스(18). "젊은 세대의 적극적인 투표가 워싱턴을 바꾸죠."
 폴 페이스(18). "젊은 세대의 적극적인 투표가 워싱턴을 바꾸죠."
ⓒ 폴 페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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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미국 대선, #오바마, #힐러리, #매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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