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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송 총장 등 경상대 관계자들이 로스쿨에서 탈락하자 그동안 도와준 경남도민들께 고맙다며 인사를 올리고 있다.
 하우송 총장 등 경상대 관계자들이 로스쿨에서 탈락하자 그동안 도와준 경남도민들께 고맙다며 인사를 올리고 있다.
ⓒ 경상대 이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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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예비인가대학에서 탈락한 대학들이 내부 갈등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적절한 대응을 했는지, 책임은 누가 질 것인지, 앞으로 대책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 대해 다른 입장들이 나오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를 드러내고 있는 대학이 경남 진주 소재 경상대(총장 하우송)다. 경상대와 영산대(양산)가 로스쿨 유치 신청을 했지만, 경남은 이번 로스쿨 예비인가대학에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제외되었다.

경상대 법대학생회 "대학 본부, 미지근하게 대응"

경상대 법대학생회(22대)는 6일 성명을 내고 대학 본부를 강력 규탄한다고 밝혔다. 법대학생회는 먼저 교육부와 정부를 규탄한다고 한 뒤 “로스쿨 사안에 즉각 대처하지 못하고 뜨뜻미지근하게 대응했던 대학본부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법대학생회는 “2006년 대학본부는 학생들의 기성회비 21억5000만원을 들여서 로스쿨 신축건물을 세웠다, 국립대에서 건물 신축비의 일부 금액도 아닌 전체 금액을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충당해 지었던 것”이라고 설명.

“당시 학생들의 35일이 넘는 목숨을 건 단식에도 꿈쩍도 하지 않은 채 학교발전을 위한 것이라며 무작정 인상을 하였고, 결국 지금까지 학생들의 기성회비는 어림잡아도 50억 이상, 언론의 추산으로는 약 100억 정도가 실패한 로스쿨을 위해 쓰인 것이 되어버렸다”고 법대학생회는 지적.

그러면서 법대학생회는 “더군다나 학생들의 등록금을 그러한 명목으로 인상해 놓고, 모 건설회사의 지원으로 건물을 지을 수 있게 되자 학생들의 기성회비를 대학본부 마음대로 다른 명목으로 돈을 집행했었다”면서 “그런 대학본부는 올해도 교수 처우개선이 학교발전이라며 학생들과 합의되지 않은 7.6% 인상안을 졸속적으로 통과시키고 일방적으로 고지했다”고 밝혔다.

법대학생회는 “대학본부는 충분한 준비도 없이 평가를 준비하여 전국 최하위 성적을 내며 경상대 명예를 실추시킨 점과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국립대에 맞지 않는 무분별한 등록금 인상의 내용까지, 모두 성실하고 겸허한 자세로 경상대 2만 개척 학우들과 경남도민 앞에 사죄하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홈페이지 “경상대-창원대 통합 무산이 하나의 원인” 분석

경상대 홈페이지(자유게시판)에는 재학생과 동문들로 보이는 네티즌들이 로스쿨에서 탈락하자 많은 글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경상대가 경남거점국립대학으로서 면모를 갖추지 못했다”거나 “창원대와 통합을 논의하다가 무산된 것도 하나의 원인”이라는 분석을 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로스쿨 유치 대학에서 제외된 타 대학들은 모두가 힘을 모아 의견을 내세우며 시위를 벌이는데 경상대는 너무 조용한 거 아니냐”면서 “이대로 결과를 받아들이시겠다는 건지, 로스쿨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학생이긴 하지만 이런 결과를 보니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다른 네티즌은 ‘경상대-창원대 통합 무산’이 하나의 원인으로 지적. 경상대는 조무제 전 총장 재직시 창원대와 통합을 논의하다가 가장 쟁점이 되었던 대학본부를 어디에 둘 것인지를 놓고 합의에 이루지 못해 무산된 적이 있다.

그는 “조무제 전 총장이 창원대와 통합잠정 합의안에서 재학생․교수․일부 졸업생들이 반대해도 추진할 수 있었겠지만 총동창회가 반대했다”면서 “학교 발전에 발목을 잡아서는 안된다, 미래를 생각한다면 현 총장한테 모든 것을 맡겨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마산․창원 등 경남전역을 아우르고 진정한 경남의 거점국립대학이 되기 위해서는 큰 결단이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면서 “마창지역을 끌어들일 수 있도록 획기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네티즌은 “진주라는 지역기반이 너무나도 열악하다, 해법은 창원대와 다시 통합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창원대와 통합으로 경상대의 중부경남으로 진출 후 경남지역 대표 거점국립대로서 위상제고가 시급하다”고 제시했다.

그는 “진주유지들은 인정하기 싫겠지만 현재 경남의 도청 소재지는 창원이며 창원권이 경남의 핵”이라며 “창원대와의 통합실패가 로스쿨, 한의과대학 유치 실패로 이어진 것”이라 분석했다.

또 그는 “밀양대와 통합하고 한의과대학을 유치한 부산대가 교세를 팽창하면서 경상대가 밀리고 있다”며 “경상대가 창원대와 통합이 먼저 성공했더라면 밀양대 또한 경남지역국립대통합으로 이어져 부산대에 빼앗기지 않았을 것”이라 덧붙였다.

경상대 법교 교수 일동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한편 경상대 법과대학 교수들은 “개척인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는 제목의 사과문을 경상대 홈페이지에 발표했다.

법대 교수들은 “경상대가 배제된 안타까운 일에 대해 죄송한 마음 금할 길이 없다, 경상인 모두의 염원과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법대 교수들은 어떠한 질책에 대해서도 드릴 말씀이 없다”며 “이런 안타까운 현실을 초래한 큰 책임은 저희 법대 교수들에게 있으며, 그에 대한 뼈저린 반성과 참회의 글을 올린다”고 밝혔다.

또 법대 교수들은 “다시 이런 기회가 없을지 모른다는 것이 저희들을 더 괴롭게 만든다, 저희들의 과오로 경상인 모두의 가슴에 남겨놓은 이 치욕을 어떻게든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만을 기다릴 뿐”이라고 덧붙였다.

경상대는 오는 9월 로스쿨 본인가 때 추가되기를 바라고 있다. 로스쿨 추진 일정을 보면 오는 3월 예비인가대학에 선정된 대학들은 각각 입학전형 계획을 발표하고 오는 8월 법학적성시험을 실시하며 9월에 로스쿨 본인가를 받게 된다. 로스쿨 첫 개원은 2009년 3월이다.


태그:#로스쿨, #경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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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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