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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끝까지 올라가고 있는 이명박 장로의 인기가 끝날 때(퇴임)엔 하늘을 너머 역사에 길이길이 남는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

 

2일 열린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신년하례예배에서 대표회장 이용규 목사가 뱉은 말이다. 이날 여전도회관에서 열린 신년하례예배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을 향한 찬양이 넘쳐나 마치 당선 축하예배를 방불케 했다.

 

이 목사뿐 아니라 순서를 맡은 다른 목회자들도 이 대통령 당선인을 향해 찬양 조의 말들을 늘어놓았다. 한기총 내부에서도 "씁쓸하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였다. 이날 이 목사는 작심한 듯 20여 분의 설교 중 10여 분을 이명박 당선자를 찬양하는데 할애했다.

 

그는 "대통령에 당선된 이명박 장로는 누구보다 신앙심이 독실해 항상 하나님께 기도하는 분"이라며 "국민이 감동받아 구원 받을 수 있도록 철저한 신앙심을 갖고 (국민에게) 영향력을 끼치는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고 운을 뗐다.

 

이 목사는 "이 장로가 소외된 곳에서 살아가는 자들을 위로해주고 이 나라 민족을 향한 밝은 꿈을 펼쳐 세계 속에 우뚝 선 대한민국을 만들어 달라"며 "(이 같은 일에 매진할 때) 하나님이 통치권을 강화시켜 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 장로, 타 종교 두려워 말고 하나님께 감사하라"

 

그는 이어 "축구선수도 골을 넣으면 하나님께 감사하는 골 세레머니를 하고 연예인도 상을 받으면 하나님께 먼저 영광을 돌린다"며 "이 장로도 단상에 설 때마다 타 종교를 두려워하지 말고 하나님께 감사하는 모습을 보여 달라"고 주문했다.

 

또한, 이 목사는 이 대통령 당선인이 2008년 사자성어를 '시화연풍'으로 선정한 데 대해 "기가 막힌 선택이다. 우리나라 경제·정치 등 모든 분야가 살아날 줄 믿는다"며 이 당선자를 치켜세웠다.

 

그는 특히 "하늘 끝까지 올라가고 있는 이명박 장로의 인기가 끝날 때엔 하늘을 너머 역사에 길이길이 남는 놀라운 이정표를 남기는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며 "한국교회는 이제부터 살아날 것이다. 잘될 줄 믿는다면 아멘 하고 박수 칩시다"라고 참석자들을 호응을 유도했다. 이에 참석자들은 "아멘"과 뜨거운 박수로 화답했다.

 

노 대통령, "가진 자 못 가진 자 분열시키고 참담한 심판 초래"

 

이 목사는 이 대통령 당선자인을 향한 '찬양'과 더불어 노무현 대통령을 도마 위에 올렸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은) 품격에 어울리지 않는 언행, 사학법 개정, 원칙 없는 대북정책, 기자실 폐쇄, 헌법 무시 등으로 국가 권위와 정통성을 땅에 떨어트렸다. 또,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를 분열시키고 여러 가지 규제로 기업가들의 투자 의지를 위축시켰다"며 "이런 것들은 나라를 죽이고 백성의 사기를 땅에 떨어트려 마침내 참담한 심판을 초래했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날 신년하례예배에선 이 목사뿐 아니라 각 순서를 맡은 목회자들도 이명박 당선인 찬양에 나섰다. 한기총 부회장 조원집 목사는 "믿음의 대통령 준 것에 감사하다"며 "이 당선인이 말씀과 기도로 이 나라를 이끌어 갈 것과 경제 대부흥을 이룰 것을 믿는다"고 기도했다.

 

"빛의 자녀들(한나라당 의원) 4·9 총선서 압도적 승세 타야"

 

한기총 문화예술위원장 고창곤 목사는 "득세한 용공세력과 양극화 등으로 사회가 질퍽거린다"며 "이 민족과 한국교회를 살려 달라"고 하나님께 울부짖었다. 고 목사는 아울러 "이 당선인을 뽑아주신 하나님께 감사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특히 이 당선인의 원활한 국정 수행을 위해 오는 4·9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압도적 승세를 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고 목사는 "곧 국회의원 선출이 눈앞이다. 대통령의 힘이 실리기 위해선 빛의 자녀들(한나라당 의원)이 과반수 이상 돼야 힘을 얻을 수 있다"며 "도와 달라"고 기도했다.

 

이같이 노골적인 이명박 당선인 찬양에 대해 한기총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예배를 지켜본 한기총 한 관계자는 "씁쓸하다"며 "이럴 때일수록 교회가 자세를 낮춰야 하는 것 아니냐"고 쓴웃음을 지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에큐메니안(www.ecumenian.com)에도 실렸습니다. 


태그:#한기총, #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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