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인상과 마음씨는 꼭 비례하는 건 아니다
 인상과 마음씨는 꼭 비례하는 건 아니다
ⓒ 박정규

관련사진보기


2007년 7월 23일~25일

복잡한 도로와 조금 땀이 나는 오르막을 올라서자 카라카스를 벗어나는 톨게이트가 나왔다.  40km 동안 내려갔고 어느덧 밤이 되어 되었다. 다행히 도로 한쪽 편 산길 언덕에 집이 보인다.

개가 짖는 소리에 jonathan이 나왔다. 오……. 곧 프로레슬링 시합을 앞둔 선수가 나온 줄 알았다. 조금 겁을 먹은 채로 가정방문 문의를 하자 생각보다 쉽게 허락했다.

바람이 들어올 수밖에 없는 창문, 시멘트 바닥에는 침대 매트리스가 놓여져 있다. 사진을 찍을 때만 일부러 인상을 쓰는 jonathan은 장난기가 많은 어린아이 같다.

jonathan의 집
 jonathan의 집
ⓒ 박정규

관련사진보기


나도  jonathan처럼 웃통을 벗고 있자 모기 물린다고 옷을 입으란다.

다음날은 태극기 깃대를 만들어 준다고 뒷마당의 내 키만한 나뭇가지를 잘라서 다듬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현지인이 즐겨먹는 arepa
 현지인이 즐겨먹는 arepa
ⓒ 박정규

관련사진보기


필자의 태극기 깃대를 제작 중
 필자의 태극기 깃대를 제작 중
ⓒ 박정규

관련사진보기


Maracay에 다와갈 무렵 어느 동네를 헤매고 있었다. 우연히 작은 교회를 지나가다가 무작정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예배를 드리는 도중 정전이 되었다. 반사적으로 자전거 라이트를 꺼내서 목사님께 갖다 드렸다.

갑자기 나타난 나그네는 라이트 덕분에 호감을 얻었고 그 날 밤 교회에서 잘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한 교인 분의 집에 초대를 받았는데 그 날이 아들의 생일이었다.

10명이 넘는 가족이 모여서 축제 같은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덕분에 초대손님으로서 여러 가지 질문들에 대답했는데….

다들 내 표정 하나 손짓 하나에 웃음을 마음껏 보여주었다.

우연히 생일파티에 가게 되었다
 우연히 생일파티에 가게 되었다
ⓒ 박정규

관련사진보기


귀여운 손녀가 재롱을
 귀여운 손녀가 재롱을
ⓒ 박정규

관련사진보기


가족들과 함께
 가족들과 함께
ⓒ 박정규

관련사진보기


2007년 7월 26일~29일

Yolanda가 조금 씁쓸한 표정으로 수화기를 내려 놓았다. 내가 온 사실에 조금 놀랐고 별로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며칠 전에 길 가다 도움을 얻은 군인 친구가 Acarigua에 가면 동생이 있으니까 연락을 하면 도움을 줄 거라고 했다.

그러나 사전에 친구가 연락을 해 놓지 않아서였을까? 너무 갑작스러운 방문이어서 그랬을까? 어쨌든 결과는 NO.

Yolanda는 전화 서비스를 하는 CANTV의 직원이다.

갑자기 갈 곳이 없어져 버린 날 보며 나보다 더 안타까워하며 여대생 직원 Gaby와 의논을 하더니 잠시만 기다리란다.

많은 도움을 준 yolanda와 gaby
 많은 도움을 준 yolanda와 gaby
ⓒ 박정규

관련사진보기


가게 문을 닫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저렴한 호텔을 찾아 다녔다. 주머니 넉넉하지 않은 걸 알고 Yolanda가 부족한 호텔 경비를 채워주었다.

다음 인근의 식당으로 가서 같이 저녁을 먹으면서 여행의 목적(영어버전)이 프린트된 종이를 보여주니까, 아주 호감을 가지고 격려를 해주었다.

여대생인줄 알았던 gaby는 대학을 졸업하고, 평일에는 CANTV에서, 주말에는 군인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는 등 부지런히 살아가고 있는 당찬 아가씨였다.

로맨틱한 면이 있어서 냅킨에 격려의 메시지를 적어주고 하트 그림까지 그려 주었다.

gaby가 냅킨에 기념 메시지를 적어주었다
 gaby가 냅킨에 기념 메시지를 적어주었다
ⓒ 박정규

관련사진보기


어느 집 마당 앞에서 허락을 받고 텐트 속에서 잠이 들 무렵, 갑자기 발에 이상한 느낌이 전해졌다. 설마 동물이…….

조심스럽게 문을 열어보니 두 뼘 만한 강아지가 텐트 끝 부분을 물어 뜯고 있었다.

하하- 가볍게 꾸짖은 후에 다시 텐트 안으로 들어갔는데 이 녀석이 또 위로 올라왔다. 밀고 올라오기를 십여 회 반복…….

결국 녀석이 자리를 잡을 수 있을 만큼 다리를 접은 채로 잠들었다. 나중에 살짝 문을 열어보니 세상 모르고 자고 있었다…….

아기 멍멍이와의 동침
 아기 멍멍이와의 동침
ⓒ 박정규

관련사진보기


ⓒ 박정규

관련사진보기


카라카스를 출발하기 전…. 베네수엘라 사람들이 무척 위험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첫 번째 가정방문을 시작할 때 조금 두려웠지만…….

도로에서 다양한 물건들을 팔면서 하루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과 물어본 길은 어떻게든 알려 주려고 했던 사람들 덕분에 마음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다.

비 오는 날의 라이딩
 비 오는 날의 라이딩
ⓒ 박정규

관련사진보기


짐 운반용 자전거
 짐 운반용 자전거
ⓒ 박정규

관련사진보기


그들도 나와 같이 땀을 흘리고
그들도 나와 같이 두려움을 가지고 있고
그들도 나와 같이 사랑이 필요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자
마음이 한결 부드러워졌다.

그물을 손수 만드시는 아저씨
 그물을 손수 만드시는 아저씨
ⓒ 박정규

관련사진보기


그물
 그물
ⓒ 박정규

관련사진보기


도로 안 쪽 갓길에서 Queso(치즈) 파는 사람들
 도로 안 쪽 갓길에서 Queso(치즈) 파는 사람들
ⓒ 박정규

관련사진보기


여행수첩
1. 이동경로
Caracas -> Las tejerias, Los Teques(23일) -> Aragua, Maracay(24일) -> Carabobo, Vallencia(25일) -> Cojedos, San Carlos(26일) -> Portuguesa, Acarigua(27일) ->Portuguesa, S Rafael(28일) -> Portuguesa, Guanare(29일)

2. 주행기록(23일 ~ 29일)
475.89km / 26시간 40분 / 평균속력 14.80km/h

3. 경비: 36만6368볼리바르 (공식환율 U$1.00 = 2,150BS)


2007년 7월 29일 베네수엘라 Portuguesa, Guanare에서
꿈을 위해 달리는 청년 박정규 올림.

덧붙이는 글 | 공식 홈페이지 www.kyulang.net



태그:#베네수엘라, #자전거, #희망, #도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