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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봄에 사둔 책을 2007년 여름이 되어서야 읽었습니다. 처음 손을 대기는 2006년 여름. 그러니까 책 하나 사둔 채 일곱 해나 그냥 보내다가 겨우 손에 댄 뒤에도 한 해에 걸쳐서 읽은 셈.

 

마지막은 깊은 밤에 읽었습니다. 마무리에 가까이 다가오는 동안 잠을 일부러 쫓아내지 않았습니다. 잠이 절로 달아났습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날짜를 적어 넣은 뒤 덮습니다. 불을 끄고 눕습니다. 첫머리부터 마무리까지 머리속에서 빙빙 돕니다.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불은 켜지 않고 책 앞자리에 몇 마디 끄적입니다. '이 훌륭한 책을 펴낸 이는, 이 책을 제대로 알아보고 즐기는 사람이 없어서 그예 판이 끊겨 버릴 판에다가 아예 사라져 버릴 판인 이 책을 놓고 얼마나 속이 쓰리고 아플까. 아니, 판이 끊어지게 되더라도 누군가 헌책방 나들이를 하다가 이 책을 끄집어내어 읽으면서 마음이 움직이고 슬기 하나 얻을 수 있다면 되지 하고 처음부터 마음을 먹고 홀가분했을까.'


.. 선생님, 비록 아이들이 별로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계속해서 아이들에게 잘해 주셔요. 우리 어린이들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또 그렇게 하는 것이 우리에게는 정말 힘들 때가 있다는 것을 어른들은 잘 몰라요 ..  〈182∼183쪽〉


1979년, 한국에서는 '세계 아동의 해' 기념우표가 나옵니다. 하지만 ‘세계 아동의 해’를 유네스코가 외쳤어도 가난한 나라 아이들 노동착취는 여태까지 이어져 옵니다. 가난한 나라 아이들은 부자나라로 물건을 팔아야만 되도록 다국적기업이 벌써부터 주리를 틀고 있었으니까요. 더구나 물건 씀씀이가 보통 헤프지 않은 남녘땅 사람들 살림살이도 가난한 나라 아이들 노동착취가 끊이지 않게 하는 까닭 가운데 하나입니다.

 

해마다 5월 5일이 어린이날입니다만, 어린이날에서조차 아이들을 꼭둑각시나 어른들 노리개쯤으로 여기는 행사만 보일 뿐입니다. 어린이날을 맞이해도 이날을 누가 왜 기리는지 돌아보지 않는 우리들입니다. 1979년이 ‘세계 아동의 해’였으나 기념우표를 만들어 팔 줄만 알지, ‘왜 세계 아동의 해를 기리는지’ 조금이나마 헤아리는 남녘땅 사람은 없습니다.


 ○   ○


 지난주 낮입니다. 은행에 볼일이 있어 길을 가다가 도원야구장(인천 숭의동) 쪽에서 무슨 큰소리가 들리기에 기웃기웃 살펴봅니다. 학교옷 입은 아이들 무리가 제법 보입니다. 깃발이 펄럭이고 경기장 둘레에 적잖은 사람들이 웅성댑니다. 뭘까? 이곳에서 무슨 경기라도 하는가?

 

 얼핏 넘겨다보이는 전광판을 보니 8회를 치르는 경기. 오호, 경기가 참말 있네. 옆지기와 함께 경기장으로 들어갑니다. 문이 열린 지정석으로 들어가니 3루 응원자리는 빈틈없이 꽉 찼고 지정석도 거의 빈자리가 없습니다.

 

 무슨 야구 경기이기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가만히 둘러보고 바닥에 흩어진 유인물을 찬찬히 살피니 ‘미추홀 야구대회’ 마지막날 경기입니다. 인천고등학교와 화순고등학교가 펼치는 경기. 3루 응원자리는 인천고등학교 학생으로 꽉. 1루 응원자리는 썰렁. 나중에 알았지만 화순고등학교는 전라도 학교였고, 거리가 멀어 응원을 한 사람도 못 왔구나 싶더군요.


.. 그 중에서도 카이투스가 제일 재미있어 한 것은 굽 높은 여자 뾰족구두, 나일론 스타킹, 레이스 달린 옷을 입은 경찰관들이 계속 넘어지면서 허둥지둥 달리고 있는 모습이었다. 경찰관들은 외국인 백만장자들을 이 끔찍한 긴급사태에서 보호하기 위해 정신없이 뛰어다녔다 …… 공원의 멋과 자랑이었던 고목들이 덜덜 몸을 떨더니 땅 위로 뽑혀져 나왔다 …… 카이투스는 완전한 무질서를 원했고, 그것을 이루어냈다. 사람들은 놀라고 두려워했다. 한 번도 이런 일을 겪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  〈55쪽〉


 쭈뼛쭈뼛 둘러보며 빈자리를 찾아 앉습니다. 우리가 앉은 자리 앞으로는 중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들 무리. 야구장 옆에 있는 중학교 아이들로 보입니다. 옆지기가 한 마디 합니다. “쟤네들 너무 귀엽지 않아요?” 중학교 아이들은 앞머리가 3센티미터도 안 되어 보일 만큼 짧은 머리, 아니 까까머리입니다. 옆지기는 이런 까까머리가 귀엽다고 합니다.

 

 아직도 중학교 아이들은, 인천 쪽 중학교 아이들은 까까머리여야 하나? 고등학교 아이들은 조금은 길지만, 학교에서 머리 길이 검사하는 틀에 얽매여 있음이 훤히 보입니다. ‘학생다운 머리 길이’란 있나? ‘단정한 머리 길이’란 있는가? 아이들을 모두 저렇게 똑같은 옷에 똑같은 머리로 만들어 놓으며 무슨 개성을 키우고 창의성을 기른다고. 아니, 이 나라 교육 얼거리는 모든 아이들을 똑같은 몸피에 매무새에 지식에다가 생각틀마저 판박이처럼 짓눌러 버리도록 맞추고 있지. 대학교에 가서도 피말리는 겨루기를 하도록 되어 있을 뿐 아니라, 아주 세상과 담을 쌓고 교과서와 참고서에만 매달리도록 몰아붙이고 있지.


.. 카이투스는 자기가 이제 막 마법을 배우기 시작한 초보자라는 것을 기억했다. 그래서 열심히 연구하고, 공부하고, 실험했다 ..  〈16쪽〉


 인천고를 응원하는 학부모들을 봅니다. 1, 2, 3학년 모두가 응원하는 소리보다 조금 크게 들리는 듯합니다. 몸짓이나 소리나 장난이 아닙니다. 저 학부모들은 왜 저렇게까지 응원을 해야 하는지.


.. “이 유리병들과 뼈다귀는 또 뭐 하는 데 필요한 거냐?” 할머니가 물어 보셨다. “안 그래도 네 방은 쓰레기 천지 아니냐?” “그냥, 필요한 거예요.” 카이투스는 무뚝뚝하게 대답했다. 어른들은 자기하고 관련된 말이 아니면 다 허튼 소리라고 하고, 돈으로 사거나 팔 수 없는 것은 전부 쓰레기라고 생각한다 ..  〈37쪽〉


 경기는 인천고가 이기면서 대회우승까지 거머쥡니다. 화순고 선수들 솜씨가 떨어진다고까지 느끼지 않았으나, 응원 하나 받지 못한 채 주눅이 들어서 어이없는 잘못을 저지르기도 했으니 뭐. 안방경기(?)라지만, 대회우승을 거머쥐어야 나중에 프로지명 받기에도 좋다고 하지만.


.. “그게 아줌마하고 무슨 상관 있어요.” 카이투스가 투덜댔다. “얘야, 버릇없에 말투가 그게 뭐니?” 아저씨가 말했다. “왜 남의 일에 끼어들고 그러세요! 귀찮단 말이에요!” 어른들은 자기보다 어린 사람, 특히 어린이들한테는 아무렇지도 않게 참견하고, 큰소리를 치고, 쓸데없는 질문을 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  〈62쪽〉


 아이들은 왜 학교옷을 입어야 할까요. 아이들한테 학교옷을 입히는 교사들은 무슨 교육 효과를 바라는가요. 학교옷을 입어야 하는 아이들은 이 옷으로 무엇을 배울 수 있나요.

 

 아이들은 왜 머리가 짧아야 하나요. 남자는 까까머리, 여자는 짧은머리, 이런 잣대는 누가 만들었나요. 초등학교 다니며 곱게 길렀던 머리를 눈물을 흘리며 자르고 마는 아이들 마음을 헤아리는 교사나 교육 공무원은 없는가요. 남자는 모두 머리 길이가 짧아야만 ‘품행이 방정한 모범생’이 된다고 어느 누가 논문으로 증명해 보였는가요.

 

 

 제가 다녔던 고등학교에 아주 오랜만에, 아니 학교 안까지 들어가 보기는 1994년 2월에 졸업식을 하고 나서 거의 처음이 아니었느냐 싶을 만큼 오랜만에 찾아가 보았습니다. 지난 유월에. 저는 그 학교 4회 졸업생인데, 어느덧 20회 졸업생이 될 아이들이 다니고 있군요. 그런가? 세월이란 참 무섭구나 생각을 하며 예전 선생님들을 한 분 두 분 뵈었습니다.


.. 조슈아의 엄마는 다 큰 사람과 얘기하는 것처럼 조슈아하고 의논하셨다. 아이들을 믿고 존중하는 어른들도 있으니까. 그리고 카이투스는 그런 사람들이 좋았다 ..  〈94쪽〉


 학교 다닐 때 ‘우리보다 몇 살 많지 않은 형’으로 느끼던 젊은 교사들입니다. 이제 와서 보니 ‘그때나 이때나 마찬가지로 동네 형’으로만 느껴집니다. 달라져 보이지 않네요. 새로 학교 교사가 된 이들은 저보다 나이가 어립니다. 그런데 이들 동네 형이나 동생으로 보이는 교사들 손에는 크고작은 몽둥이가 들려 있습니다. 설마 지금도 그러려고.


.. “나도 몰라. 난 어렸을 때 참 행복한 아이였어. 그런데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어. 나에겐 좋은 부모님과 환하고 편안한 집, 따뜻한 옷과 많은 책들, 놀이기구가 있는데 왜 다른 애들에겐 먹을것도 없고 자꾸 나쁜 일이 생길까 하고. 시골에는 가난한 사람들이 참 많거든.” “도시에도 마찬가지야.” 카이투스가 한마디 했다 ..  〈161∼162쪽〉


 옛 국어 선생님이 마음을 써 주어서, 20회 졸업생이 될 1학년 아이들 앞에서 두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얻었습니다. 아이들은 저녁 10시까지 남아서 ‘자율학습’을 하도록 되어 있었고, 1학년 가운데 공부를 잘한다 싶은 아이들을 모아서 ‘글쓰기(논술) 보충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저는 글쓰기 보충수업을 받는 아이들 앞에 섰습니다.

 

 한참 이야기를 하는데, 어디선가 ‘퍽…… 퍽…… 퍽……’ 하는 소리가 울려퍼집니다. 창가에 다가가 어디짬에서 나는 소리인가 헤아려 봅니다. 투박하지만 굵고 힘찬 소리. 밀걸레 자루인가? 야구방망이는 아닐 테고. 골프채는 아니겠지. 골프채는 소리가 안 나니까. 각목인가?


.. “…… 그 사람들이 뭐라고 하는지 아니? 내 수업시간은 너무 시끄럽고 진도도 너무 느리다는 거야. 선생님이 무섭게 하고 벌을 많이 주면 학생들은 그 선생님 말을 잘 듣지. 하지만 나는 학생들을 친절하고 부드럽게 대하고 싶었어. 그리고 학생들이 그걸 이용하지 않기를 바랐던 거야.” ..  〈177쪽〉


 “선생님, 남녀공학 학교로 하겠다는 (설립자) 약속은 안 지켜지나요?” “남녀공학? 아, 요새는 남녀공학 하겠다고 하면 아이들이 반대할 거야. 여학생하고 한 반이 되어 수업을 하면 자기들(남학생)이 내신이 딸리거든.”

 

 거의 모든 학교(중고등학교)가 남학교와 여학교로 나뉘어진 인천. 남학교와 여학교로 나뉘어진 채 받는 중고등학교 수업은 서로서로 무엇을 남길까요. 서로를 어떻게 바라보도록 이끌어 줄까요.


.. 서커스 단장은 전보를 쳐서 카이투스를 위해 엄청나게 큰 정원이 딸린 멋있는 집을 마련해 놓았는데, 그것만 해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비싼 것이었다. 하지만 거기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 정원에서 놀아도 안 되고, 다른 친구들을 불러들여도 안 되고, 축제를 벌여도 안 되고, 집안을 뛰어다녀도 안 되고 ..  〈122쪽〉


 아침 일곱 시부터 저녁 열 시까지 학교에 붙들어매인다면, 집을 나서는 시간과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을 따질 때, 자기 자신을 차분하게 돌아보거나 다스릴 짬이란 하나도 없는 셈입니다. 새벽밥도 제대로 먹기 힘들도록 집을 나서야 하는 아이들이 집구석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있을까요. 제 양말이나 속옷을 손수 빨아서 입을 겨를이 있을까요. 아니, 빨래할 힘이나마 남아 있을지.

 

 저녁 열 시에나 끝나는 학교인데, 집으로 가는 길에 들를 만한 쉼터가 있을까요. 인천에 있는 어느 책방이 저녁 열한 시나 열두 시까지 할 테며(서울에도 없지만), 어느 문화시설이 그 늦은 때까지 문을 열어 놓고 아이들이 쉴 수 있도록,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랠 수 있도록 따습게 안아 줄까요.


.. 우린 부자는 아니지만, 너에게 항상 좋은 충고와 친절한 마음을 줄 수 있을 거야 ..  〈95쪽〉


 아이들 마음밭을 뿌리깊이 다지는 풋풋한 나이 열셋∼열여덟입니다. 그렇지만 이 아이들이 ‘이팔청춘’이 무엇인지 느껴 볼 수 있을까요. 쏟아지는 소낙비를 몸으로 느껴 볼 수 있을까요. 눈부신 햇살이 어떤 느낌인지 발끝까지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아침저녁으로 어머님이 차려 주는(아버님들이 함께 밥상을 차려 주면 좋겠지만, 아직까지도 꿈같은 소리로만 느껴집니다) 밥상에 오르는 곡식이 어떻게 해서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는지 돌아볼 수 있을까요. 자기들이 내딛는 땅에서, 자기들이 바라보는 ‘집과 학교 둘레’ 골목집과 사람들 사이에서, 자기들은 어떤 사람인가를 톺아볼 수 있을까요.


.. 손이 있다는 게 얼마나 큰 선물인지 인간들은 짐작도 못할 거야 ..  〈169쪽〉


 열여섯 어린 후배들을 한 사람씩 일으켜세우며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나 이루고 싶은 꿈’을 말해 보라고 이야기합니다. 제자리에서 일어나기도 멋쩍어하는 가운데 ‘꿈이 없다’고 말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그래서 가고 싶은 대학교라도 말해 보라고 하나, 가고 싶은 대학교나 학과가 없다고 말하는 아이가 많습니다. 그러면, 이 아이들은 이 교실에 갇혀서 무엇을 자기들 머리속에 집어넣고 있지요. 점수에 맞추어 아무 대학교에나 가면 그만인지. 고등학교를 마친 뒤에는 이 고등학교 교사들한테는 아무런 책임이 없는지. 대학교까지 마치게 하고 시집장가를 보내고 나면, 이 아이들을 낳은 어버이한테는 아무런 책임이 없는지.


.. 그렇게 사람들은 티격태격 싸웠다. 걱정거리가 많은 인간들이란 늘 그런 모양이다. 서로서로 도와주기보다는 모두 자기 일에만 바쁘다 ..  〈69쪽〉


 인천에서 썩 공부를 잘하는 학교 축에 못 들어가는 곳에서 서울에 있는 대학교 한 곳에 들어갔으나 더 배울 거리가 없다고 느껴서 아무렇지도 않게 그만둔 뒤 여태껏 그렁저렁 살아온 열여섯 살 많은 선배를 보는 이 아이들 마음속에는 무슨 느낌과 생각이 오갔을까요. ‘고등학교를 마친 뒤 가야 할 곳은 대학교만이 아니다’는 제 말을 이 아이들은 무슨 느낌으로 헤아릴까요.


.. 늘 나아지려고 노력해야 한다. 아주 씩씩하고 끈질기게 말야 ..  〈5쪽〉


 아이들한테 한 가지 이야기를 굵직하게 했습니다. 대학교 등록금으로 들어갈 엄청난 돈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느냐고, 너희들은 머리 좋은 아이들로 이루어져 있으니 찬찬히 생각해 보라고, 그 많은 돈을 너희들한테 대고 있는데, 너희들이 대학교까지 마치자면, 요즘 돈으로는 2억 원에 가까운 돈이 들 텐데, 그런 것을 생각해 보았느냐고, 그러면 너희 부모님들은 그 어마어마한 돈을 벌려고 무슨 일을 해야겠느냐고, 또 너희들한테 그 많은 돈을 들이며 대학교까지 보내게 하는 뜻이 어디에 있겠느냐고.

 

 

 부모님한테는 버거운 일이 될지 모르지만, 대학교를 간다 만다 생각하지 말고, 대학교 한 학기 등록금에 이르는 돈을 빌려 달라고 해 보라고, 그 돈으로 자전거를 한 대 장만해서 꼭 한 해 동안 전국여행이든 세계여행이든 해 보라고. 나라안 여행이든 나라밖 여행이든 알뜰하게 움직이는 사람은 밥값과 잠값으로 2만 원 안팎밖에 쓰지 않으니(더 아낄 수도 있고) 한 해 동안 퍽 많은 곳을 돌아다니며 온몸으로 세상을 부대낄 수 있으리라고.

 

 우리는 더 나아지려고 사는 사람이지, 한꺼번에 모든 것을 다 이루어내는 완벽꾼이 되려고 경쟁판이나 싸움판에 뛰어드는 사람이 아니라고. 너희들 이런 자리에서도 쭈뼛쭈뼛 말을 못하는데 여자친구 한 사람 사귈 수 있겠느냐고. 너희들한테 한 번 주어진 삶이기에 너희들 스스로 길을 골라서 가야겠지만, 자율학습이나 보충수업을 다부지게 거부하고 너희들 하고픈 일이나 이루고픈 꿈을 찾아서 훨씬 자유롭게 뜻을 펼칠 수도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이 학교 선생들이 몽둥이 들고 뚜들겨팰 때면 그 몽둥이를 한 손으로 붙잡고 더는 못 때리게 끊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법이란 사람들이 살기 좋도록 하고자 만들지, 사람을 옭아매거나 짓누르려고 만들었으면 그때부터는 법이 아니라고. 너희들이 보고 있는 그 교과서나 참고서는 책이 아니라고.

 

덧붙이는 글 | - 책이름 : 안톤 카이투스의 모험
- 글 : 야누쉬 코르착
- 옮긴이 : 송순재ㆍ손성현
- 펴낸곳 : 내일을여는책(2000.3.15.)
- 책값 : 6000원


안톤 카이투스의 모험

야누스 코르착 지음, 송순재 옮김, 내일을여는책(2000)


태그:#책읽기, #야누쉬 코르착, #안톤 카이투스의 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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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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