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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 구조, 출항, 선원 150일간의  세월호 재판기록
▲ 세월호를 기록하다 침몰, 구조, 출항, 선원 150일간의 세월호 재판기록
ⓒ 미지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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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주기가 다가오니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악몽의 그날, 팽목항으로 달려가 애태웠던 희생자 가족과 1년 가까이 '유가족이 되는 것이 소원'이라며 세월호 인양을 호소하는 가족들 마음은 어떠할까.

지난해 여름,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하고 진실을 밝혀달라고 목숨을 건 단식을 했던 유민아빠 김영오씨는 삭발을 한 채 광화문 네거리서 노숙 농성 중이다. 지난 4월 2일 세월호 희생자 가족 52명이 삭발을 했다. 4월 4일에는 가족과 연대 시민 20여 명이 집단 삭발을 하고, 안산에서 광화문까지 1박2일 도보행진을 했다.

영문도 모른 채 사랑하는 자녀와 가족이 탄 배가 눈앞에서 침몰하는 과정을 지켜봐야했던 희생자 가족에게 정부는 무능했을 뿐 아니라 뻔뻔했다. 정부는 사후 수습과정마저 끝없는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

사람들은 말한다. 세월호 참사 이전과 이후의 사회는 달라져야 하고 세월호 참사 이전과 이후의 교육 또한 달라져야 한다고 말이다. 하지만 사실관계를 은폐하려는 언론 플레이에 왜곡된 시민들이 깨어나지 않는다면 우리는 무력감에 빠져 주저앉을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세월호를 다각도로 조명하는 작업들이 이어지고 있다. 출판물, 영상물, 설치물 등 참사를 잊지 않기 위한 작업도 중요하지만 참사의 원인을 밝히고 재발을 방지하려는 노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할 것이다.

<세월호를 기록하다>(오준호 지음. 미지북스)는 150일간의 세월호 재판 기록을 통해 침몰, 구조, 출항, 선원의 행적을 시간 순서에 따라 재구성 한 책이다. 추천사를 쓴 수현군의 아버지 박종대씨는' 3만여 쪽의 법정 기록을 간결하게 압축한 이 책은 검찰의 수사기록과 재판을 중심으로 사실에 근거해 가장 객관적으로 세월호 사건을 기록한 글'이라고 했다. 이 책을 통해 사건 발생부터 대처까지 선원들의 행동을 추적해 볼 수 있다.

세월호 재판(선원재판, 청해진해운 관계자 재판)은 사고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에게 '진실' 그 자체는 아니더라도 진실로 향하는 발판을 제공해 주었다. 생존자, 해경, 어민. 해운사 및 하역업체 관계자, 조선공학 분야를 포함한 다양한 전문가의 증언은 사고를 다양한 각도에서 보게끔 해 주었다. -책

세월호를 기록하고 추모한다고 희생당한 아이들이 돌아올 수는 없다, 그렇다면 어찌해야 할까. 우리는 아이들이 희생당한 원인과 이유를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해야만 한다. 다시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이들을 진정 잊지 않는 길일 것이다.

미국 정치학자 아이리스 영은 <정치적 책임에 관하여>에서 '법적 책임'과 '정치적 책임'을 구분했다고 한다. 법적인 책임은 최소한의 방법이며 직접 어떤 행위를 하지 않은 사람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기 때문에 사회적 책임과 정치적 책임에 대한 면죄부를 줄 수 있기 때문이란다. 법적 책임만 따진다면 권력이나 자본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구조적 부정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없다.

"세월호를 잊는 순간 대한민국은 침몰합니다."

가족대책위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늘 경고한다. 그렇다. 진실을 은폐하고 언론을 통해 시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는 동안 대한민국 사회는 침몰해가고 있다. 시민들은 깨어나야만 한다. 이제라도 정신을 차려 시민들 스스로 방향타를 제대로 잡고 대한민국이 세월호 이후 어디로 가야 살길이 있는지 올곧은 판단을 해야만 한다. 대한민국 사회 전체가 침몰의 위기에서 벗어날 첫걸음은 다름 아니라 '세월호를 인양'하고 '특별위원회를 통해 진실을 제대로 밝히는 것'일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세월호를 기록하다/ 오준호 지음/ 미지북스/ 15,000원



세월호를 기록하다 - 침몰·구조·출항·선원, 150일간의 세월호 재판 기록

오준호 지음, 미지북스(2015)


태그:#세월호 인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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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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