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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시간이든 언제든 항상 우리들에게 다양한 생각과 다양한 경험을 알려주시고, 직접 해보라고 강조하시는 지리 선생님. 지난 1학기의 어느 날, 선생님께서 수행평가 과제를 발표하셨다.

그 수행평가는 '직접 여행 장소 찾고 여행지 자료 PPT 제작하기'였다. 처음에는 무척 당황했다. 처음 접해보는 형태의 과제였기 때문이다. 어떻게 해아할지 고민도 많이 했다. 하지만 우리들은 포기하지 않고 꽤 많은 시간을 들여 선생님께서 짜 주신 조원들과 함께 '경상남도를 소개합니다'라는 주제로 각자 맡은 지역들의 관광지의 지리적 특성, 교통과 숙박 등을 알아본 뒤 PPT로 제작했다(관련기사 : 학생들이 계획 짜는 살인범 도주 여행?).

초반에는 단지 수행평가라는 이유로 의무적으로 했었는데, 점점 조사가 진행될수록 재밌어졌다. 그리고 내가 맡은 지역인 남해를 꼭 가보고, 내가 조사한 곳들을 체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사는 성공리에 마쳤고 발표 또한 잘 끝났다. 조 친구들과 나는 아주 뿌듯했다. 조사가 끝난 뒤에도 직접 내가 조사한 곳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방학 때 휴가철이 되자 마침 어머니 아버지께서 휴가갈 곳을 찾고 계셨다. 기회였다. 나는 내가 이번에 조사한 지역에 휴가를 가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어머니 아버지는 흔쾌히 수락하셨고, 마침 언니도 방학을 맞아 내려와 오랜만에 가족들이 모여 즐거운 마음으로 휴가를 가게 됐다.

하루하루를 손꼽아 기다렸다. 보충수업을 마치고 가족들과 남해로 출발했다. 내가 조사할때는 버스로 이동하는 것이었지만(대중교통 이용이 수행평가의 한 조건이었다) 실제는 승용차로 이동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해도 미리 조사를 한 까닭에 자신이 있었지만, 가족함께 가는 것이라 좀 더 편안한 승용차의 유혹을 뿌리치긴 어려웠다.

경상남도 남해 원예예술촌에서 언니가 찍어준 사진
▲ 원예예술촌에서 엄마아빠와 함께 경상남도 남해 원예예술촌에서 언니가 찍어준 사진
ⓒ 김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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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남해 원예예술촌에서 찍은 꽃 사진
▲ 예쁜 꽃들 경상남도 남해 원예예술촌에서 찍은 꽃 사진
ⓒ 김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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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로 달리는 길은 더없이 시원했다. 드디어 남해에 도착했고 가장 먼저 간 곳은 원예예술촌이었다. 날씨가 꽤 덥긴 했지만, 원예예술촌은 정말 예뻤다. 조사할때 인터넷에서 본 꽃들이 많았고 실제로 보니 더욱 예뻤다. 마치 동화 속으로 들어온 기분이었다. 마산에서는 보지 못했던 꽃들이 많았던 것은 물론이고, 실제로 사람들이 디자인하고, 그곳에 사는 집들을 봤다.

집들은 나라별로 형식이 달랐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집은 산소하우스였는데, 그 집은 현대식 건물로 인접한 숲과 집 사이에 산소 인입 밸브를 설치해 노송나무 숲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톤치드가 실내로 유입되도록 설계돼 있다고 했다. 나이 들어서 저런 집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집들을 구경하고 꽃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카페에 가서 차도 마시는 등 우리 가족은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경상남도 남해 지족해협 죽방렴
▲ 해질무렵에 찍은 죽방렴 경상남도 남해 지족해협 죽방렴
ⓒ 김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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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예예술촌을 1시간 정도 둘러보고 나오니 시간은 오후 7시쯤 됐다. 이순신 영상관과 지족해협죽방렴 갯벌체험장은 아쉽게 가지 못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우리 가족은 주린 배로 지족해협 죽방렴을 찾아갔다. 비록 갯벌체험은 못했지만, 죽방렴을 볼 수 있어 다행이었다. 사진에서만 보았던 죽방렴을 실제로 보니 정말 신기했다. 시간이 늦었던 탓에 멀리서만 볼 수 있었다. 가족들과 함께 도로를 거닐며 여러개의 죽방렴들을 본 후에, 내가 조사한 보물섬남해한우 축협프라자에 가려고 했지만, 바다 앞이고 해서 근처에 있는 횟집에 가서 회를 먹었다. 바로 잡아서 먹는 회라 그런지 더 맛있었다.

비록 시간이 많이 지체돼 모든 곳을 구경하지는 못했지만, 내가 조사한 곳을 직접 찾아가보고 눈으로 확인해보니 정말 신기하고 즐거웠다. 학교에서의 학습활동이 이렇게도 활용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이전에 조사했던 시간들이 더욱 뿌듯했다. 다음에도 내가 직접 여행지를 조사해서 그 곳을 가족들이나 친구와 함께 가보고 싶다.

2013년 여름의 가족여행, 잊지 못할 여행이 될 것이다.


태그:#남해 , #원예예술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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