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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2007년 오마이뉴스가 강화도의 폐교를 리모델링해 오마이스쿨을 만들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부터 가고 싶었다. 늘 그리움의 대상으로만 남아 숙제처럼 느껴졌는데 드디어 기회를 잡았다. 부천시민기자 워크숍이 이곳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오전 9시 부천시청에서 부천 시민기자 33명과 부천시 공무원 10명을 태운 버스는 강화도로 행했다. 강화도라고해서 다소 시간이 걸릴 거라 예상하고 출발했다. 부천시청 홍보기획관실 김정열 팀장의 위트 있는 사회로 일정은 시작되었다. 1시간 남짓 달리니 벌써 목적지. 개나리, 진달래 등 봄꽃이 피어있는 오솔길을 걸으니 오마이스쿨이 나왔다.

부천시민기자 위크숍에서 '기사작성법과 창의적인 글쓰기'를 주제로 강의하고 있는 오도엽 강사
 부천시민기자 위크숍에서 '기사작성법과 창의적인 글쓰기'를 주제로 강의하고 있는 오도엽 강사
ⓒ 최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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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쬐는 햇볕이 아까워 이불을 넌다는 말이 생각났다. 축구대, 농구대가 주인을 기다리는  듯 했고, 우뚝 선 세종대왕 동상이 아이들을 부르는 것 같았다. 이곳 공기만 마셔도 건강해질 것 같은 운동장과 교실을 비워 두는 게 참 아까웠다.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오마이뉴스에서 이런 아까운 곳을 지식연대공간으로 활용하고 있기에.

7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1층 강의실로 들어가니 도서관과 빔프로젝트, 음향시설, 화이트보드가 놓여있었다. 강화도의 맑은 공기를 마시며 봄이 오는 소리도 듣고 싶었지만 빡빡한 일정으로 여유가 없었다. 원래 1박을 계획했으나 시민기자 다수가 주부이다보니 1박에 무리가 있어 당일 코스로 정했다.

최지용 기자의  생생한 취재 경험담은 부천시민기자들의 자극제가 되었다.
 최지용 기자의 생생한 취재 경험담은 부천시민기자들의 자극제가 되었다.
ⓒ 최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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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간은 <오마이뉴스> 최지용 기자의 '미디어 환경 변화와 시민기자의 역할'이라는 강의였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다 2010년 오마이 사회부기자가 되었다는 그는 누님들  앞에서 강의를 하려니 떨린다며 말문을 열었다.

주로 자신의 경험담 위주로 강의를 풀어나갔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경험은 점쟁이보다 낫다'고 했다. 직원사찰, 노조탄압 등 이마트의 불법행위를 추적해 한국기자협회가 준 이달의 기자상을 받은 바 있는 최 기자의 경험담은 설득력이 있었다.

최 기자는 "지금 뉴스는 포화상태. 모바일과 인터넷, SNS 등으로 시공간을 초월해서 뉴스가 생산되는 미디어 환경이다. 월간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호흡이 빨라지고 있다. 주간지도 호흡이 길다고 하는 환경 속에 시민기자의 역할은 중요하다"며 "상근기자와 시민기자는 다르지 않다. 문제는 콘텐츠 개발이다. 시골에서 논밭을 일구고, 집 짓는 기사는 누가 잘 쓰겠는가 직접 집을 지어본 사람이 더 잘 쓴다. 각자 자기 분야에서 소재거리를 찾아라"고 조언했다. 

이시우 사진 작가는 사진의 결을 강조했다.
 이시우 사진 작가는 사진의 결을 강조했다.
ⓒ 최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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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의 기본, 인터뷰와 현장 취재'에서는 "오마이뉴스에 연재된 '나는 어떻게 쓰는가'를 참고하면 기사 쓰기에 도움이 될 것이다. 기사의 초점은 끊어 치며 리듬을 타라. 자신의 감정을 배제하고, 객관적인 통찰력 담으려고 노력하라"고 했다.

최 기자는 이어 "취재의 기존 원칙은 질문과 잘 듣는 것이다. 상대의 이야기 속에서 핵심을 찾아라. 기자의 능력은 관점 파악이다. 있는 그대로 보고 뒤집어서도 봐야 한다. 기계적인 첨가나 균형을 잡지 말라. 지역논리 빠지지 말라. 모든 기사에는 주관이 들어간다. 그러나 얼마나 객관화하는 것이 관건이다"며 누님들 앞에서 수줍음을 머금은 듯한 표정으로 한 풋풋한 강의는 끝을 맺었다.

오마이뉴스기자학교 전문강사  강의가 끝나고 멀티미디어실로 자리를 옮겨 이주영 엔디소프트  대표로부터 5월에 탄생할 뉴스부천에 관한 강의를 들었다.
 오마이뉴스기자학교 전문강사 강의가 끝나고 멀티미디어실로 자리를 옮겨 이주영 엔디소프트 대표로부터 5월에 탄생할 뉴스부천에 관한 강의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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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결이다

다음은 질끈 동여맨 머리에 개량 한복을 입고 나타난 이시우 사진 작가의 '사진촬영이론 및 실습'이었다. 한 눈에 예술가의 풍모가 느껴지는 그는 먼저 사진기 이야기부터 했다.

이 작가는 "사진기에 위축될 필요 없다. 요즘은 사진기와 스마트폰 성능이 워낙 좋아 별다른 사진 기술을 요하지 않는다. 전형적 순간 포착이 중요하다. 순간 포착을 위해 참고 인내하며 식물도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진이 아닌 나만의 연출을 해야 한다. 사진은 결이다. 물결, 살결, 숨결, 바람결이 있듯이 지금, 여기를 느낄 수 있는 결이 포인트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도의 중요성을 설명한 뒤 15분간 3분할법과 수평과 수직 구도 담기 실습시간을 주었다. 수강생들은 강의실과 학교 주변을 돌며 배운 내용을 숙지하며 나름대로 결을 담으려 애썼다. 드디어 강평 시간. 사진에서는 부제가 주제보다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주제 옆에 서 있는 작은 실오라기 하나가 시선을 빼앗아 가기 때문이었다. 쓸모 없는 도구를 제거하고 균형을 잡는 법 등을 확실히 배웠다.

기존틀에서 벗어난 신선한 기사쓰기 강의로 관심을 모은 오도엽  강사와 부천시민기자들
 기존틀에서 벗어난 신선한 기사쓰기 강의로 관심을 모은 오도엽 강사와 부천시민기자들
ⓒ 최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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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의 글쓰기

'기사작성법과 창의적인 기사 쓰기'를 담당한 오도엽 강사가 나오자 시민기자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그동안의 기사쓰기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보도자료를 활용한 글쓰기는 어떻게,제목 뽑기는, 첫 문장은, 자꾸 길어지는 문장 어떻게 줄일까요?" 등의 질문에 차근차근 도움을 주었다.

그는 "글은 곧 말이다. 어렵고 유식한 말을 담으려 하지 마라. 좋은 글은 말을 자연스럽게 살린 글이다. 다 쓴 글은 소리 내어 읽어보라. 좋은 글은 리듬을 탄다. 글은 자신의 아픔을 치유한다. 비밀 일기장을 만들어라. 자살 사건을 많이 접하지만 글 쓰는 작가들이 자살한 예는 거의 없다"며 삶을 가꾸는 글쓰기를 권했다. 

날렵한 외모에 강단이 느껴지는 그는 "거꾸로 생각하고 늘 메모하는 습관을 길러라. 첫 문장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10만 명이 접속하자 치면 첫 문장을 읽고 2,3초 안에 계속 읽을 건지 아닌지를 결정한다. 부제를 달아라. 한 문단에는 서너 문장이, 한 주제는 3문단 정도로, 3문단이 넘으면 다른 이야기로 전환하라"는 3,3,3법칙을 권했다.

배우는 당신이 아름답다고 쓰인 오마이스쿨  수료증서
 배우는 당신이 아름답다고 쓰인 오마이스쿨 수료증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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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뻔뻔스러워져라. 뻔뻔스럽지 않으면 글을 못 쓴다. 곧장 들어가라. 오감이 살아있는 글을 써라. 지역신문에서 중앙지 흉내를 낼 필요는 없다. 오마이뉴스가 큰 이유는 일반 시민이 생활 속에서 희로애락을 풀어내는 '사는 이야기' 기사가 영향을 주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기존 글쓰기의 틀에서 벗어난 신선한 그의 강의는 수강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제한된 시간으로 준비한 내용을 미처 풀어내지 못한 것을 아쉬워한 그는 에프터 타임을 약속하며 자리를 떠났다. 오마이뉴스 기자학교 전문 강사진의 강의가 모두 끝나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학교 오마이스쿨 오연호 교장 명의의 수료증서를 주었다.

오마이스쿨 입구
 오마이스쿨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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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탄생할 뉴스부천의 자양분

조우옥 부천시청 주부기자 회장은 "역사의 숨결지인 강화도에서 '모든 시민은 기자다'를 모토로 하고 있는 오마이뉴스 강사진들에게 들은 강의는 살아있는 강의였다. 기사 쓰기에 자신감이 생기고 할 일이 많아졌다. 부천시청 서근필 홍보기획관님의 '퍼트리라'는 말씀처럼 오늘 배운 내용을 적용해서 뉴스부천을 널리 퍼트리는데 도움을 주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멀티미디어실로 자리를 옮겨 SNS 활용 및 5월 오픈을 계획하고 있는 뉴스부천 기사 등록방법을 들었다. 이곳은 책상마다 컴퓨터가 놓여있어 온라인 교육장으로 제격이었다. 뉴스 부천 시스템 구축을 맡은 엔디소프트 이주영 강사는 SNS에 다소 약한 중년 주부기자가 많은 점을 고려해 몇 차례 반복하며 친절하게 안내해 주었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저녁 식사가 준비된 식당으로 자리를 옮긴 시간은 오후 6시경. 초지진 대교가 눈앞에 보이는 횟집에서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며 저녁 식사를 했다. 일행은 음식을 먹느라, 저녁놀이 드리운 광경을 담느라 분주했다. 이번 강화도 오마이스쿨 기자학교에서 진행된 워크숍이 계절의 여왕 5월에 탄생할 뉴스부천의 자양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부천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워크숍을 마치고 찰칵
 워크숍을 마치고 찰칵
ⓒ 최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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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뉴스부천, #복사골부천 , #문화특별시부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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