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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천 이사장이 춘천마임축제 티셔츠를 입고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유재천 이사장이 춘천마임축제 티셔츠를 입고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 박지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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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오후 '아수라장'을 시작으로 올해로 20회를 맞는 '2008춘천마임축제'가 화려하게 개막했다. 축제의 열기가 조용한 도시 춘천을 한바탕 흔들어 놓고 난 뒤 춘천마임축제의 이사장을 역임하고 있는 유재천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를 만나기 위해 마임축제 사무국으로 향했다. 유재천 교수는 마임축제 티셔츠를 입고 소탈하게 웃으며 기자를 맞이했다.

- 춘천 마임축제가 올해로 20회를 맞았는데, 이사장으로서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내가 이사장 자리에 있을 때 축제가 20회를 맞게 되어 개인적으로 영광입니다. 그동안 마임축제가 꾸준히 성장해왔는데 20회가 되니까 그만큼 성인이 된 기분이 들어요. 그래서 이번 축제는 작년에 비해 좀 더 참가하는 사람들도 많고, 모든 프로그램이 풍성해진 것 같습니다."

- 방금 개막 공연 '아! 水라장'이 성공적으로 끝났는데 보신 소감이 어떠십니까?
"올해 아수라장에는 에코페스티발이라는 개념을 도입했습니다. 기둥에 불을 붙이고, 불
붙인 것을 물로 꺼나가는 생태회복이랄까? 그런 쪽으로 개념을 잡았어요. 그것을 참관자들이 잘 이해했을지는 몰라도, 우리 준비하는 쪽에서는 이 페스티발을 에코페스티발로 가져간다는 구상에서 아수라장의 기본 컨셉을 잡은 거죠. 공연을 본 사람들이 참 좋아하더라고요.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이 굉장히 좋아하는 것 같아요. 불을 물로 끄는 장면에서는 계속 '원더풀, 원더풀'을 외치더라고요."

지난 25일 제20회 춘천마임축제 개막공연 '아! 水라장'에 참여한 시민들이 즐거워 하는 모습이다.
 지난 25일 제20회 춘천마임축제 개막공연 '아! 水라장'에 참여한 시민들이 즐거워 하는 모습이다.
ⓒ 박지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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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임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내가 1997년 한림대학교에 신문방송학과를 만들면서 와보니까 춘천이 다른 도시보다 문화적인 도시더군요. 내가 춘천에 오기 전부터 인형극축제가 있고, 그 다음에 마임이 있더군요. 마임은 공연예술 가운데서도 참 독특한 공연인데 이게 우리나라에서는 친숙한 장르가 아니에요.

근데 춘천이라는 조그마한 도시에 마임이 있어서 너무 재미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유진규(춘천마임축제 예술감독)씨랑 만나서 얘기도 하다가, 마임축제를 그냥 전통적으로 해오던 식으로 하기보다는 조직을 갖추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했죠. 사단법인을 만듦으로써 후원자들이 많이 생길 수 있고, 더 좋은 축제가 될 수 있겠다 생각했죠. 그래서 저의 생각을 몇 몇 사람들에게 얘기해서 공감을 얻어 사단법인으로 출발하는 모임을 만들게 된 것이죠."

- 다른 축제와 비교해 보았을 때, 춘천마임축제만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전국적으로 많은 축제들이 있는데 부산이나 전주, 부천에서 열리는 영화제를 빼고는 문화축제로서 이만큼 규모가 크고 국제적인 행사로 인정받는 축제가 없어요. 문화관광부에서 선정한 대한민국 10대 최우수 축제를 보면 춘천 마임축제를 빼고 나머지는 모두 관광과 관련된 축제입니다. 물론 마임도 관광축제 속에 들어갈 수 있지만, 공연이 주가 되는 축제입니다. 그게 다른 점이죠.

또 마임이라는 독특한 장르를 가지고 공연예술 페스티벌을 한다는 것이 세계적으로도 드문 일이거든요. 특히 아시아에서는 춘천마임축제가 유일합니다. 그러니까 상당히 독특한 축제라 할 수 있죠. 최근엔 모든 공연예술 사이의 벽이 허물어지고 있잖아요. 마임은 연극에서도 많이 사용되고, 무용도 음악만 빼면 마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른 공연 예술 속에도 마임이 많이 번져가고 있다는 것. 이것도 강조해볼만 하죠."

 유재천 이사장
ⓒ 박지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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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임축제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매년 마임축제가 끝나면 경제효과를 점검해봅니다. 작년에는 지역경제발전에 77억 정도의 가치를 창출했습니다. '경제효과'라는 것은 계산하기 참 어려워요. 예를 들면 브라운상가 번영위원회에는 상가들의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춘천마임축제를 후원해주거든요. 이런 부분들이 다 경제적인 효과와 관련되어 있는 것이죠. 마임축제에 와서 사람들이 하룻밤 자고 가는 것은 아니라 해도, 주변 상가를 많이 이용하니까 이러한 측면에서도 경제적 효과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홍보 또한 아주 큰 효과를 볼 수 있어요. 후원사들이 후원해주는 것은 홍보효과를 보고 후원해주는 것이거든요. 마임축제를 후원하는 이유로는 축제의 지위, 신뢰를 보고 후원해 줍니다. 축제를 후원하고 광고가 나감으로써 자기들 기업의 이미지가 좋아지잖아요. 더 나아가서는 춘천시의 이미지가 좋아지는 겁니다. 이를 통해 춘천은 문화도시라는 이미지가 형성되는 것이죠. 마임축제는 춘천의 문화도시 이미지 제고에 큰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 마임축제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 이사회가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우선 마임축제 이사회와 운영위원회에서는 예산확보가 제일 중요한 일입니다. 다행히 축제가 대한민국 최우수축제로 선정이 되었기 때문에 정부지원금이 나옵니다. 그런데 이거 가지고는 항상 부족해요. 그래서 그 모자란 돈을 이사회나 운영위원회가 여기저기서 후원을 받아 보충해야 합니다. 후원받는 것으로도 힘들어 춘천시민들이 축제에 동참하는 의미에서 마중물운동이라는 것을 하거든요.

펌프질 해보셨어요? 펌프질을 하기 전에 물을 한바가지 부어줘야 물이 나오지 않습니까. 그 물을 마중을 간다고 해서 '마중물'이라고 해요. 마중물운동의 일환으로 운영위원회에서 시민위원회를 만들고 시민위원회가 활동하면서 십시일반으로 후원금을 모으는 겁니다. 하지만 이렇게 마중물운동을 해도 여전히 골치 아픈 게 예산문제죠."

제20회 춘천마임축제 개막공연 '아! 水라장'이 열린 춘천 명동의 모습.
 제20회 춘천마임축제 개막공연 '아! 水라장'이 열린 춘천 명동의 모습.
ⓒ 박지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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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시민위원회를 만든다면 그야말로 시민들이 참여하는 시민축제가 되겠네요.
"올해 우리가 힘쓰기로 한 것이 시민과 함께하는 축제예요. 그동안 조금 아쉬웠던 부분은 시민들의 참여가 부족했다는 거죠. 그래서 시민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거리걷기축제도 하고. 다양한 공연들을 준비했습니다. 춘천의 축제인데 시민들이 참여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잖아요."

- 올해가 이사장 마지막 임기인데요, 잘했다고 생각되는 부분과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 있다면요?
"나 때문에 잘된 것은 없고 유진규 감독과 여러 스태프들이 고생해서 잘 된 거죠. 아쉬운 점은 매년 당면하는 것인데 예산과 관련된 후원문제예요. 공동주최를 하는 단체들의 토대를 굳건히 잡아두지 못한 것이 아쉬워요. 축제가 끝나면 이 문제들을 재조직해보려고 합니다."

- 마지막으로 춘천마임축제 발전을 위해서 한마디 해주세요.
"춘천이란 도시를 청정도시, 문화도시로 계속 발전시켜 가려면 춘천시와 시민들이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적극적 참여는 춘천 마임축제를 전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널리 알릴 수 있는 밑거름이 되는 것입니다. 앞으로도 춘천 마임축제가 명맥을 이어 세계적 축제로 장수하기를 기원합니다." 


태그:#춘천마임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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