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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재명 경기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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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을 모든 도민에게, 신속히 지급' - 경기도형 재난기본소득의 특징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이렇다. 지금까지 경남도와 대전시, 대구시 등 여러 광역 지자체가 재난소득을 도입하기로 했으나, '모든 주민'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것은 경기도가 최초다. 재난기본소득 논의가 중앙정부 차원에서 이어질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했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경기도민이라면 모두에게 10만원 지급 결정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4월부터 1인당 10만원씩, 4인 기준 가구당 40만원씩 재난소득을 지급하는 경기도형 재난기본소득을 도입한다고 24일 밝혔다. 지원 대상은 모든 경기도민이다. 소득과 나이에 상관없이 모든 도민들이 재난소득을 받는다.

행정안전부의 2020년 2월 말 기준 주민등록인구통계에 따르면, 경기도 인구는 1326만 5377명. 총 액수로는 약 1조 3260억 원이 투입된다. 경기도형 재난기본소득의 특징은 모든 도민에게 지원이 이뤄진다는 점이다. 정확히는 지난 23일 밤 12시 기준 시점부터 신청일까지 경기도민인 경우에 해당한다.

경남도, 대구시와 대전시, 강원도, 전주시 등도 재난기본소득을 도입하기로 한 지자체들이다. 하지만 경기도와 달리 이들 지자체들은 소득 등에 따라 기본소득을 선별 지급한다. 모든 주민들에게 지급하기엔 재정 부담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허태정 대전시장도 "모든 국민에게 재난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것은 찬성하지만, 실제로 지급하려면 막대한 국가 재정이 필요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폴 크루그먼의 헬리콥터 드롭 모델과 같아

경기도는 이번 기본소득 예산을 재난관리기금 3405억 원, 재해구호기금 2737억 원, 지역개발기금 7000억 원을 차용해 확보했다. 부족한 재원 500억 원은 극저신용대출 사업비 예산 일부를 삭감해 마련했다.

경기도형 기본소득은 미국 경제학자 폴 그루그먼이 제안한 '헬리콥터 드롭'과 같은 형태다. 폴 크루그먼이 지난 1968년 경기를 부양할 최후 수단으로 제안한 이 헬리콥터 드롭은 모든 이들에게 현금을 지급해 경기를 부양하는 방식이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경제기류가 심각한 위기에 처하자, 미국 경제학자들은 앞다퉈 '헬리콥터 드롭'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맨큐의 경제학>으로 유명한 그레고리 맨큐 하버드대 교수, 금융위기를 예측했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대표적이다.

루비니 뉴욕대 교수 역시 "헬리콥터 드롭으로 모든 미국 내 거주자에게 1000달러(약 120만원)씩 지급하는 것이 경기침체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는 가장 효과적인 정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속도... 선별 지급은 시간 오래 걸려

맨큐 교수는 지난 13일 자신의 블로그에 "돈이 필요한 사람들을 추려내는 것이 매우 어렵고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일임을 감안할 때, 모든 미국인들에게 1000달러를 최대한 빨리 지급하는 것이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맨큐 교수의 말대로, 경기도는 모든 도민들을 지급 대상으로 하면서 지급 대상을 분류하는데 투입되는 시간과 행정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됐다.

경기도형재난소득의 지급 절차는 매우 간소하다. 거주하는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신원 확인만 하면 된다. 가구원 모두를 대리해 전액을 신청 즉시 받아갈 수 있다.

재난소득은 지급일로부터 3개월이 지나면 소멸하는 지역화폐로 지급한다. 사용지역을 경기지역 시군지역 내 전통시장 등으로 한정해, 경기도 내에서 돈이 돌게끔 했다. 이를 통해 가계지원과 기업, 소상공업자 매출 증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게 경기도 측 설명이다.

이재명 지사는 "소액이고 일회적이지만 경기도형 재난기본소득이 국가 차원의 기본소득 논의의 단초가 되고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새 정책으로 자리 잡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전격 실시"  경기도는 '코로나19'로 위기에 처한 도민들의 민생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4월부터 '경기도형 재난기본소득'을 전격 실시한다. 사진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 '경기도형 재난기본소득' 지급 계획을 발표하는 모습.
▲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전격 실시" 경기도는 "코로나19"로 위기에 처한 도민들의 민생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4월부터 "경기도형 재난기본소득"을 전격 실시한다. 사진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 "경기도형 재난기본소득" 지급 계획을 발표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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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정부도 재난기본소득 전향적 검토해야"

이번 경기도형 기본소득을 두고 진보 쪽 경제학자들은 호평했다. 사실 중앙정부 차원에서 모든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재난기본소득에 대한 논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정세균 국무총리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등은 재정 건전성 등을 이유로 부정적인 입장을 거듭 밝혀 왔다.

그런데 경기도가 선제적으로 재난기본소득을 도입하고, 전체 대한민국 인구의 25%인 1300만 명이 혜택을 입게 되면서, 중앙정부도 전향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처지가 됐다.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을 지냈던 경제학자 정태인씨는 "재난수당을 모두에게 지급하자는 이유는 속도"라며 "경기도에서 모든 주민에게 재난소득을 지급하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처리할 수 있는지 보여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경기도에서 이를 추진한 것은 정책적 의지를 보여줬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며 "중앙정부에서 15일에 50만원 정도를 일회적으로 전 국민에게 신속하게 지급하면, 당장 사람들이 생계활동을 위해 돌아다니는 것을 막을 수 있고, 감염병 확산도 제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호균 명지대 교수는 "1인당 10만원이라 효과가 작다고 이야기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1조 3000억 정도의 돈이 도내에서 도는 것인데 효과가 없다고 볼 수 없다"며 "이번 경기도형 기본소득 도입을 계기로, 중앙정부에서도 전향적으로 기본소득 도입을 검토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최배근 건국대 교수는 "과거 경제 위기때와는 달리, 지금은 사람들이 활동을 하지 않아 시장 생태계 자체가 끊어지게 되는 상황"이라며 "재정건전성이나 효과 등을 이야기할 게 아니라, 생산과 소비라는 시장 생태계가 붕괴되는 것을 정부가 소득 지급을 통해 한시적으로나마 이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가 언제 진정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재정을 좀 더 신중히 써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박상인 서울대 교수는 "지원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타격을 입은 취약계층에 돈을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며 "코로나 사태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예산 집행이 효율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이어 "재정 지원을 위한 속도도 중요하고, 타격을 입은 계층에 대한 적절한 지원도 중요하다"며 "두 가지를 맞출 수 있는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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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경제부 소속입니다. 주로 땅을 보러 다니고, 세종에도 종종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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