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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에 여전히 제사를 지내고 가족과 친지 간에 왕래를 하는 집들이 많지만, 삶의 방식이 다양해진 만큼 해외로 나가거나 집에 들어박혀 명절을 보내는 사람들도 꽤 많아졌다. 또 요즘에는 제사를 지내고 친척 집을 방문한 다음 가까운 곳으로 나들이를 가는 가족들도 많다.

이렇게 다양한 '명절 나기'가 있지만, 1년에 몇 번 없는 연휴인 만큼 가족과 친지가 하루 이틀 정도는 나들이를 가는 것도 괜찮겠다. 명절이 누군가에게는 노동절이 되지 않으려면 이렇게 '함께' 나들이를 함으로써 바람을 쐬고 공통의 추억을 쌓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기자말]
- 1편에서 이어집니다.
[설 연휴 나들이, 여기어때]
전통 옛 마을로 떠나는 시간 여행① 아산 외암마을, 순천 낙안읍성마을 
http://omn.kr/1mc3w
 
경주 양동마을 안골  양동마을은 마을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더 깊은 옛마을의 그윽한 모습을 보여준다.
▲ 경주 양동마을 안골  양동마을은 마을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더 깊은 옛마을의 그윽한 모습을 보여준다.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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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과 초가집이 어우러진 세계문화유산, 경주 양동마을

경주 양동마을은 최근 10여 년간 여러 가지 변화를 겪었다. 다행스러운 것은 유명한 옛 마을들이 겪었던 과거의 시행착오를 답습하지 않고 마을의 원형을 최대한 보존하는 방향으로 조심스럽게 변화가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그래서 과거에는 마을 바로 앞까지 누구나 승용차를 들이댈 수 있었지만, 지금은 마을 바깥 500m 이상 떨어진 주차장에 차를 대고 걸어서 마을에 들어가야 한다. 마을 안에는 물론 외곽에도 마을의 경관을 해칠 수 있는 건물이나 식당이 전혀 없다. 초가집 몇 곳에서 간단한 식사와 차를 팔고 있을 뿐이다.

경주 양동마을은 2010년 안동 하회마을과 함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서 갑자기 유명해진 마을이다. 보통 사람들의 반응이 하회마을은 익히 들어서 알지만, 양동마을은? 하고 고개를 갸우뚱하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양동마을은 오래전부터 전통 마을의 원형을 그대로 간직한 마을로, 아는 이들에게는 잘 알려진 답사지였다.

마을은 설창산에서 흘러내리는 산줄기가 '물(勿)'자 형세를 띠고 있는 골짜기에 들어서 있다. 그러다 보니 바깥에서는 마을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으며, 길을 따라 골짜기 안으로 들어가야 그 진면목을 하나씩 보여준다. 하지만 안강의 너른 들판을 전망할 수 있는 언덕에 오르면 의외로 넓은 벌판에 가슴이 트이기도 한다.

양동마을은 월성 손씨와 여강 이씨가 대대로 살아온 양반 마을이다. 안동의 하회마을을 대표하는 인물이 유성룡이라면, 이 양동마을을 대표하는 인물은 조선 성리학의 대표적인 학자였던 이언적이다.
 
양동마을 서백당  조선 중기의 성리학자이자 관료인 이언적이 태어난 곳. '서백(書百)'은 하루에 백 번 ‘참을 인(忍)’자를 쓰며 살면 행복이 온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 양동마을 서백당  조선 중기의 성리학자이자 관료인 이언적이 태어난 곳. "서백(書百)"은 하루에 백 번 ‘참을 인(忍)’자를 쓰며 살면 행복이 온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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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을 둘러보자. 마을이 산줄기를 따라 들어앉아 있으므로 구석구석 다녀야 마을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월성 손씨의 대종가인 서백당(중요민속자료 제23호)은 마을의 가장 안쪽인 안골 경사진 곳에 있다.

이곳은 이언적이 태어난 곳으로, 축대 위에 선 단정한 건물과 향나무가 인상적이다. '서백(書百)'은 하루에 백 번 '참을 인(忍)'자를 쓰며 살면 행복이 온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부부간, 가족 간의 삶에 참을성과 배려가 강조되는 건 마찬가지인가 보다.

여강 이씨 대종가의 별당인 무첨당(보물 제411호)은 당당한 느낌을 주는 이언적의 본가이다. 마을 언덕 위에 차분히 앉은 관가정(보물 제442호), 화려하고 복잡한 구성을 가진 여강 이씨의 향단(보물 제412호), 이언적의 손자인 수졸당 이의잠이 세운 후 그의 호를 딴 수졸당(중요민속자료 제78호) 등도 들러볼 만하다.

그 외에도 사호당 고택, 상춘헌 고택, 근암 고택, 심수정, 안락정 등 끝없이 많다. 한옥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한옥 답사 1번지라고 할 정도로, 한번 방문해서 다 둘러보기엔 버거울 만큼 구석구석에 볼거리들이 많다.

물론, 국가 문화재로 지정된 건축물들 이외에도 곳곳에 자리한 기와집과 초가집들의 조화, 고풍스러운 느낌의 마을 풍경 등도 좋다. 전체적으로 아늑하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
 
양동마을 심수정  양동마을 입구 가까이 언덕위에 있는 건축물. 반대편 마을의 모습이 조망된다.
▲ 양동마을 심수정  양동마을 입구 가까이 언덕위에 있는 건축물. 반대편 마을의 모습이 조망된다.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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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정보
주소: 경북 경주시 강동면 양동마을길 138-18
연락처: 070-7098-3569, 홈페이지는 http://yangdong.invil.org/
마을 입장 시간이 제한되어 있다. 오전 9시~오후 5시
입장료 어른 4000원, 청소년 2000원, 초등학생 1500원
마을 안에 다양한 전통차를 마실 곳은 있으나, 식사하기가 불편하다. 경주시내나 안강읍내에서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가는 길
자가용: 대구포항고속도로 서포항IC→31번 국도 포항 방향→68번 지방도로 안강 방향→왼쪽에 양동마을이 있다.
경주에서 갈 경우 경주 시내 7번 국도 포항 방향→28번 국도 안강 방향→양동마을 간판을 보고 우회전→약 1km 진행하면 양동마을 주차장이다.

대중교통: 경주 시내 주요 지점(경주시외버스터미널, 경주역 등)에서 200, 201~208, 212, 217번 시내버스 이용, 양동마을 입구에서 하차, 1.3km 걸어간다.


지리산 가는 길에 만나는 사대부 한옥마을, 남사 예담촌
 
남사 예담촌 전경 돌담길이 유명한 남사 예담촌은 한국의 가장 아름다운 마을 제1호로 선정되었다.
▲ 남사 예담촌 전경 돌담길이 유명한 남사 예담촌은 한국의 가장 아름다운 마을 제1호로 선정되었다.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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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산청은 지리산의 한 자락을 차지하고 있는 오래된 시골 동네이다. 우람하고 거대한 몸체의 지리산을 도처에서 만날 수 있는 산 깊고 물 깊은 고장이지만, 16세기 남명 조식으로 대표되는 경상우도 사림의 한 축을 이룬 역사적인 고장이기도 하다. 약 450년 전 조식이 살았던 덕산과 지리산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남사 예담촌이 있다.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제1호로 선정된 마을, 남사 예담촌. 많은 선비와 학자를 배출하여 학문을 숭상하는 마을이라고 자부하는 작은 동네이다. 이 동네에는 유달리 기와집 한옥이 많다. 예담촌의 한옥은 대개 18세기에서 20세기초에 지은 집들로, 현재 40여 채가 남아서 살아 있는 한옥마을을 구성하고 있다.

이 마을의 명물은 돌담길이다. 오래된 향촌 마을의 아름다움과 정서를 간직하고 있어 2006년에 등록문화재 제281호로 등재되었다. 말 그대로 골목 곳곳에서 만나는 토담과 돌담이 정겹다. 특히, 황토흙담에 점점이 박힌 돌들이 두터운 양감을 느끼게 해 주고 툭툭 튀어나올 듯한 입체감을 준다.
   
부부 회화나무  특이한 모양새로 이름난 회화나무 두 그루. 서로 교차한 모습이 예뻐 부부나무라는 별칭이 붙었다.
▲ 부부 회화나무  특이한 모양새로 이름난 회화나무 두 그루. 서로 교차한 모습이 예뻐 부부나무라는 별칭이 붙었다.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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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대중적으로 알려진 남사마을의 명물은 부부 회화나무이다. 부부 회화나무는 수령 300년 이상으로 추정되는데, 대한민국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기하학적인 모양의 나무이다. 두 그루의 회화나무가 돌담길 양쪽에서 서로 뻗어 올라가다 반대편 돌담 쪽으로 꺾어 자라며 교차하는 모습은 한번 보면 잊기 힘든 자태를 보여준다. 그래서 부부가 그 아래를 통과하면 백년해로한다거나 아이를 갖고 싶은데 아이가 없는 부부가 손잡고 지나가면 아이가 생긴다는 현대판 전설이 만들어지고 있다.

부부 회화나무가 있는 골목길은 막다른 골목이다. 이 골목 끝에 이씨 고가(경남 문화재자료 제118호)가 있는데, 안채를 중심으로 사랑채, 익랑채, 곳간이 'ㅁ'자형으로 배치되어 있는, 전형적인 남부 지방의 사대부 한옥이다. 이 집에도 회화나무가 한 그루 있다. 이 나무의 줄기에 큰 구멍이 하나 있는데, 이 구멍이 배꼽을 닮아 삼신할머니 나무라고도 한다. 아이를 갖고자 하는 여인이 구멍에 손을 넣고 소원을 빌면 아이를 갖게 된다는 전설이 있다.

요즘 같이 난임 부부가 많아 다양한 시술이 행해지는 저출산 시대에 이 전설들을 많이 홍보하면 어떨까 싶다. 전설은 그저 전설일 뿐이지만, 동기 부여를 위해서라도 찾아오는 커플이 있지 않을까. 아니면 그저 즐거운 나들이를 통해 맑은 공기를 쐬며 기분전환이라도 하면 뭔가 도움이 되지 않을까.
 
남사 예담촌 돌담길  흙담장과 돌담장이 어울린 골목이다.
▲ 남사 예담촌 돌담길  흙담장과 돌담장이 어울린 골목이다.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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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사 예담촌은 수박 겉핥기 하듯 가볍게 둘러보면 금세 볼 것이 없어지지만, 미리 좀 알고 구석구석 둘러보면 심심치 않은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그들 중 단아하고 균형 잡힌 명품 한옥 사양정사(경남 문화재자료 재453호), 이순신 장군이 백의종군 시 유숙했다는 니사재(경남 문화재자료 제328호), 사효재와 그 앞의 우람한 향나무 등은 놓치지 말아야 할 볼거리들이다.

만약 3월 중하순에 간다면 매화집으로 불리는 하씨 고택 안마당의 원정매(수령 약 680년)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매화나무로 알려져 있다.

여행 정보
주소: 경남 산청군 단성면 지리산대로 2897번길 10
연락처: 070-8199-7107, 홈페이지는 http://namsayedam.com/
마을 입장료는 없다. 입구 주차장은 약 30~40대 주차 가능
마을에 음식점이 거의 없다. 남명 조식의 유적지가 있는 인근 시천면이나 진주시 쪽으로 이동해서 식사하는 것이 좋다.


가는 길
자가용: 대전통영고속도로 단성IC에서 나와 20번 국도 지리산, 덕산 방향으로 5km 진행하면 우측으로 남사 예담촌이 있다.

대중교통: 진주시에서 가는 것이 편리하다. 진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중산리, 대원사 가는 버스를 타고 가다 남사마을에서 하차한다. 버스가 40분~1시간 간격으로 있다. 산청에서 가려면 원지행 시외버스를 이용, 원지에서 중산리행 버스로 갈아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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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작가, 문화유산답사 전문가, 역사 전공과 여행을 결합시켜 역사여행으로 의미를 찾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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